최근 현대 기아차를 구매한 사람이라면 거의 알고있던 ICCU 소프트웨어 오류. 드디어 리콜에 들어갑니다.
이번 국내 차량의 리콜은 17만대 규모이며 현대차그룹은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전기차 시장에서도 리콜을 추진할 예정인데 국내·외 시장을 포괄하면 리콜 대상 차량은 50만 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역대 전기차 리콜 사례 중 가장 큰 규모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오늘(14일) 현대차, 기아, 스텔란티스코리아, 테슬라코리아 등 4개사의 12개 차종 23만2천대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돼 리콜에 돌입한다고 밝혔습니다. 23만 2천 대 중 약 17만 대는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종입니다.
이번에 리콜 대상이 된 현대차·기아 전기차 16만9천932대는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소프트웨어에서 오류가 발견됐습니다. ICCU는 전기차 전력을 관리하고 배터리를 제어하는 부품입니다. ICCU에 문제가 생기면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배터리가 방전되고 배터리 완속 충전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 동안 국내 전기차 카페 등에선 ICCU 고장을 호소하는 글이 꾸준히 이어져 왔습니다. “주행 중 ‘툭’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배터리 경고등이 떴다. “전기차 계기판에 경고등이 들어오면서 일정 시간 후 주행이 강제 종료됐다. 엑셀도 작동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다수 제기됐습니다. 최근의 한 이용자는 “워낙 잦은 고장 소식에 ‘올게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당황하지 않고 센터를 방문했다”고 차량 수리 후기를 밝혔습니다.
현대 기아차도 ICCU 문제를 인지하고 지난해 무상 수리를 통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으며 ICCU의 부품을 교체했는데요. 반 년 넘게 무상 수리에도 관련 신고가 계속돼 리콜을 결정 한 것으로 보입니다.
ICCU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으로, 국내의 전기차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제네시스 GV60, GV70·GV80 EV 모델 등 5개 차종 11만3천916대와 기아 EV6 5만6천16대가 이러한 이유로 오는 18일부터 리콜됩니다.
국토부는 “ICCU 소프트웨어 오류로 저전압 배터리 충전이 불가하고 이에 따라 주행 중 차량이 멈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리콜과 관련해 미국 등에선 별도로 조사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미 도로교통안전청(NHTSA)은 아이오닉5 주행 중에 전원이 꺼진다는 민원이 이어지자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했었는데요. NHTSA는 사례 조사 예비 보고서를 통해 “전력 손실이 ICCU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ICCU 내 과전류로 인해 트랜지스터가 손상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이번 리콜 결정이 북미와 유럽의 규제 당국의 결정에 앞서 사전에 대응하는 차원으로도 보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스텔란티스 지프 체로키 527대는 후진 방향등이 기준보다 높게 설치돼있어 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리콜이 명령됐으며, 지프 랭글러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148대는 고전압 배터리 제조 불량이 발견됐습니다. 이들 차종은 오는 25일부터 시정조치됩니다.
테슬라 모델3 등 2개 차종 136대는 저속 주행 및 후진 시 보행자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 문제가 발생해 오는 21일부터 시정조치에 들어갑니다.
EV라운지 에디터 evloun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