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시
전기차 정책 타격 불가피
현대차그룹에 기회될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번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서면서 전기차 의무 조항의 철폐를 주장했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설정한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50%를 전기차로’라는 목표와 정면으로 대립하는 입장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 북미 전기차 판매량 2위 달성
올해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은 전기차 정책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시점인 만큼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점차 높아졌다.
그는 이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법) 폐기를 비롯해 전기차 의무 폐기를 주장하며 환경친화 자동차 지원 정책에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전기차 반대를 선언한 트럼프 후보의 정책으로 인해 현재 미국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는 현대차그룹은 긴장하고 있다.
2023년 상반기 북미 시장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59만 9372대를 기록했다.
이 중 테슬라가 30만 4451대를 판매해 1위를 유지했고 현대차그룹은 5만 9980대로 2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3.4%포인트 상승한 9.85%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올해 10월 완공
2022년 8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B)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연방 전기차 구매 보조금 7500달러(약 1030만 원)를 받지 못하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IRAB의 맹점을 이용하는 전략을 세웠다.
리스 차량의 경우 소비자가 차량을 직접 등록하지 않아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활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리스 비중은 북미 시장에서 60%를 넘어섰다.
이후 2022년 10월 IRA법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고자 미국 조지아주에 126억 달러(약 17조 4490억 원)를 투입,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건설을 시작했다. HMGMA는 건설 개시 후 2년 만인 올해 10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공장은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며 추후 50만대까지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HMGMA에서 처음 생산될 차종은 2025년형 현대 아이오닉 5다.
HMGMA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 계획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북미 전기차 산업의 보조금 체계는 큰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전기차 보조금은 축소되거나 사라질 수 있다. 이 경우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많은 기업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트럼프 후보가 대당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IRA 세액공제를 폐지하면 미국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의 독점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HMGMA 공장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을 계획하고 있어 다소 안정적인 대응이 예상된다.
앞서 올해 4월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적인 공장 설비를 갖출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의 탄력 생산 전략을 강점으로 보고,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이러한 전략이 더욱 유연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생산되는 하이브리드 모델 현대 싼타페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의 현지 생산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참고로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들인 현대 투산과 기아 스포티지 등은 현재 모두 국내에서 생산 수출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