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가 미스터리로 남은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화재의 원인이 외부 충격에 의한 배터리팩 손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배터리팩에 생긴 미세한 충격이 절연 파괴를 일으켜 불씨를 만들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며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차량 하부 배터리팩에서 외부 충격 흔적 발견
지난 7월 29일 주차된 벤츠 전기차는 별다른 이상 없이 59시간이 지나 화재가 발생했으며, 화재는 빠르게 번져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렸다.
화재 당시 주민 23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지하 주차장 전체가 검게 그을려 충격을 더했다.
국과수는 차량 하부 배터리팩에서 외부 충격 흔적이 발견되었음을 지적하며, 이 충격이 화재의 발화 지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경찰은 이를 단정 짓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충격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도 있지만, 결정적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배터리관리장치(BMS) 데이터가 연소로 인해 추출되지 않아 배터리 자체의 결함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는 점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벤츠코리아 E200 최대 1년간 무상 대여
한편, 이번 화재와 관련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피해 주민들을 위한 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화재로 차량을 전손 처리한 입주민들에게 2024년형 벤츠 E200을 최대 1년간 무상 대여해 주겠다는 방침이다.
45억 원의 기부와는 별개로 인도적 차원에서 마련된 이 지원은 입주민들의 불편을 덜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지만, 일부 주민과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온라인에서는 “1년 무상 대여로 끝낼 게 아니라 손해배상에 나서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편, 경찰은 화재 당시 작동하지 않았던 스프링클러 설비와 관련해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화재 피해 확산의 주요 원인이 스프링클러 오작동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해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