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하는 병실이 현실로”… 기아가 내놓은 특수 전기차의 비밀 기능


기아가 사단법인 그린라이트와 손잡고 전기차 17대를 지역 돌봄기관에 지원하는 ‘기아 무브 앤 커넥트(Kia Move & Connect) 2기’ 공모에 나섰다.
공모 접수는 8월 18일 시작해 8월 31일 오후 6시까지 총 14일간 진행되며, 그린라이트와 기아는 19일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아동·다문화, 발달장애인, 노인 등 3개 분야 17개 기관을 선정해 기아의 최신 전동화 라인업 구입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PV5 WAV, ‘이동하는 병실’이 현실로
이번 지원 차량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PV5 WAV(Wheelchair Accessible Vehicle) 3대다. 기아의 첫 전동화 전용 PBV인 PV5의 파생 모델로, 국내 전용 전기차 가운데 최초로 휠체어 이용자용 측면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해 인도 방향 승하차가 가능하다.
휠체어 슬로프(램프)가 실내 바닥에 내장돼 있어 별도 장비 없이 설치 가능하며, 최대 300kg 하중을 견뎌 전동 휠체어 탑승도 지원한다. 특히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통해 주행 중에도 산소발생기 등 의료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PV5 WAV는 올해 1월 출시 이후 중증 호흡기 장애인이 23년 만에 동해 여행을 떠난 캠페인 영상 ‘The Moving Room’으로 조회수 1,000만 뷰를 돌파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공개된 705건의 PBV 활용 아이디어 중 의료·돌봄 분야가 34.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차종별 역할 분담, 현장 수요 반영한 구성
17대의 차량 구성은 현장 수요를 고려해 세분화됐다. PV5 WAV 3대 외에 소형 전기 SUV EV3 5대, 준중형 전기 세단 EV4 5대, 준중형 전기 SUV EV5 4대가 배정됐다.
EV3는 아동·노인 동행 이동 등 일반 돌봄 이동 서비스에, EV4는 상담·방문 서비스 인력 이동에, EV5는 단체 이동이나 물품 운반을 겸한 복합 돌봄 서비스에 각각 적합한 포맷으로 포지셔닝된다. 분야별 선정 순위가 높은 기관부터 희망 차종을 우선 선택하는 방식으로 배정이 이뤄진다.
지원 기간은 차량 출고일로부터 3년이며, 심사는 한국건강가정진흥원(아동·다문화), 한국장애인개발원(발달장애인),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노인) 등 분야별 공공기관이 각각 담당한다. 공모 접수는 8월 31일 오후 6시까지 kiamnc.kr을 통해 온라인으로 받으며, 최종 결과는 9월 17일 발표된다.

상징성 크지만 구조적 한계도 뚜렷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이 기아의 PBV 전략과 ESG 이미지를 동시에 강화하는 효과적인 포맷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돌봄 현장에서 PV5 WAV와 전기 SUV·세단의 운용 데이터가 축적될 경우, 향후 차세대 PBV 및 전기차 라인업 설계에 직접적인 피드백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구조적 한계도 지적된다. 한국장애인개발원 공지에 따르면 탁송료·취득세·등록세·보험료 등 제반 비용은 선정기관이 부담해야 한다. 재정이 열악한 중소 규모 돌봄기관의 경우, 차량 유지비·충전 인프라·운전 인력 확보 등 추가 부담이 실질적인 활용을 제약할 수 있다. 3년 지원 기간 만료 이후의 차량 소유·유지 체계에 대한 정보도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기아 무브 앤 커넥트 2기는 전기차 17대라는 제한된 물량에도 불구하고, PBV·전기 SUV·세단을 돌봄 분야별로 세분화 배치하고 공공기관 심사를 통해 신뢰성을 확보한 점에서 민간 CSR 프로그램의 새로운 참조 모델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 이동권이 삶의 질과 직결되는 교통약자 돌봄 현장에서, 전동화 모빌리티가 어떤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