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빈 액자 벗고 ‘이 플랫폼’ 품더니… 차 안에서 ‘이런 일’이?


이제 그랜저 운전석에 앉아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멜론으로 음악을 틀고, 카카오내비로 목적지를 찾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자율주행 자회사 포티투닷(42dot)이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의 앱 마켓에 신규 앱 7종을 추가하며 차량을 스마트폰 같은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실험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스마트폰 없이 차 안에서 멜론·카카오내비를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연결 방식의 전환이다. 기존 차량 인포테인먼트는 스마트폰을 USB나 블루투스로 연결해 화면을 미러링하는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방식에 의존했다. 차량이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빈 액자’ 구조였다.
플레오스 커넥트는 구조 자체가 다르다. 차량이 직접 앱 마켓에 접속해 원하는 앱을 내려받고, 스마트폰 없이도 대화면 디스플레이에서 실행하는 방식이다. 멜론과 카카오내비를 비롯해 라디오·오디오 플랫폼 등 국내 이용자 수가 많은 앱 7종이 새롭게 입점했다. 네이버 지도·유튜브·스포티파이·SBS 고릴라 등 초기 라인업과 합산하면 총 18종의 앱이 차량 안에서 작동한다.
현재 앱 마켓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차종은 지난 5월 출시된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그랜저’와 올 하반기 국내 출시된 8세대 ‘디 올 뉴 아반떼’ 두 종이다. 두 차종 모두 12.9인치에서 최대 17인치급으로 체감되는 대형 중앙 터치스크린을 채택해, 스마트폰·태블릿과 유사한 앱 그리드 방식의 인터페이스를 구현했다.

차량 API 개방…개발사에 ‘차 안의 생태계’ 문 열다
플레오스 커넥트가 단순한 앱 추가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플랫폼 구조에 있다. 포티투닷은 외부 개발사에게 차량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와 개발 도구를 공개하고 있다. 차량 API란 속도·연비·위치·공조 상태 등 자동차 데이터를 외부 앱이 읽거나 제어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인터페이스다.
이 구조가 의미하는 바는 크다. 카카오내비가 차량의 실시간 속도 데이터를 받아 더 정밀한 경로를 안내하거나, 멜론이 주행 상황에 맞춘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하는 ‘차 특화 서비스’로 진화할 수 있는 기반이 열린 것이다.
향후 플레오스 커넥트 적용 차종은 기아·제네시스 등 그룹 내 다른 브랜드로도 순차 확대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앱 입점 수수료, 유료 기능 구독, 차량 데이터 기반 B2B 모빌리티 서비스 등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