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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0조’ 벌고도 발등에 불… 정의선 회장이 로봇에 ‘이 돈’ 쏟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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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아트리아 AI 2029년 양산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아트리아 AI 2029년 양산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6주년을 맞는다. 지난 6년간 그는 현대차·기아의 합산 판매량을 글로벌 3위권으로 끌어올리고 영업이익에서는 폭스바겐그룹을 추월하는 성과를 냈다.

이제 과제는 자동차 판매로 쌓은 수익을 로봇·자율주행·인공지능(AI) 사업의 실질적 이익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기술 시연에서 반복 가능한 매출로의 전환, 그것이 정의선 회장의 다음 6년을 가를 핵심 변수다.

6년의 성적표 “판매 3위·영업이익 2위권”

현대차와 기아는 2025년 전 세계에서 각각 413만8389대, 313만5873대를 판매해 합산 727만4262대를 기록했다.

2022년부터 4년 연속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다. 양사의 합산 매출은 사상 처음 300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약 20조5460억원으로 판매량에서 앞서는 폭스바겐그룹을 제쳤다. 현대차 단독으로는 매출 186조3000억원에 영업이익 11조4700억원(이익률 6.2%), 기아는 매출 약 114조1000억원에 영업이익 약 9조800억원(이익률 8.0%)을 기록했다.

제네시스는 올해 1월 글로벌 누적 판매 150만대를 돌파했고, 현대차·기아의 2026년 2분기 합산 매출은 82조2523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2026년 상반기 현대차 영업이익은 5조36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5.6%로 낮아졌다.

‘피지컬 AI 솔루션 기업’이란 무엇인가

현대차·기아, 아틀라스 투입
아틀라스 /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로보틱스·AI 팩토리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피지컬 AI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지컬 AI는 텍스트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AI가 아니라,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판단한 뒤 로봇·자동차·공장 설비를 실제로 움직이는 인공지능을 뜻한다.

현대차그룹은 이 개념 아래 네 영역을 하나의 전략으로 묶는다. 첫째, 차량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주행을 결정하는 자율주행차. 둘째, 부품 운반·분류·조립 등 물리적 작업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셋째, 생산·물류·품질관리 데이터를 실시간 최적화하는 AI 팩토리. 넷째, 차량과 로봇, 도시 인프라를 연결하는 스마트시티·모빌리티다.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추진해 온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자율주행, 로보틱스 사업을 ‘피지컬 AI’라는 하나의 전략 축으로 통합하겠다는 구상이다.

아틀라스, 2028년 현장 투입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 9월 21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정식 개소했다. 시범 운영은 지난 6월부터 시작했다. 이곳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실제 자동차 공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부품 물류 준비, 조립 순서별 분류·배치 등의 작업을 학습하고 검증하는 훈련 시설이다.

공개된 일정에 따르면 아틀라스의 HMGMA 현장 투입은 2028년 부품 시퀀싱 작업부터 시작되며, 2030년에는 부품 조립 단계로 확대될 예정이다. RMAC는 2027년 현재보다 약 10배 규모의 새 건물로 이전할 계획이고, 현대차·기아 공장에 약 2만5000대를 배치하며 미국 내 연간 최대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목표도 있다.

현대모비스, 아틀라스 관절 시제품 생산
아틀라스 / 현대차그룹

125조+260억달러 투자 추진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5년간 국내에 125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미국에서는 260억달러 규모의 전략 투자를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새만금 AI 밸리와 영남권 첨단산업 거점 조성을 통해 로봇·AI·에너지 인프라를 강화하고, 미국에서는 철강부터 자동차·로보틱스까지 현지 사업 기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와는 자율주행 및 피지컬 AI 인프라 분야에서, 웨이모와는 자율주행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구글 딥마인드와 미래 휴머노이드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올해 1월 CES 2026에서는 인간 중심의 AI 로보틱스 생태계 전략을 공개했으며, 2021년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포티투닷이 이 전략의 핵심 축이다.

중국의 추격과 이중 과제

글로벌 경쟁 환경도 녹록지 않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공급망과 자본을 활용해 로봇 산업으로 진입하고 있다.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BYD를 포함한 중국 5개 자동차 기업은 2015~2025년 인수·투자에 총 534억달러를 투입했으며, 이 중 약 317억달러가 로보틱스 등 자동차 외 분야에 투자됐다. BYD의 산업용 로봇 투자액은 같은 기간 약 40억달러로 추정된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자동차 사업의 수익성을 지키면서 동시에 아직 수익모델이 확립되지 않은 로봇·AI 분야에 선제 투자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라는 성과가 피지컬 AI 분야의 기술 우위나 수익성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위험 요인이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차량용 운영체제, 생성형 AI 모델, 로봇 양산원가 등에서는 별도의 경쟁력 검증이 필요하다.

노사 협력: 10년 만의 전면 파업과 자동화의 미래

산업 전환기에 걸맞은 노사 협력 체계 정착도 중요한 과제다. 2026년 현대차 노사는 111일간의 협상 끝에 10년 만의 전면 파업을 거쳐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약 5만5200대로 추산됐다.

노조가 AI와 자동화 도입에 대한 고용 문제를 협의 대상으로 명시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로봇 도입이 곧바로 대량 해고를 의미하지는 않더라도 단순 반복 작업 감소, 로봇 감독·정비·데이터 관리 직무 확대, 생산직 재교육 필요성 증가, 신규 채용과 기존 인력 재배치 문제, 생산성 향상분의 임금·고용 배분 문제 등 작업 방식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정의선 회장의 첫 6년이 자동차 판매량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입증한 시기였다면, 다음 6년의 평가 기준은 완전히 달라진다. 핵심은 세 가지다. 아틀라스가 2028년 실제 공장에서 사람보다 경제적으로 일할 수 있는가. 자율주행·AI 팩토리를 외부 고객에게 판매해 반복 매출을 만들 수 있는가. 그리고 자동화 과정에서 생산직 고용과 노사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가. 자동차 판매로 확보한 현금을 로봇·자율주행·AI라는 불확실한 사업의 반복 수익으로 전환하는 것, 그것이 정의선 회장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새로운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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