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기대에도 ‘셀’ 외쳤던 개미들…美·日 반도체주는 ‘폭풍’ 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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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에도 2월 한 달간 국내 증시를 떠났던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일본 주식은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혜주로 떠올랐던 저평가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을 마무리한 뒤, 미국·일본 반도체 관련주를 집중 매수한 것이다.

국내 대비 미국·일본 증시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 엔비디아 강세로 반도체주를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을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5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 2월 동안 순매수한 미국 주식은 14억7412만달러(1조9643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71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본 주식은 1억466만달러(1394억원)를 사들였다. 1년 전 1779만달러(237억원)를 순매도한 것과는 상반된다.

앞서 개인 투자자들은 2월 간 코스피 종목들을 8조4121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전후로 저PBR 기업들에 대한 수급 효과가 나타나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이러한 흐름을 외면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현대차 주식을 2조2135억원어치 가장 많이 순매도한 사실을 고려해본다면, 일찌감치 밸류업 수혜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증시를 떠난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일본 주식으로 발걸음을 옮겼으며, 종목들 중에서도 반도체주에 큰 관심을 보였다. 실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 한달 간 순매수한 상위 종목들을 살펴보면, 미국에선 엔비디아(4억160만달러)를 가장 많이 샀고, 일본에선 도쿄일렉트론(738만달러), 스크린홀딩스(314만달러), 어드반테스트(269만달러) 등을 주로 순매수 했다. 이들 회사 모두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다.

해외 반도체주를 향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대된 데는 AI 반도체 기대와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작년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265% 성장한 매출을 달성했고, 주가도 최근 한 달(2월5일~3월4일) 새 28.8% 올랐다. 동시에 AI 반도체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면서 미국뿐 아니라 일본 반도체 기업들의 기대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일본이 전통적으로 반도체 산업에서 소재나 부품·장비 등의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 많고, AI에 대한 노출도 있기 때문에 투자 수요가 증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를 시작으로 미국·일본 주요 주가 지수들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 점도 국내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했다. 1월 초부터 이달 4일까지 닛케이 225와 나스닥 종합 지수는 각각 20%, 8% 오른 반면, 코스피 지수는 0.7% 상승에 그쳤다. 특히 닛케이 225의 경우 지난 4일 사상 처음으로 4만을 돌파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미국 증시 호조와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이 반도체 분야에서 과감한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측면에서 투자 매력을 높였다고 봤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과거 반도체 산업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아젠다를 갖고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고, 이것의 일환으로 TSMC와 같은 글로벌 기업을 자국에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을 주는 등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역시 칩스법을 통해 보조금 지원 및 자국 내 반도체 생산기지 유치에 집중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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