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디지털플랫폼정부 2년내 완성…새마을운동과 결합, 수출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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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디지털플랫폼정부 2년내 완성…새마을운동과 결합, 수출도 추진'
고진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스토니아를 뛰어넘는 디지털 국가의 비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앞으로 2년 내 인공지능(AI)·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플랫폼정부’ 플랫폼을 완성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디지털 국가(Digital Nation)라고 하는 싱가포르도 제대로 못한 일을 해내는 것입니다.”

고진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은 3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사무실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플랫폼정부가 완성되면 행정, 산업, 국민 생활 전반에 걸쳐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아세안·아프리카·중남미 등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 곳곳에 새마을운동과 결합해 디지털플랫폼정부를 수출하는 것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플랫폼정부는 AI 데이터 기술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공공 서비스를 혁신하고 신산업을 창출하며 국민 생활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정보기술(IT) 등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효과도 염두에 둔다.

그는 “민주화가 덜 된 국가는 디지털플랫폼정부 구축 시 정치적으로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며 “새마을운동과 같이 접근하는 게 전략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의 부친인 고건 전 국무총리는 1971년 내무부 지역개발담당관 시절 ‘근면·자조·협동’을 내세우며 농촌 경제 발전과 농가 소득 향상, 의식 개혁을 위한 새마을운동과 함께 민둥산 조림을 위한 산림녹화 계획을 실무적으로 수립했다.

디플정위는 현재 AI·디지털을 활용한 공공 데이터 활용 사례를 늘리고 있다. 그 결과 민원 상담 AI 도우미를 도입해 약 14.5%의 대기 시간 감소와 10% 이상의 업무 효율 증대 효과를 거뒀다. 또 병상, 의료 인력 등 의료 자원 정보를 AI로 실시간 분석해 응급·감염병 환자에게 최적의 병원을 안내할 수 있게 했으며 군중 밀집 지역을 AI로 예측해 위험 경고도 가능하게 했다. 올해부터 3년간 약 1500종의 민원·공공 서비스도 구비 서류 없이 신청하도록 할 방침이다.

고 위원장은 ‘공공 데이터 개방이 실질적으로 잘 안 된다’는 지적에 대해 “AI·디지털의 안전한 활용을 전제로 적용 사례를 크게 늘리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다만 아직은 디지털플랫폼정부를 위한 플랫폼이 구축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운영 체제와 응용프로그램 간 통신 언어나 메시지)만으로 연결해 한계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고 위원장이 2년 내를 목표로 디지털플랫폼정부의 플랫폼을 완성 또는 활성화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별인터뷰] '디지털플랫폼정부 2년내 완성…새마을운동과 결합, 수출도 추진'

국민이 ‘홈택스’ ‘정부24’ ‘고용24’ 등을 통해 정부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하긴 하지만 여전히 공공 서비스가 분절된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 따르면 부처별로 구축한 약 1만 7000개의 디지털 시스템이 연결이 어려운 상태로 데이터 개방·공유를 위한 장벽이 높다. 시스템이 클라우드가 아닌 시스템통합(SI) 방식으로 구축돼 모듈화와 표준화를 통한 연결이 쉽지 않다. 2022년 유엔(UN)의 전자정부 평가에서 193개 회원국 중 3위를 차지한 것이 무색할 정도다.

이에 따라 디플정위는 새로 구성될 22대 국회에서 ‘디지털플랫폼정부특별법’을 입법하기 위해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르면 올 정기국회를 통과하는 것이 목표다. 고 위원장은 “특별법에는 정권에 상관없이 지속 가능한 디지털플랫폼정부가 돼야 한다는 점이 들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정부 간 데이터 공유·활용, 공공 데이터의 적극적인 개방, AI를 활용한 과학 행정 등을 담을 것”이라고 했다. 개인정보, 영업비밀, 국가 안보를 제외한 모든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는 등 데이터 칸막이 해소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용자의 공공 서비스 신청 시 구비 서류 제로화 의지도 담을 방침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4차산업혁명위원회처럼 정권이 바뀌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플랫폼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포함시키겠다는 게 그의 의지다. 그는 “올해 디지털플랫폼정부의 기초공사를 하고 행정안전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협력해 내년에 예산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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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올해부터 5년간 아세안에 약 3000만 달러(약 400억 원)를 들여 데이터 기반 조성, 고성능 컴퓨팅 지원, AI 인적 역량 강화, 탄소 중립 및 보건 등 AI 적용 확산, 디지털 학교 구축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표한 ‘한·아세안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고 위원장은 “디지털플랫폼정부의 플랫폼을 현지에 구축하면 산업 혁신과 생활의 편의성 제고를 꾀할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현지에 진출할 때 표준화와 인증 측면에서 유리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에서는 흔히 에스토니아와 싱가포르를 디지털 국가의 모범 사례로 꼽는다. 하지만 인구가 132만 명에 불과한 에스토니아는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할 때 새로 디지털화를 시작했고 싱가포르(605만 명)는 도시국가라는 점에서 우리보다 유리한 점이 있다. 에스토니아는 현재 민관의 약 900개 기관이 ‘X-Road’라는 플랫폼을 통해 공공 서비스의 99%를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통신사·금융사 서비스도 연결돼 있다. 인근 핀란드는 물론 독일·일본·베트남·브라질 등 20여 개국에 ‘X-Road’를 수출했다. 전자신분증인 e에스토니아(에스토니아 ID 카드)가 있으면 전자 의료, 전자정부, 모빌리티, 기업 지원, 디지털 교육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싱가포르는 디지털 정책을 총괄하는 스마트국가·디지털정부그룹(SNDGG) 산하에 실행 조직인 기술청(GovTech)을 두고 일관되게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싱가포르의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장·차관도 부처 간 칸막이와 데이터 공유의 애로를 들어 ‘한국이 어떻게 부처 간 칸막이를 깨고 데이터를 공유하는지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법·제도 개선을 통해 부처 간 협력을 끌어내는 한편 공무원의 사고방식과 일하는 관행을 바꾸기 위해 감사원에 ‘데이터 공유를 적극 행정의 면책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설득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앞서 4차산업혁명위원회도 공무원의 적극 행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감사원과 면책 범위 확대를 추진했으나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바 있다.

그는 이날 “무한 혁신성을 가진 AI·디지털 기술은 일부 국가의 전유물이 되면 안 된다”며 “국가 간 AI·디지털 격차가 경제 격차 심화로 이어지면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14~15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산업·디지털·기술 장관회의’에서도 이 같은 소신을 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각국의 디지털 관련 장관들과 개별 협상을 했다. 고노 다로 일본 디지털혁신부 장관과는 영어 중심으로 학습하는 생성형 AI(LLM)가 여러 나라의 사회규범과 문화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다로 장관이 한국의 모바일 신분증에 큰 관심을 보이자 관련 자료를 공유하기도 했다. 고 위원장은 “일본 디지털혁신부는 인력이 1000명이나 되는 대규모 조직이지만 추가로 민간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을 정도”라며 “일본이 생각보다 빨리 디지털화를 하며 민관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돌포 우르소 이탈리아 산업부 장관이 한국 반도체 공장 투자 유치 의사를 피력하자 “위성 등 우주항공, 방산용 반도체 연구개발(R&D)부터 협력을 시작하자”고 역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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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경험이 있는 독일 측에서 전쟁터인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언급하며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을 거론하자 고 위원장은 “일상에서는 긴장을 못 느끼나 (북한·중국·러시아 등 해외에서) 사이버 공격이 워낙 많다”며 사이버 보안 대책을 설명했다. 그는 AI·디지털 혁신과 사이버 보안의 조화와 관련해 “내부망·외부망 분리 규제 합리화 등 혁신을 촉진하면서 사이버 보안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플정위는 산업 혁신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을 받아온 망 분리에 관한 개선안을 관련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

한편 고 위원장은 생성형 AI의 저작권 침해와 윤리 위반 우려에 대해 “민간의 창의적인 혁신과 도전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AI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접근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한 주정부에서는 소송을 제기한 측에서 AI 결과물에 저작권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여부에 관해 증명하되 개발사도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귀띔했다. 현재 과기정통부·문화체육관광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 등은 딥페이크(이미지 조작 합성)나 허위 정보, 저작권 침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워터마크 제도를 논의 중이다. 음성·이미지·동영상 파일에 패턴을 삽입해 AI가 만든 것인지 구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영국과 함께 다음 달 ‘AI 안전성 정상회의’도 개최할 방침이다.

He is…

1961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라큐스대에서 인공지능(AI)으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 ㈜바로비젼(갤럭시아컴즈의 전신)을 창업해 세계 최초로 모바일 주문형 비디오(VOD) 상용 서비스를 실현했다. 이후 국가과학기술심의회 ICT융합전문위원장,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장,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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