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파보기] “토허제는 최후의 집값 방어선…더 강력한 제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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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면 그래픽
집파보기

집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만료를 앞둔 서울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일대는 물론 잠실·삼성·청담동 등 소위 부동산 알짜 지역 대부분이 재지정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다. 이미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마저 폐지한다면 최후의 집값 방어선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토지거래허가제로 ‘갭투자'(전세 끼고 매입) 등의 가수요를 원천 봉쇄함으로써 집값을 그나마 안정화시켰다는 의견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실수요자 위주의 매매로 거래량이 줄었으니 토지거래허가제의 효과는 어느 정도 봤다고 볼 수 있다”면서 “지난해 대비 집값이 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해제할 명분도 없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에 무게를 뒀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26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양천구 목동, 성동구 성수동 일대(성수동 1·2가)는 여의도를 제외하고 아파트 거래량과 가격이 오르고 있다.

압구정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당시인 2021년 4월 27일부터 1년 동안 평균 거래량이 46건에 그쳤고, 거래액 역시 42억6370만원이었지만 지난해 4월부터 현재까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 거래량이 133건에 달했다. 평균 거래가격도 46억6684만원으로 9.5% 올랐다.

신고가 거래 사례도 적지 않다. 압구정 3구역에 속한 현대 7차 아파트 전용면적 245.2㎡형은 지난달 말 직거래 형태로 역대 최고가인 115억원에 팔렸다. 직전 거래가 대비 35억원 높은 금액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섣불리 결정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압·여·목·성'(압구정동·여의도동·목동·성수동)은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곳으로 계속해서 개발 이슈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가격 방어선인 토지거래허가제를 풀 수 없을 것”이라면서 “올들어 가격 상승세로 토지거래허가제의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지만, 해제를 했다면 투기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집값이 더 올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구 개포·도곡동과 서초구 반포동, 용산구 한남동, 송파구 신천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인접한 아파트 밀집지역은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풍선효과’를 키웠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거래허가구역보다는 집값이 덜 오른 만큼 규제 효과는 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교수(부동산학과)는 “아무리 집값이 올랐어도 거래허가구역 그 이상을 넘지 않았다”면서 “이미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해 많은 규제를 푼 만큼 토지거래허가제마저 해제한다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집값 안정화를 위해 토지거래허가제 대상 지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포동과 한남동 등지의 집값 상승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반포동 대장주로 꼽히는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59㎡형은 29억1000만원, 84㎡형은 40억4000만원에 최근 거래되며 올해 들어 신고가를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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