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앞세운 이통3사, 매장 전환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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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가 매장에 고객용 태블릿을 비치했다. /사진=SKT
SKT가 매장에 고객용 태블릿을 비치했다. /사진=SKT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인공지능(AI)이 회사 비전인데 정작 매장은 AI랑 거리가 멀어 고민”

최근 이통3사 한 곳의 팀장급 회의에서는 이같은 의견이 나왔다. 고객들이 자주 찾는 현장인 오프라인 매장은 과거 기자재와 영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AI 비전과 역량을 강조하는 사내 분위기와는 온도 차가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통3사들은 고객 접점이 높은 유통 매장 혁신을 통해 AI 기업으로의 비전을 보다 구체화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중이다.

다만 매장의 주 업무가 대면 상담을 통한 유무선 통신 상품 가입이나 서비스 문의 등에 한정된데다 판매 직원들의 역량에 기대는 측면이 강한 탓에 통신사들도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들은 매장 혁신에 나서고 있다. 최근 사내 업무에 AI 도입을 확산하고 콜센터를 AI기반 고객센터(AICC)로 빠르게 전환하는 가운데 고객 방문도가 높은 매장 내 인프라를 개선해 업무를 효율화하고 고객 만족도 역시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먼저 SK텔레콤(SKT)은 지난달부터 공식 인증 매장에 ‘T화면공유’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레노버 태블릿을 각 상담 테이블에 비치, 상담 직원이 보는 화면과 동일한 내용을 고객도 실시간 화면을 통해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고객이 상담사의 말에만 의존하는 ‘듣는 상담’에 치중했다면 디지털화면을 통해 ‘보는 상담’으로 전환한 사례다. 고객이 상품과 서비스 종류부터 상담 절차와 과정을 화면으로 공유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투명한 정보 소통으로 신뢰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부 SKT 매장에서는 대형 태블릿 PC화면을 설치해 AI개인비서 에이닷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운영중이다. AI 기반 기업대소비자간거래(B2C) 대표 서비스인 에이닷은 통화 녹음·요약, 통역 콜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KT플라자 매장 내부. /사진=황재희 기자
KT플라자 매장 내부. /사진=황재희 기자

KT는 공식매장에서 자사의 다양한 유무선 통신 상품과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가정내 거실 모양의 공간 느낌을 살려 지니TV 최신영화부터 인테리어 오브제로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공유기, AI 스마트 LED 조명까지 만나볼 수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AI 기반 굿바이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고객이 가진 중고폰이나 중고패드를 키오스크에 넣으면 AI가 해당 제품의 기종과 성능에 맞춰 1분여만에 시세를 판정해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같은 인프라에 대해 고객이 얼만큼 만족하는지는 미지수다. 자칫 눈요깃거리나 보여주기식 으로도 여겨질 수 있어서다.  

유통 현장 일선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업무는 서비스적 성격이 짙기에 오히려 직원의 친절 등 판매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이나 고객 경험 혁신이 더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AI 를 (현장에) 도입해 성과가 높아질지 불확실한 측면이 많고 그걸 파악했다 하더라도 실제 도입에는 투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 수 밖에 없다”라며 “현장 서비스나 운영 방식의 개선은 사실 AI 도입과 상관 없이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I나 최첨단 기술 등과 거리가 먼 인간적인 아이템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역발상 매장도 있다. LG유플러스 직영점을 리뉴얼해 만든 ‘일상의 틈’ 이 대표적이다. 

일상의 틈은 통신 서비스 가입 외에 고객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콘텐츠를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제공하는 변화무쌍한 성격을 띈다. LG유플러스는 강남∙분당∙잠실∙일산 등에 이같은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열흘간 모던 감성 카페로 매장을 꾸며 매장에서 바리스타 커피 시음, 핸드드립 체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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