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시중은행? 대구은행 경쟁력 여전히 논란

17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대구은행이 출범 후 57년 만에 시중은행 간판을 달았지만, 지방은행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정례회의를 열고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인가를 승인했다. 이로써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에 새 시중은행이 탄생했다. 대구은행도 1967년 설립 후 처음으로 대구지역을 벗어나 전국구 영업을 하게 됐다.

DGB 대구은행 본점 전경 [사진=DGB 대구은행]

자산 크기가 다른 지방은행보다 작은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다는 것 자체에 뒷말이 많다. 삼성생명이 보유 지분을 4% 이하로 줄인 데다, 정권 교체와 맞물려 정치적 고려가 우선했다는 얘기는 은행권에선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어쨌든 시중은행이라는 옷은 입었지만, 체격은 시중은행보다 많이 처지고 성장세도 인터넷전문은행에 비해 느리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대구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기준 점유율은 1.9%에 그친다.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점유율이 10~15%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포인트(p) 이상 차이가 있다.

게다가 지난해 6월 말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점유율은 3.1%로 대구은행을 넘어섰다. 지난해 카카오뱅크가 가계대출을 9조7121억원 늘릴 때 대구은행은 2조6610억원 증가에 그쳤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 1실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본 확충 추세 및 사용자 편의성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개인신용대출 등의 부문에서 시장 잠식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은행은 기업금융전문가(PRM)를 집중적으로 채용해 기업금융 중심의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이조차 만만찮다. 지난해 대구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35조1220억원에 그친다. 170조원이 넘는 4대 은행과는 5배 이상의 격차로 틈새를 뚫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은행 한 관계자는 “우량기업은 이미 시중은행이 가져갔고, 나머지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커 수익은 나지 않고 관리 비용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숙제는 조달이다. 예수금 기반이 부족해 조달 부담이 크다. 대구은행의 지난해 말 요구불예금 비중은 6.4%에 머물고 있다. 카카오뱅크(61.68%)와는 10배 이상 차이 나고, 시중은행 평균(9.6%)보다는 3.2%p 낮다.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 비중이 작을수록, 조달 비용이 올라간다. 지난해 말 대구은행의 순안정자금조달비율도 104.73%로 시중은행 중 가장 낮다.

자본력이 낮아 대출 여력도 한계가 있다. 지난해 말 대구은행의 자기자본은 4조6720억원으로 국민(36조6152억원), 신한(31조569억원), 하나(30조4179억원), 우리(25조968억원)와 비교해 턱 없이 저조하다. 카카오뱅크(6조2348억원)보다도 낮다.

케이뱅크가 자본 부족으로 대출을 1년 넘게 중단했던 사례도 있을 만큼 자본력은 대출 여력의 지표로 통한다. DGB금융지주는 5년간 7000억원의 자본확충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턱 없이 부족한 사정이다. 은행권에선 최소 1조원 이상 자본을 확충해야 할 것으로 본다. 삼성이 증자에 일부 참여한다고 해도 4%를 넘길 수 없으니 큰 도움은 안 된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대구은행에만 위험가중자산 가중치를 적게 적용하는 등의 특례를 주지 않는 이상 자본력의 격차가 커 대출 성장에 분명한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통제 부실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불법 증권계좌 개설이 다른 은행에서 일어났다면 최고경영자(CEO) 징계까지 불가피한 일이었다”면서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한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해결됐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