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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 현실화…홈쇼핑-방송사업자 수수료 갈등 잇달아 터지나

'블랙아웃’ 현실화…홈쇼핑-방송사업자 수수료 갈등 잇달아 터지나
CJ온스타일 홈쇼핑 방송 모습. 사진 제공=CJ온스타일

TV홈쇼핑과 방송사업자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블랙아웃’(송출 중단 사태)이 현실화했다. CJ온스타일이 일부 케이블TV 방송을 중단한 데 이어 다른 홈쇼핑 업체들도 송출수수료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어 연쇄 방송 중단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이날 자정부터 딜라이브와 아름방송, CCS충북방송에서의 홈쇼핑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연초부터 이어온 송출수수료 협상이 결렬되자 강수를 둔 것이다. 송출수수료 갈등으로 대형 홈쇼핑 업체 4사(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GS샵) 중 한 곳이 방송 송출을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방송법에 따라 합당한 수수료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송출수수료는 TV홈쇼핑 업체가 유료방송사업자(SO·위성·IPTV)로부터 채널을 사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일종의 자릿세다. 과거 홈쇼핑 호황기에는 협상이 원활히 타결됐지만 업황이 악화되면서 수수료를 깎으려는 홈쇼핑과 수익을 유지하려는 방송사업자 간 갈등이 커진 것이다.

'블랙아웃’ 현실화…홈쇼핑-방송사업자 수수료 갈등 잇달아 터지나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 7개사가 방송사업자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는 2020년 1조 6750억원에서 지난해 1조 9375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모바일·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 성장으로 TV 방송 영향력이 떨어졌음을 고려하면 비용 증가를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이 기간 TV 홈쇼핑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도 2020년 54.2%에서 지난해 71.0%로 늘었다. TV 홈쇼핑으로 1만원을 벌면 7100원을 방송사업자에 내야 하는 것이다.

TV홈쇼핑 업체의 송출 중단에 케이블 업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CCS충북방송은 법원에 CJ온스타일의 송출 중단을 효력 정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한국케이블TV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영업권을 심각하게 위협할 뿐 아니라 방송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국민의 기본 시청권마저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이블TV 업체들은 시청자수 감소로 수신료가 줄면서 홈쇼핑 송출수수료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홈쇼핑 사와 방송사업자 갈등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롯데홈쇼핑이 딜라이브와, 현대홈쇼핑은 IPTV 업체인 LG유플러스와 수수료 협상에서 합의하지 못했다. 두 회사는 방송 송출을 중단하지는 않았지만 협상으로 합의점을 찾기 힘들다고 보고 정부가 주도하는 대가검증협의체 구성을 요청했다. 대가검증협의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운영 기구로 홈쇼핑사와 방송사업자의 수수료 대가 산정을 들여다본다.

정부 개입에도 업계에서는 해결책 마련이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협의체는 지난해 초 과기부가 만든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따라 출범했다. 하지만 이제껏 운영을 완료하면서 수수료 대가 산정 결과를 발표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또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협의체 결론에 강제성이 없다. 갈등을 겪는 업체들이 참조해야 하는 사항이지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자율협상만으로는 해결책을 강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홈쇼핑 산업을 활성화하려면 당국이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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