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마음 잡아라”…삼성·현대 ‘한남4구역’ 재개발 ‘불꽃 수주전’

현대건설이 제안한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아파트 ‘디에이치 한강’의 가상 내부 전경./현대건설

서울 용산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총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며 이곳 사업 수주에 도전장을 내민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두 건설사는 지난달 나란히 세계 최고 수준의 설계, 디자인을 이곳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또 최근에는 조합원 마음을 훔치기 위한 각종 특화설계 적용 계획을 추가로 밝히고 있다.

현대건설은 4일 한남4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아파트 이름으로 정한 ‘디에이치 한강’에 가구 별 천장고 높이를 2.7ｍ, 조망형 창호 높이를 2.5ｍ로 시공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조합원 등 입주민들에게 차원이 다른 공간감과 개방감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한강변을 바라보는 아파트인 만큼, 입주민들이 자연광을 최대로 받으면서 넓어진 시야로 외부의 풍경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창호에는 ‘미라클 윈도’ 기능도 적용한다. 이는 낮과 밤 시간대 별로 창문 투명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다.

침실 창호의 높이도 더 확대한다.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1~1.5ｍ 수준에서 벗어나 2.4ｍ로 높이를 키워 침실에서도 최고급 전망을 즐길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전날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에 총 3만3000여㎡ 규모의 5개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아파트 안에 서울시청 잔디광장(6283㎡)의 5배가 넘는 면적을 녹지공간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한강에 인접한 블록은 ‘물의 정원’을 콘셉트로 유려한 곡선의 수경 시설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입주민들에게 마치 한강의 물을 단지로 끄는 듯한 느낌을 제공할 방침이다. 아울러 남산과 한강을 잇는 블록 중앙에는 웅장한 벽천 폭포를 배치해 남산의 비경을 재현한다.

또 삼성물산은 도심 속 단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45%의 조경률을 적용할 예정이다. 단지 전체 조경 시설 중 녹지 규모를 최대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조합의 시공사 선정 총회 일정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며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은 내년 1월 18일 총회를 개최하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가운데 최종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삼성물산은 지난달 제출한 입찰서에서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UN Studio)와 협업해 한강변 전면에 배치된 4개동을 나선형 구조로 설계한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을 제안한 바 있다. 또 단지에 적용할 디자인도 정비사업 최초로 특허까지 출원했다.

현대건설도 지난 11월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고(故)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 철학을 담기 위해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협업하기로 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제안한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아파트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의 중앙광장 조감도./삼성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