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12일부터 ‘유심 재설정’ 도입…순번 기다리는건 마찬가지

644

SK텔레콤(SKT)이 12일부터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를 내는 ‘유심 재설정(유심 포맷)’ 방식을 도입한다.

이미 알뜰폰 사용자를 포함한 SKT 사용자 2400만명 이상이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한 가운데 유심 재설정이 유심 대란을 진정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유심 재설정 서비스도 T월드 매장을 방문해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심 교체와 마찬가지로 순번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은 반복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심칩을 교환하기 위해 SK텔레콤 대리점 앞에 길게 늘어선 가입자들. /생생비즈
▲유심칩을 교환하기 위해 SK텔레콤 대리점 앞에 길게 늘어선 가입자들. /생생비즈

SKT에 따르면 유심 재설정은 유심에 존재하는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의 일부를 새로운 정보를 변경하는 방식이다. 해당 정보가 변경되면 누군가 기존에 유출된 유심 정보를 확보해 복제를 시도하더라도 시스템 접속이 차단된다.

또 네트워크의 여러가지 기능이 동시에 작동되어 유심교체와 동등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T는 “유심 재설정은 변경하는 정보 외에 유심 내 사용자 저장 정보를 유지할 수 있어 금융인증서나 티머니, 연락처 등을 재설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심과 이심(eSIM) 사용자 모두 이용 가능하다.

고객들은 유심 교체와 유심 재설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유심 재설정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기존 유심 교체와 마찬가지로 우선 유심 교체 문자를 받고 T월드 매장을 방문해야 한다. SKT는 유심 재설정을 완료한 고객이 이후 실물 유심으로 교체를 희망하면 전국 T월드 매장에서 1회에 한해 무료로 교체해주겠다고 밝혔다.

유심 교체 수요를 한꺼번에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유심 재설정 방식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보안 전문가들의 평가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유출된 가입자 인증 서버(HSS) 정보를 무력화하기 때문에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SKT 측은 유심 재설정 방식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기술 검증을 통과했으며 발견된 부작용 역시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약속한 정보보호 혁신위원회 구성도 본격화됐다.

SK그룹은 11일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주관하는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에서 정보보호 혁신위원회의 방향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 주요 관계사 경영진이 모여 그룹 차원의 경영 어젠다 방향성을 논의하고 시너지를 모색하는 최고의사협의기구다.

지난 7일 최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보보호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보보호 혁신위원회는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내·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형태로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별도 위원회를 구성하기보다는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위원회 산하에 설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ICT위원회나 거버넌스위원회 산하에 정보보호 혁신위원회를 꾸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를 위해 SKT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스페인 통신회사인 텔레포니카 등 보안 관련 위원회를 운영 중인 해외 IT 기업들의 사례 등을 검토중이다.

정보보호 혁신위원회에는 정보 보안 전문가와 학계 인사, 법조인 등이 두루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며 ‘화이트 해커’를 포함시키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유심 해킹 사고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설치키로 한 고객신뢰회복위원회는 2주 내 구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할 계획이다.

김희섭 SKT PR센터장은 11일 언론 브리핑에서 “유동적인 상황이지만 1~2주면 고객신뢰회복위원회가 구성될 것으로 본다”며 “유심을 교체하는 것만으로 책임을 다했다가 아니고 고객을 안심시켜드리고 신뢰회복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대해 공감해주세요!
+1
0
+1
0
+1
0
+1
0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