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피할 수 있는 곳 “바로 여기구나”… 4만 명 몰려든 ‘이곳’, 도대체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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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 명이 몰린 그곳
서울은 여전히 ‘로또 청약’ 각축장
부동산
사진 = 뉴스1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규제로 조여드는 가운데, 수만 명이 몰린 ‘고덕강일 대성베르힐’은 묘한 대조를 이뤘다.

대출 규제 강화 직전,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는 수요자들이 몰려들며 청약 경쟁률은 폭등했고, 한편에선 집값 양극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대출규제 무풍지대’… 고덕강일에 수만 명 청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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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대성베르힐건설

오는 7월부터 도입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대출 한도를 더욱 조이게 된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은 커졌고, 일부 수요는 규제 이전 분양 단지로 몰렸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고덕강일 대성베르힐’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이 단지는 1순위 청약에서 무려 3만 287명이 몰렸다. 모집 가구 수는 311가구에 불과해, 단순 경쟁률만 97.4대 1을 기록한 셈이다.

또한 302가구를 모집하는 특별공급에도 1만 1602명이 신청자가 집중되어, 단순 경쟁률이 34.8대 1에 달했다.

이처럼 수요자들이 몰린 이유는 분양가가 시세보다 최대 2억원 가까이 저렴하다는 점, 교통·학군 등 입지 여건이 뛰어나다는 점 외에도 무엇보다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적용되지 않는다 희소성이 컸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7월 규제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분양가상한제 단지로 쏠렸다”고 분석했다.

실수요자 옥죄는 규제…강남은 여전히 ‘무풍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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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규제는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번 DSR 강화로 인해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질 것이며, 이로 인해 거래량은 줄겠지만 정작 집값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함영진 랩장은 “서울 강남권이나 마용성 등 이른바 상급지는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고, 자금력이 있는 이들이 거래의 주체라 대출 규제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한투자증권 양지영 수석도 “서울 핵심 지역은 자산가 중심 시장으로 재편돼 대출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며 규제가 오히려 집값 양극화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서울 강남권과 외곽 지역의 가격 격차는 점점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방은 ‘효과 미미’…수도권 중심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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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지방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고려해 3단계 DSR 적용을 유예됐지만, 이에 대한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방은 외부 투자 수요나 경제 기반이 약한 곳이 많아, 규제 유예가 수요를 자극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세종시 등 일부 예외적인 지역을 제외하면,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과 거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과 지방 간 온도 차를 더욱 벌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규제를 푼다고 해도 사람들에게 ‘이제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수요는 움직이지 않는다”며 단기적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은 이제 ‘규제와 기대심리’ 사이의 줄다리기 양상을 띠고 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하반기 시장은 금리 인하 가능성과 대출 규제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집값은 큰 폭의 하락보다는 보합이나 강보합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로또 청약’의 그림자…공정성 논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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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고덕강일 대성베르힐’처럼 분양가상한제 단지에 수만 명이 몰리는 현상은 역설적으로 시장의 왜곡을 드러낸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하다 보니,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특별공급에는 생애최초, 신혼부부, 다자녀가구 등 실수요 중심의 청약자가 대거 몰렸지만, 당첨자는 제한적이었다.

결국 다수의 무주택자들은 또 한 번 기회를 놓쳤고, 이는 분양 시스템에 대한 회의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규제는 강화됐지만, 오히려 집값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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