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안 해!”, “싫어”부터 하는 아이, 왜 그럴까요? [이기나의 ‘이기는 육아’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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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6개월 즈음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뭔가를 제안했을 때 “안 해!”, “싫어!”, “하지마!”라는 단호한 거부를 듣는 것이 익숙할 것이다. 별로 무섭거나 어렵지 않은 사소한 것에도 거부부터 하는 아이를 보면, 고집을 피우거나 반항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겁과 두려움이 많은가 싶기도 하고,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살짝 혼란스러워진다. 그리고, 아이가 싫다고 하니 안하게 놔둬도 되는 것인지 또는 아이가 긍정적으로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은 무엇일지도 궁금해진다.

Why? 왜 아이는 모든 것을 거부할까?

① 생존 본능적인 회피

새로운 상황이나 자극 앞에서 일단 ‘안 해’라고 말하는 것은 위험에 대비하는 원초적인 방어 반응이기도 하다. 낯선 환경, 새로운 사람, 처음 먹어보는 음식 등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거부하면서 안전을 확보하려는 생존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② 기질적인 특성(민감성)

천천히 익숙해지는 ‘느린 기질’을 가졌거나, 새로운 상황과 자극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위험회피’가 높은 기질을 지닌 아이일수록 새로운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③ 자율성 발달의 한 장면

에릭슨(Erkison)은 이 시기의 발달 과업을 ‘자율성 대 수치심’으로 보고 있는데, ‘내가 직접 해볼래’라는 요구가 자라나면서 자신이 행위를 직접 선택하고 결정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부모의 제안에 대해 거부표현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④ 애착관계에 대한 검토도 필요

부모와 안정된 애착을 형성한 아이는 새로운 상황 앞에서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끼지만 부모를 따라 조금씩 시도해보려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안정애착을 형성하지 못한 경우, 부모의 개입이 있어도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강하게 거부하면서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만약 부모의 지지와 도움에도 아이가 지나치게 거부적이고 위축된 모습을 보인다면, 부모-자녀 간의 상호작용과 애착 정도를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How? 거부에서 참여로 이끄는 방법은?

① 먼저 감정을 공감해주기

“무섭구나”, “처음이라 낯설지?”, “그래서 안하고 싶었구나”처럼 아이의 감정을 먼저 언어로 짚어주고 이해한다는 신호를 보내준다면, 아이도 경계심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다.

② 작은 선택권 주기

“지금은 싫어? 이따가 할래, 아니면 지금 엄마랑 같이 해볼까?”, “지금 옷입기 싫어? 아니면 OO이가 입고 싶은 옷 골라볼래?”라는 식으로 작은 결정권 및 선택권을 주면 아이는 통제감을 느끼며 스스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③ 먼저 시범을 보이며 안전기지가 되어주기

아이가 무서워서 망설이고 거부한다면, 부모가 먼저 해보이고 ‘못해도 좋으니 같이 해보자’는 제안을 해보는 것도 좋다. 시범을 보일 때에는 아이가 충분히 지켜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천천히, 말로 설명하면서 해보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④ ‘시도’를 칭찬해주기

성공했다면 당연히 칭찬을 해주지만, 만약 성공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처음엔 무서웠는데, 그래도 해봤구나!”, “싫다고 했지만, 엄마가 같이 해보자고 했을 때 도전한 모습이 멋졌어!”처럼 시도와 노력에 집중한 칭찬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싫어’라는 말은 어쩌면 “어렵고 무서워요. 도와줘요” 혹은 “내가 결정하고 싶어”라는 복잡한 감정이 반영된 짧고 굵은 한마디일 수 있다. 부모가 이를 무조건적인 반항으로 보지 않고 어떠한 신호로 받아들일 때, 아이는 이해받는 경험 속에 도전을 시도할 수 있게 된다. 아이의 거부를 통제해야 할 문제로 여기기보다, 아이가 편안히 시도하고 실패하며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세로 접근한다면, 아이도 점차 새로운 것에 기꺼이 도전하는 힘을 키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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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나 플레이올라 원장kina8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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