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초월’ 초지능 AI 시대 온다… 빅테크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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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달리3
챗GPT 달리3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가 인간 지능을 능가하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 인공지능(AI) 개발을 목표로 인재를 모집하고 새 AI 연구소를 설립한다는 소식에 초지능 AI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초지능 AI는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AI를 뜻하는 ‘범용 인공지능(AGI)’을 뛰어넘는 차세대 AI를 의미한다.

AI 생태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들은 AGI는 물론이고 초지능 AI를 달성하기 위해 기술 투자와 인재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1일 AI 업계에 따르면 초지능 AI 또는 인공 초지능(artificial superintelligence·ASI)은 “모든 면에서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AI”로 정의된다. 현재 AI는 번역 등 특정 분야에서만 인간을 능가하는 협소 AI(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로 분류되며, 다음 단계는 인간과 유사한 수준의 지능을 갖춘 AGI다. 그 다음 단계인 초지능 AI는 고도로 발달한 학습과 사고, 추론 능력을 갖춘 데다,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던 정서 지능, 예술 창작, 문제 해결 능력까지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초지능’이라는 개념은 지난 2014년 영국 철학자이자 작가 닉 보스트롬이 저서 ‘슈퍼인텔리전스’를 통해 대중화시켰다. 그는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유한 고도의 AI 시스템인 초지능 AI가 언젠가 세상을 지배하고 인류를 파멸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로부터 10년이 지난 시점인 2024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블로그를 통해 “빠르면 수천 일 안에 초지능 AI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썼다. 당시 오픈AI 공동 창업자인 일리야 수츠케버는 회사 내 ‘안전한 슈퍼인텔리전스(Safe Superintelligence)’에 중점을 둔 팀을 꾸리고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었다. 수츠케버는 올트먼의 해임으로까지 이어졌던 오픈AI 내부 분쟁 끝에 회사를 떠나 초지능 AI 스타트업인 SSI를 설립했다.

올트먼 CEO는 10일(현지시각) 새로 올린 ‘부드러운 특이점(The Gentle Singularity)’라는 제목의 블로그 글에서도 “인류는 디지털 초지능을 구축하는 데 가까워졌다”라고 밝혀 초지능 AI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AI가 인간 수준을 지능을 얼마나 넘어설지 아직 알 수 없지만 2030년대에는 지능과 에너지(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이 풍부해질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AI 산업의 가파른 성장으로 범용 인공지능(AGI) 도달 시점이 앞당겨진 가운데 빅테크는 그 다음 단계인 초지능 AI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는 지난달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I/O)에서 AGI 달성 시점을 2030년 전후로 예상했다.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인류가 2040년쯤 AGI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AI 투자에 사활을 걸고 있는 메타는 초지능 AI 연구를 위한 새로운 연구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타는 연구소 설립과 함께 AI 스타트업 ‘스케일 AI’에 최대 100억달러(약 13조원) 투자를 검토 중이다. 스케일AI는 AI 모델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이미지·텍스트 등을 가공하고 정리하는 ‘데이터 라벨링’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거래가 성사되면 메타는 새 AI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알렉산더 왕 스케일AI 창업자를 영입할 계획이다.

이밖에 메타는 오픈AI, 구글 등 경쟁사의 AI 연구원 수십명에게 더 높은 연봉 등을 제시하며 영입을 시도하고 있고, 일부는 메타에 합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경쟁사들도 조용한 인재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구글은 AI 스타트업 캐릭터AI의 핵심 인재를 확보하고 AI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데 30억달러를 썼고 MS도 비슷한 방법으로 인플렉션AI에 6억5000만달러를 지불했다.

메타와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MS의 CEO 발언과 최근 실적 발표에서 언급한 향후 투자 계획 등을 종합해보면, 빅테크 4개사는 올해 AI 기술 개발과 우수 인재 영입,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총 3200억달러(약 439조원)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AI에 대해 “역사상 가장 중요한 혁신 중 하나”라며 “올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는 AI 스타트업들도 초지능 AI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츠케버 오픈AI 공동 창업자가 세운 SSI는 최근 20억달러의 추가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 가치가 약 320억달러(약 45조6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SSI는 ‘안전한 초지능 AI’를 목표로 첫 제품을 개발 중이다. 이 분야에서는 라일라 사이언시스가 ‘과학적 초지능’을 목표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고, 하모닉AI도 ‘수학적 초지능’ 달성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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