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들이 몬테네그로에 몰리는 까닭
![[사진=셔터스톡]](https://www.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0/50382_44015_2413.jpg)
아드리아해(Adriatic Sea)와 디나르 알프스(Dinaric Alps) 사이에 자리한 몬테네그로(Montenegro)가 지난 10년 동안 국경 안의 백만장자 수를 124% 늘렸다.
헨리 프라이빗 웰스 마이그레이션 리포트 2025(Henley Private Wealth Migration Report 2025)에 따르면, 지금 이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백만장자 허브’다. 밀로이코 스파이치(Milojko Spajić) 몬테네그로 총리는 이 변화가 단순한 ‘날씨 효과’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사우디 리야드(Riyadh)에서 열린 포춘 글로벌 포럼(Fortune’s Global Forum) 무대에서 “우리는 전 세계의 가장 똑똑하고 유능한 인재를 몬테네그로로 끌어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유입의 배경으로는 낮은 세금을 꼽았다. “누가 됐든 몬테네그로의 성공에 자신의 투자를 묶는 사람들, 투자자·직원·근로자·관리자를 포함해 모두에게 세제 혜택을 준다.”
세제는 단순하다. 개인소득세와 법인세는 유럽 최저 수준으로 9~15% 구간에서 매긴다. 거주자는 월 700유로까지는 무세, 701~1000유로 구간은 9%, 1000유로를 넘는 월 급여 부분에는 15%를 부담한다. 스위스의 최고 개인소득세 한계세율이 약 40%까지 올라갈 수 있는 것과 대비된다.
스파이치 총리는 “법인세율도 곧 유럽 최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서 노동세 부담률(tax wedge)이 가장 낮다”이라면서 “몽테네그로에 와서 운명을 이곳에 묶는 사람들이 혜택을 체감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통화 ‘철학’도 내세운다. 몬테네그로는 유로화를 쓰지만 총리는 “우리는 유사 금본위(quasi gold standard)에서 산다”고 표현했다. “우리에게 유로는 금과 같다. 유로를 얻으려면 자산·서비스·상품을 팔아야 한다. 유로와 맞바꿀 실물이 필요하니, 과거의 양적완화(QE)에 의해 부풀려지지 않은 공정한 가격이 형성된다. 우리가 합리적인 가격대에 있기 때문에 좋은 투자 기회가 된다.”
부의 이동은 세계적 흐름이다. 2014~2024년 백만장자 증가율은 몬테네그로 124%, 아랍에미리트(UAE) 98%, 몰타(Malta) 87%, 폴란드(Poland) 82%, 미국(USA) 78%였다. 실제 전쟁과 무역전쟁이 얽힌 글로벌 경제 속에서, 자산을 더 안전하게 두려는 초고액자산가들이 ‘부의 대이동(great wealth migration)’을 일으키고 있다.
헨리 보고서는 2025년에만 약 14만 2000명의 백만장자가 거주지를 옮겼고, 2026년에는 이 숫자가 약 16만 5000명으로 더 늘 것이라고 본다. 몬테네그로의 백만장자는 아직 2800명 수준으로 절대 규모는 작지만, 증가 속도는 유례가 없다.
왜 몬테네그로인가. 헨리앤파트너스(Henley & Partners)의 도미닉 볼렉(Dominic Volek) 프라이빗클라이언트 총괄은 포춘에 “단일세율에 가까운 낮은 소득세, 상속·증여세 부재가 부(富) 보전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아드리아 해안선, 럭셔리 부동산, 지중해 생활양식이 결합해 라이프스타일 동기 투자자에게 최적지로 부상했다.” 세법상 183일 이상 체류하면 몬테네그로의 ‘세무상 거주자’가 된다.
이 변화의 배경에는 젊은 총리가 있다. 스파이치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젊은 현직 정상 중 한 명이다. 정계 입문 전에는 금융권에 몸담았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에서 신용분석가로 일했고, 싱가포르의 벤처캐피털 펀드에서 파트너를 지냈다. 2020~2022년 몬테네그로 재무·사회복지부 장관을 맡으면서 정치를 시작했고, 2023년 7월 의회에 입성한 뒤 그해 10월 총리에 올랐다.
2025년 현재 그는 부르키나파소의 이브라힘 트라오레(Ibrahim Traoré), 에콰도르의 다니엘 노보아(Daniel Noboa), 아이슬란드의 크리스트룬 프로스타도티르(Kristrún Frostadóttir)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젊은 국가 지도자다.
/ 글 Orianna Rosa Royle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