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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상무장관의 일침 “대법원 막아도 관세 못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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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워싱턴=AP/뉴시스]

연방대법원이 수십 년 만의 중대 경제 사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신규 관세’ 합헌성 심리에 들어간다. 트럼프 1기에서 통상 정책을 설계했던 핵심 인사는 “대통령이 이미 너무 멀리 왔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1기 상무장관을 지낸 윌버 로스(Wilbur Ross)는 포춘(Fortune) 인터뷰에서 대법원에서의 완패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설령 그런 판결이 나와도 트럼프가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은 관세에 너무 깊이 ‘커밋’돼 있다”면서 “이 법(IEEPA)으로 안 되면 포기하겠다고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쟁점은 대통령이 비상권한을 근거로 100여 개국, 사실상 거의 모든 교역 상대국에 관세를 매길 수 있느냐다. 미국 헌법 1조 8항은 관세와 조세 권한을 의회에 부여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우회하기 위해 1977년 제정된 ‘국제긴급경제권한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 IEEPA)’을 근거로 들었다. IEEPA는 ‘국가비상사태’에서 대통령의 규제 권한을 폭넓게 인정하지만, 관세 자체를 명시하진 않는다.

트럼프가 일방 통행으로 통상을 밀어붙인 전례는 있다. 2018년 로스는 ‘통상확장법 232조(Section 232 of the Trade Expansion Act)’를 활용해 중국 등 대상 1차 관세를 설계했다. 그는 당시 “공청회, 업계·교역상대국 협의, 소송 대비 기록 축적까지 절차를 촘촘히 밟았고 결국 법원에서 모두 인정받았다”고 회고했다. 반면 이번 IEEPA 기반 조치는 “비슷한 행정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았다”며 “서둘러 시작했고 그만큼 리스크를 더 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관세는 전 세계 시장을 흔들었다. 재정책임연방예산위원회(CRFB)에 따르면 정부에 약 1950억 달러의 수입을 안겼다. 수입업자와 중소 제조업체가 제기한 소송은 대통령의 비상권 남용이 의회의 과세·통상 규제 권한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측은 IEEPA가 ‘이례적·중대한 위협’ 하에서 상거래를 ‘규제’할 권한을 폭넓게 부여한다며 재량을 강조한다. 반대 측은 무역적자를 ‘비상사태’로 규정하는 건 법 취지를 벗어난 해석이라고 맞선다.

로스는 승패가 엇비슷한 승부라고 보면서도 전면 무효화 가능성은 낮다고 점쳤다. 그는 “모든 관세를 다 걷어내면 글로벌 혼란이 클 것”이라며 “누구에게 환급할지, 수입업자인지 최종소비자인지 혹은 비용 전가를 한 중간 기업인지 복잡한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대신 대법원이 ‘정치적으로 보이는’ 일부 관세만 골라 취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브라질에 부과한 40% 추가 관세(연초 10%에 더해 부과)가 대표적이다. 볼소나루 전 대통령 기소가 아무리 나쁘다 해도 그것이 미국의 ‘비상사태’라고 보긴 어렵다는 취지다. 그는 또 빗자루 같은 소소한 생활용품에 대한 개별 관세도 IEEPA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멕시코·중국·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펜타닐 유입 차단과 연결한 조치는 ‘국가 비상’에 더 가깝다고 봤다.

설사 대법원이 대통령 권한을 일부 제한하더라도 트럼프가 관세를 접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로스의 판단이다. 그는 “대통령은 너무 깊게 연루돼 있다”고 거듭 말했다. 그 경우 트럼프는 다른 법적 근거를 모색하거나 의회에 법제화를 압박할 수 있다. 다만 노조의 보호무역 지지가 당파 구도를 흐리고 있어, 현재 정치 환경에서는 민주당이 노동 친화적 전통보다는 트럼프 반대에 무게를 둘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파산의 제왕’으로 불리던 로스는 이번 싸움을 익숙한 위험–보상의 게임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시장에 진짜 위험은 패배 그 자체보다 불확실성”이라며 “좋은 뉴스든 나쁜 뉴스든 시장은 적응하지만, 불확실성에는 약하다”고 말했다.

/ 글 Eva Roytbu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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