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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이겨도 EQ 못 이긴다” 사노피 CEO가 본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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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전사(全社) 차원의 AI 도입에서 관건은 변화관리다. 종종 과소평가된다. 필자는 사노피(Sanofi) CEO 초기에 이 점을 뼈저리게 배웠다. 조직을 더 잘 이해하려고 회의에 불쑥 들어가곤 했다. 어느 회의에서 사람들은 날 앞에 두고 “원시 데이터를 바로 보여주지 말고 충분히 검토해 ‘내러티브’를 먼저 정리하자”고 말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필요한 변화관리의 규모를, 그리고 그 변화를 이끄는 내 학습 곡선을 내가 과소평가했음을 깨달았다. 진짜 과제는 기술이 아니라 문화였다.

AI에 대한 신뢰는 장점과 한계를 잘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직원이 여정에 참여한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AI가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보강한다는 점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라이브 재무 리포팅, 회의에 AI 에이전트를 초대해 편향 없는 요약을 받는 일 등이 일상 업무 흐름에 스며들었다.

그러자 신뢰가 자라고 회의론이 줄었다. AI에 대한 저항은 내비 앱 ‘웨이즈’와 비슷하다. 사람들은 익숙한 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번 위험을 감수하고 안내를 따르면, 예상보다 빠르고 쉽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꼭대기에서 지시만 내린다고 AI 혁신이 오지 않는다. 직접 뛰어야 하고 관행을 깨야 한다. 2021년 우리는 ‘AI 파이트 클럽’을 만들었다. 각 부서에서 신망받는 변화 촉진자 12명을 뽑았다. 누구도 AI 전문가는 아니었다. 이들이 기술팀과 짝을 이뤄 자기 기능에서 혁신을 추진하게 했다. 전권을 줬고, 정기적으로 성과를 공유하며 사일로를 넘나들게 했다.

전통적 롤아웃보다 효과적이었다. 특히 탑다운보다 참여와 공동 창조를 원하는 새 세대에게 그랬다. 리더는 에너지를 투자하고, 기술을 실제로 이해하고, 실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직접 관여해야 신뢰가 생기고 도입이 빨라진다. 그래야 AI가 또 하나의 사내 이니셔티브가 아니라 의미 있는 변화의 촉매가 된다. 팀 전반에서 AI를 옹호하고, 혁신가들의 발목을 잡는 장애물을 치워라. 혁신을 남에게 맡기면 정체와 저항을 부른다.

미래는 인간 vs AI가 아니다. 인간 + AI다. 시간을 잡아먹는 일을 줄여 직원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하고 더 큰 임팩트를 내게 하는 것. 경쟁력을 위해 필수다. 이제 기업은 ‘직무 적합성’만 보고 채용할 수 없다. 적응력이 새 필수 역량이다.

AI가 냉정하고 계산적이라면, 인간은 고유의 것을 제공한다. 정서지능(EQ)이다. 감정을 이해하고 다루는 능력은 인간의 경험을 호출해 더 균형 있고 효과적이며 포용적인 결정을 돕는다. 그래서 철학·역사·지리는 앞으로도 큰 가치를 준다고 믿는다. 이 학문들은 성찰과 비판적 사고를 기른다. 팀 스포츠와 창작 활동도 코딩이나 데이터 사이언스만큼 중요하다. 회복탄력성, 공감, 협업 능력을 키운다. 오늘의 인재는 위에서 내려오는 정보가 아니라, 참여와 공동 설계를 원한다.

자신감을 세우고, 참여를 북돋우고, 문화 변화를 이끄는 일은 기술 숙련만큼 중요하다. 내 경험상 AI 시대의 리더십은 지시를 내리는 것을 넘어, 기업가적 기질과 호기심, 조직의 모든 층에서 듣고 배우려는 태도를 요구한다. 직원이 과정에 참여하고 공동 창조의 공간을 얻으면 회의론은 사라지고 혁신이 꽃핀다. 다음 금광은 알고리즘이나 자동화에만 있지 않다. 코드로 복제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자질에 있다.

/ 글 Paul Hudson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폴 허드슨(Paul Hudson)은 2019년 9월부터 사노피(Sanofi) CEO로 재직하고 있다. 그 이전에는 2016~2019년 노바티스 파마슈티컬스(Novartis Pharmaceuticals) CEO를 지냈다. 노바티스 합류 전에는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에서 잇따라 승진해 아스트라제네카 미국(AstraZeneca US) 사장과 북미 총괄 부사장(Executive Vice President, North America)을 역임했다. 커리어는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UK)과 사노피-신텔라보(Sanofi-Synthélabo UK)에서 영업·마케팅 직무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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