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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숙제: ‘AI 시대’ 이끌 새 리더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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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파이낸셜타임스(FT)가 애플 이사회와 최고경영진이 팀 쿡 CEO 후계 구도를 앞당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14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는 쿡의 뒤를 이을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쿡이 이르면 내년에 CEO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인 50세 존 터너스는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CEO 후보로 꼽힌다. 다만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지진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터너스는 2001년 애플 제품 설계팀에 합류했다. 그의 링크트인 프로필에 따르면 이후 애플이 내놓은 주요 제품 대부분에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총괄해 왔다.

최근 애플 주요 키노트 행사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커졌다. 새 아이폰 에어(iPhone Air) 같은 신제품을 소개하는 역할을 맡으며 대외 무대 전면에 나서고 있다. 앞서 여러 보도에서도 터너스는 팀 쿡의 잠재적 후계자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FT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1월 말 예정된 다음 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새 CEO를 발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연초에 새 리더십을 공식화할 경우, 연례 행사 시즌이 본격화되기 전에 경영진이 자리를 잡을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후계 구도 준비는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으며, 현재 실적과는 무관하다고 애플에 가까운 인사들은 전했다. 애플은 연말 쇼핑 시즌이 포함된 12월 분기에서 견조한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시가총액 4조 달러에 달하는 애플은 올해 연말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12%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월 출시한 아이폰 17이 실적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터너스가 지휘봉을 넘겨받을 경우, 애플은 중요한 변곡점에서 새로운 리더를 맞게 된다. 지난 수십 년간 아이폰과 에어팟(AirPods) 같은 제품으로 막대한 판매 성과를 올렸지만,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경쟁사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올해 내내 명확한 AI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애널리스트들의 비판을 받았다. 메타(Meta·마크 저커버그),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비교하면 AI 투자 규모도 크게 뒤진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애플은 2026년부터 자사 AI 모델을 클라우드에서 구동하기 위한 수십억달러 규모 예산을 승인했음에도, 올 6월에는 시리(Siri) 개편을 위해 오픈AI와 앤트로픽(Anthropic)의 모델을 도입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사내 기술만으로 해결하기보다 외부 AI를 활용하는 방향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셈이다.

본래 2025년 공개를 목표로 했던 ‘AI 기반 시리’도 기술적 난제 탓에 2026년 이후로 연기됐다고 애플은 올해 초 밝혔다.

AI 인재 이탈도 심각하다. 애플은 1월 이후 핵심 AI 인력 다수가 회사를 떠났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올해 ‘인재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메타의 AI·슈퍼인텔리전스 랩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에는 애플의 파운데이션 모델·코어 생성형 AI 팀을 이끌던 루오밍 팡(Ruoming Pang)도 포함돼 있다. 그는 메타로 옮기며 약 2억달러 규모 보상 패키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내부 경쟁자도 상대해야 한다. 5월에는 샘 올트먼의 오픈AI가 스타트업 아이오(io)를 약 65억달러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애플의 전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Jony Ive)를 영입해 AI 기기 개발에 나섰다. 올해 58세인 아이브는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디자인을 이끈 인물이다.

운영총괄 출신인 쿡은 이달 65세가 됐다. 그는 2011년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로부터 CEO 자리를 물려받은 이후, 회사 시가총액을 3500억 달러에서 4조 달러로 키웠다.

쿡 체제에서 애플은 2018년 미국 증시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고, 2022년에는 첫 3조 달러 기업이라는 이정표도 세웠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주가는 알파벳,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그럼에도 10월 호실적 발표 이후 애플 주가는 사상 최고가에 근접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애플은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관세 문제와 공급망 차질에도 시달려 왔다. 쿡은 앞서 인터뷰에서 후임자를 사내에서 찾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후계 구도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고도 말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가수 두아 리파(Dua Lipa)의 팟캐스트 ‘앳 유어 서비스(At Your Service)’에 출연해 “나는 후임자가 반드시 애플 내부에서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 글 Nino Paoli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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