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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스며든 AI, 살아남는 의사의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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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AI는 전 세계 일터로 빠르게 퍼지고 있고, 의료 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진단 정확도를 끌어올리고, 전자의무기록(EMR)을 자동으로 채워 넣는 일까지, AI는 전 세계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실린 복잡한 의료 사례를 놓고 사람 의사보다 4배 높은 점수를 기록한 AI 진단 시스템을 공개했다.

그렇다면 의사는 AI 자동화로 대체될 다음 직업이 될까. “의사는 기술에 의해 대체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기술을 쓰지 않는 의사는, 기술을 쓰는 의사에게 대체될 겁니다.”

싱가포르 국립대병원(NUH)에서 임상 혁신을 총괄하는 주빈 다루왈라(Zubin Daruwalla)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포춘 이노베이션 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더 낙관적인 시선도 있다. 중국 디지털 헬스 기업 이두테크(Yidu Tech)의 창업자 잉잉 공(Yingying Gong)은 AI와 의사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더 큰 가능성을 봤다. 중국에는 60세 이상 인구가 약 3억 명에 달한다. 그만큼 의사 1명이 하루 30~100명의 환자를 보는 일이 흔하다. 이두테크는 이런 의료 환경을 돕기 위해 의사용 AI 코파일럿을 개발했다.

공은 “설명할 게 거의 없었다”면서 “의사들이 이런 도움을 매우 환영했다”고 말했다.

AI는 질환을 진단하는 데도 힘을 발휘했다. 말레이시아 의료그룹 KPJ 헬스케어(KPJ Healthcare Berhad)의 친 키앗 츄안(Chin Keat Chyuan) 대표는 말했다. “이런 AI 도구는 폐암을 조기에 발견해서 3기, 4기로 악화되는 걸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의료 분야에서 AI가 제 역할을 하려면, 의료진이 제대로 교육받고 익숙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

“AI가 제대로 안 쓰이는 이유는, 의사들에게 이걸 쓰는 법을 가르치는 데 충분한 시간을 들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교육을 하면 그만큼 환자를 볼 시간이 줄어드니까요.”

임상의이기도 한 다루왈라는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기술에 좌절하고 지쳐서, 결국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 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의사들이 당장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환자를 돌보는 데는 여전히 의사만이 해낼 수 있는 미묘한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다루왈라는 말했다. “근거(evidence)가 있고, 컴퓨터는 여기에 정말 강합니다. 하지만 또 하나는 ‘경험(eminence)’입니다. 문화와 맥락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죠.”

KPJ의 친 대표도 이렇게 덧붙였다. “지금까지 누가 ‘저는 챗GPT나 딥시크(DeepSeek) 때문에 이 병원을 선택했어요’라고 말한 적은 없었습니다. 환자들이 항상 언급하는 대상은 의사들입니다.”

/ 글 Angelica An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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