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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린 대로 거둔다” 맘다니 열풍이 던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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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사진=셔터스톡]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사진=셔터스톡]

‘자본주의 종말’을 예언했던 소시에테제네랄(Société Générale)의 전략가 알버트 에드워즈(Albert Edwards)가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의 선거 승리를 두고 “이제 대가를 치를 날이 다가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업들의 ‘탐욕 물가(greedflation)’를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에드워즈는 소시에테제네랄에서 오랫동안 남다른 시각을 제시해온 전략가다. 1982년부터 금융업에 몸담아 왔고, 수년째 자사 공식 전망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팬데믹 이후 기록적인 이익률이 물가 급등과 겹쳐 나타난 현상을 ‘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이라고 부르며 강하게 비판해 일종의 컬트적 추종을 얻었다.

그는 2023년 당시 이 현상을 두고 “자본주의의 종말”이라고까지 표현했는데, 포춘과의 대화에서 지금도 그 진단을 굳게 고수한다고 말했다.

그 시점에 물가 상승의 책임은 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과 타이트한 노동시장에서 찾는 분위기였다. 기업 이익이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시각은 거의 없었다.

에드워즈는 거꾸로 봤다. 그는 “이건 전례가 없다”면서 “역사적으로 단위 비용이 오르면 언제나 단위 마진은 떨어졌다”고 짚었다.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그 이유로 그는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을 들었다. 막대한 재정·통화 부양 덕분에 “기업들이 (물가 상승을) 빌미로 그럴 수 있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 결과는 기업 부문의 ‘황금 파티’였다. 팬데믹 이후 기업 이익률은 사실상 “무한대로 솟구쳤다”는 게 그의 표현이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연구를 인용하면서, 물가 급등기 이후 미국 기업 이익이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튀어 올랐다고도 지적했다.

에드워즈는 이처럼 과도한 기업 이익의 시대가 심각한 정치 불안과 대중 분노의 토양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뉴욕 선거를 예로 들었다. 이번 선거의 핵심은 ‘생활비’였다는 것이다. 맘다니의 승리는 “이 문제가 여전히 얼마나 큰 이슈인지 보여주는 신호”라는 거다.

그는 지금의 핵심 키워드로 ‘어포더빌리티(affordability·감당 가능한 비용)’와 미국 주택시장을 꼽으며 “이 두 가지는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묻게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포퓰리즘적 흐름이 반드시 반길 만한 변화인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경제학자로서 그는 민주적 사회주의 성향을 바탕으로 한 맘다니의 정책, 예를 들어 임대료 통제나 가격 통제 같은 처방을 “정신 나간 소리”라고 평가했다.

본인이 직접 1970년대 영국에서 이런 정책을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사회는 언젠가 다시 이런 지점으로 되돌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가 주택시장과 자산 축적에서 철저히 배제되면서 세대 간 갈등은 커졌다. 특히 미국에서는 “부모 세대보다 내가 더 잘살 것”이라는 전제가 깨지면서, 깊은 배신감이 쌓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에드워즈가 이런 말을 하고 있을 때, 미국에서 첫 주택을 사는 사람의 평균 연령은 40세를 찍은 상태였다. 맘다니를 지지한 상대적으로 젊은 유권자층이 사실상 주택시장 밖에 서 있다는 상징이다. 미국 최대 기관 투자 임대사업자 중 하나인 앰허스트 그룹(Amherst Group)의 션 돕슨(Sean Dobson) CEO는 같은 팬데믹 이후 경제 환경을 두고 “우리는 아마 한 세대 전체를 위해 주택을 감당할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고 표현한 바 있다.

에드워즈는 자본주의 비판으로 다시 화제를 돌리며, 맘다니의 당선이 “그 결과의 일부”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지나치게 탐욕을 부린 끝에, 그리드플레이션을 통해 “스스로 파국과 역풍의 씨앗을 뿌렸다”는 것이다. 그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기업의 과도한 이익을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대 갈등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그는 “이 세대는 처음으로, 자신이 부모 세대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세대”라고 말했다. 오늘날 자본주의 어디를 봐도 “젊은 층은 주택 사다리에 오르지 못하고, 부는 극도로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자신이 경제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만큼, 경제에 대한 동기 자체가 사라진다”고 진단했다.

그의 논리는 다소 의외의 인물들과 맞닿아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피터 틸(Peter Thiel)이다. 틸은 수년 전부터 이런 ‘동기 부여의 붕괴’를 경고해왔다. 맘다니의 당선 이후, 실리콘밸리의 우파 진영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샴스 팔리하피티야(Chamath Palihapitiya)는 피터 틸이 2020년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와 마크 앤드리슨(Marc Andreessen)에게 보낸 이메일을 다시 공유했다. 틸은 그 메일에서 ‘세대 간 약속이 깨졌다(broken generational compact)’고 경고하며 “자본주의 시스템에 아무런 지분이 없다면, 그 시스템을 거스르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썼다.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틸은 “젊은 층을 사실상 프롤레타리아로 만들어버린다면, 결국 그들이 공산주의자가 돼도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까지 말했다.

법학계 진보 진영에 속하는 컬럼비아 로스쿨(Columbia Law School)의 팀 우(Tim Wu) 교수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포춘에 말했다. 그는 새 책 제목을 『The Age of Extraction』으로 정했다. “내가 이해하는 미국은, 시간이 갈수록 삶이 나아지는 곳”이라고 말문을 연 그는 지금 우리가 겪는 현실을 “경제 전반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모든 것이 조금씩 나빠지는 이상한 느낌이라는 것이다.

좋아하던 것들이 서서히 질이 떨어지는 경험이 반복된다는 뜻이다. 그는 지금 미국 정치는 “분노로 가득 차 있고” “경제적 박탈감이 짙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우리가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자각, “한때 미국식 삶을 지탱하던 ‘폭넓은 부의 공유’ 전통과 다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허탈감도 깔려 있다고 했다.

그리드플레이션 논쟁으로 돌아가면, 에드워즈는 다소 체념 섞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2023년에 벌어진 일은 분명한 ‘실수’였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이윤 추구에 대해 “이게 자본주의고, 원래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반드시 역풍이 따라온다고 했다. 에드워즈는 이 문제가 특정 정당, 예를 들어 민주당이나 공화당 중 어디 한쪽만의 문제라고 말하길 거부했다. 다만 미국 문화에는 기업 부문을 강하게 규율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꺼림칙함”이 있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결과는 명확하다. “대가를 치를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에드워즈는 AI가 거품이라는 데도 확신을 갖고 있다. 그는 과도한 낙관론에 휩싸인 지금 시장에서 본인의 역할을 카이사르의 노예에 비유했다. 고대 로마에서 황제가 개선 행진을 할 때, 한 사람이 곁에서 “당신도 결국은 죽을 인간”이라고 속삭였다는 일화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라틴어 표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에드워즈는 거시 지표만 보면 과잉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조금만 파고들면 “표면 아래 상황은 꽤 형편없다”고 경고했다. ‘어포더빌리티’를 앞세워 선거를 치른 맘다니의 사례처럼, 기업 탐욕이 낳은 경제적 결과가 이제 본격적으로 정치 변화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에드워즈는 2020년대 자본주의의 난맥상을 요약하는 말로 이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다.”

/ 글 Nick Lichtenbe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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