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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모델 다 눌렀다” 오픈AI GPT-5.2로 왕좌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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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구글과 앤스로픽(Anthropic)의 거센 추격을 받는 오픈AI(OpenAI)가 새 인공지능(AI) 모델 ‘GPT-5.2’를 공개했다. 오픈AI는 이 모델이 다양한 작업에서 기존 경쟁 모델들을 “상당한 격차로” 앞섰다고 주장했다.

이번 모델은 불과 한 달 전 선보인 ‘GPT-5.1’의 후속작이다. 오픈AI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GPT-5.2는 법률·회계·금융 등 이른바 ‘지식 노동(knowledge work)’ 전반의 복잡한 전문 업무를 평가하는 벤치마크에서 특히 좋은 성적을 거뒀다. 코딩과 수학적 추론 평가에서도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

오픈AI에서 ‘애플리케이션 CEO’를 맡고 있는 피지 시모(Fidji Simo·전 인스타카트 CEO)는 이번 모델이 지난 11월 출시된 구글 ‘제미나이3 프로(Gemini 3 Pro)’에 대응하기 위한 ‘맞불’이냐는 시각을 부인했다.

제미나이3 프로 등장 직후 샘 올트먼(Sam Altman) 오픈AI CEO가 내부에 ‘코드 레드(Code Red)’를 발령하고, 여러 신규 프로젝트를 늦추면서까지 챗GPT 개선에 인력과 컴퓨팅 자원을 집중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시모는 “코드 레드가 이번 모델 출시를 돕긴 했지만, 이 모델이 정확히 이번 주에 나오는 이유는 아니다”라면서 “꽤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GPT-5.2는 수개월 동안 개발해 온 모델”이라며 “이런 모델을 일주일 만에 뚝딱 만들어 내진 않는다. 엄청난 작업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IT 매체 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 따르면 이 모델의 내부 개발 코드는 ‘갈릭(Garlic)’이었다. 올트먼은 출시 전날, 마늘을 듬뿍 넣은 요리를 만드는 영상을 SNS에 올려 신형 모델 공개를 암시하기도 했다.

오픈AI 경영진은 GPT-5.2가 이미 몇 주 전부터 일부 ‘알파(Alpha) 고객’에게 제공돼 테스트를 거쳤다고 밝혔다. 이 일정대로라면 모델 개발은 올트먼의 코드 레드 선언 이전에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의미다.

테스트에 참여한 고객사는 법률 AI 스타트업 하비(Harvey), 메모 앱 노션(Notion), 파일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박스(Box), 쇼피파이(Shopify), 줌(Zoom) 등이다.

오픈AI는 이들 고객사로부터 GPT-5.2가 다른 소프트웨어 도구를 불러와 업무를 처리하는 능력에서 ‘최신 최고 수준(state of the art)’을 보여줬고, 코드 작성과 디버깅에서도 탁월한 성능을 입증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밝혔다.

코딩은 현재 기업들이 AI 모델을 도입할 때 가장 경쟁이 치열한 활용 분야 가운데 하나다. 오픈AI는 이 시장에서 초반에 우위를 점했지만, 이후 앤스로픽의 ‘클로드(Claude)’가 기업 고객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끌며 오픈AI를 앞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픈AI가 GPT-5.2로 다시 코딩 영역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의도를 내비친 셈이다.

시모는 코드 레드가 챗GPT 개선에 회사 자원을 집중하는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드 레드는 회사 전체에 ‘특정 영역에 자원을 몰아주자’는 신호”라며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무엇을 후순위로 미룰지 정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챗GPT 전반에 투입되는 자원이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오픈AI는 GPT-5.2가 이전 세대 모델보다 ‘안전한 답변(safe completions)’을 제공하는 능력도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안전한 답변을 “사용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되, 정신 건강 위기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표현은 피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시모는 “자해, 다양한 유형의 정신 건강 이슈, 감정적 의존(emotional reliance) 등 거의 모든 안전 관련 지표에서 성능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 부분은 우리가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영역이고,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또 “안전 프로토콜이 지켜졌다고 확신할 때만, 그리고 그 결과물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때만 모델을 출시한다”고 강조했다.

GPT-5.2 출시일 당일, 오픈AI는 또 하나의 소송에도 직면했다. 미국 코네티컷에서 발생한 한 살해 후 자살(murder-suicide) 사건과 관련해, 정신적으로 불안정했던 사용자가 챗GPT와 나눈 대화가 비극을 부추겼다는 취지의 소송이 제기된 것이다.

오픈AI는 이미 여러 건의 소송에서 “챗GPT가 사용자의 자살에 일부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마주하고 있다. 회사는 코네티컷 사건을 “믿을 수 없을 만큼 가슴 아픈 일”이라고 표현하며, “챗GPT가 정신적·정서적 위기 신호를 더 잘 인식해 대화를 진정시키고, 현실 세계의 도움을 안내할 수 있도록 훈련을 계속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 모델은 기업 고객이 특히 주목하는 여러 벤치마크에서 큰 폭의 성능 향상을 보였다. 오픈AI가 만든 전문 업무 평가 지표 ‘GDPval’에서 GPT-5.2는 복잡한 고난도 전문 작업을 수행할 때 인간 전문가 수준 또는 그 이상 성능을 낼 확률이 70.9%로 나타났다. 8월 출시된 ‘GPT-5’의 38.8%, 앤스로픽 ‘클로드 오퍼스 4.5(Claude Opus 4.5)’의 59.6%, 구글 ‘제미나이3 프로’의 53.3%와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다.

소프트웨어 개발 성능을 측정하는 ‘SWE-Bench Pro’ 벤치마크에서도 GPT-5.2는 55.6%를 기록했다. 전작 GPT-5.1보다 약 5%포인트 높고, 제미나이3 프로보다는 12% 이상 높은 수치다.

오픈AI 리서치(트레이닝) 담당 부사장 에이든 클라크(Aidan Clark)는 GPT-5.2의 성능을 끌어올린 구체적 학습 기법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 다만 “사전학습(pretraining)을 포함해 전반적인 영역에서 개선을 이뤄냈다”고만 설명했다.

지난 11월 구글이 제미나이3 프로를 공개할 때도 연구진은 사전학습과 사후학습(post-training) 모두에서 개선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업계 일각에서는 “사전학습 단계에서 더 뽑아낼 수 있는 성능 향상 여지는 거의 소진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던 만큼, 이 발표는 적잖은 놀라움을 줬다. 동시에 오픈AI가 이 부분에서 다소 뒤처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 글 Jeremy Kahn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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