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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 CEO “스테이블코인은 ‘혁신가 딜레마’ 넘기 위한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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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크리스 페이팔 CEO. [사진=게티이미지]
알렉스 크리스 페이팔 CEO. [사진=게티이미지]

페이팔(PayPal)은 세계 최초의 핀테크 기업 중 하나로 설립된지 거의 30년이 지났다. 현재 페이팔은 결제 공룡 스트라이프(Stripe)부터 애플 같은 빅테크 기업들까지 수많은 경쟁자들과 맞서고 있다.

페이팔의 알렉스 크리스(Alex Chriss) 최고경영자(CEO)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일정 규모에 도달해 오랜 시간 사업을 해온 기업들이 직면하는 가장 큰 과제는 바로 전형적인 ‘혁신가의 딜레마'”라며 “지금까지 해온 방식이 효과가 있었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어떻게 계속해서 파괴하고 혁신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역시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페이팔 주가는 올해 1월 이후 30% 넘게 하락했으며, 이는 온라인 결제와 개인 간 송금(P2P)이라는 핵심 사업 영역에서 경쟁사들의 공세를 막아내려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다. 이에 페이팔은 스테이블코인 같은 차세대 결제 수단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이를 자사 전반의 운영과 제품에 통합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크리스 CEO는 “만약 오늘날 결제 생태계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한다면 지금과 같은 모습은 아닐 것”이라며 “아마도 블록체인이나, 스테이블코인과 매우 유사한 무언가를 기반으로 출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CEO는 암호화폐 세계의 ‘늦깎이’가 아니다. 약 12년 전 그는 친구와 스테이크 저녁 식사를 나눈 뒤, 비용을 나눠 내기 위해 비트코인 4개로 친구에게 돈을 보냈다. 현재 시세로 환산하면 35만 달러(약 4억7000만 원)가 넘는 금액이다. 그는 “가끔 그 친구를 만날 때마다 그 스테이크가 얼마나 비싼 식사였는지 상기시켜준다”며 농담을 던졌다.

페이팔 역시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발을 들였다. 2014년, 크리스가 비트코인으로 식사값을 정산하던 무렵, 페이팔은 자회사 한 곳이 비트코인 결제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한동안 암호화폐와 거리를 두던 페이팔은 2020년 사용자들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일부 암호화폐를 사고팔고 보관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다시 시장에 복귀했다. 그리고 2023년, 자체 스테이블코인 ‘PYUSD’를 출시하며 전략적 전환점을 맞았다.

페이팔의 암호화폐 총괄인 메이 자바네(May Zabaneh)는 “페이팔은 글로벌 결제·커머스 기업이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스테이블코인 결제”라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 같은 실물 자산에 가치를 연동한 암호화폐다. 오랫동안 암호화폐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활용돼 왔지만, 최근에는 기존 결제 인프라를 개선하고, 국경 간 거래를 빠르게 하며,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기대 속에서 PYUSD의 시가총액은 올해 1월 약 5억 달러에서 12월에는 약 40억 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했다. 시장 선두주자인 테더(시가총액 약 1850억 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작은 규모지만, 페이팔은 단순한 규모 경쟁보다는 전략적 활용에 더 주목하고 있다.

자바네는 “많은 사람들이 스테이블코인의 거래 시가총액에만 집중하지만, 결제 관점에서 보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페이팔은 PYUSD를 자사 사업 전반에 단계적으로 통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페이팔 지갑과 벤모(Venmo)에서 PYUSD를 보유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유튜브 같은 플랫폼이 사용하는 페이팔의 지급 서비스에서는 수취인이 스테이블코인으로 대금을 받을 수도 있다.

더 나아가 페이팔은 내부 자금 운용에도 PYUSD를 활용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 8~10월 사이 페이팔은 전 세계 3개 대륙에 위치한 5개 법인 간에 총 10억 달러의 자금을 PYUSD로 이전했다.

또한 페이팔은 체크아웃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지원하고 있으며, 기존 가맹점들이 PYUSD로 각종 비용을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시험 중이다. 크리스 CEO는 “소비자와 기업 간 거래를 어떻게 활성화하고,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결제 자체를 어떻게 혁신할 수 있을지가 핵심 질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 전략이 단기적으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네이트 스벤슨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서는 사업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그는 “내가 페이팔을 운영하는 입장이라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며 “언젠가 우리가 일상적으로 암호화폐나 스테이블코인을 쓰게 될 가능성에 대비해 이런 해법과 역량을 미리 준비하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두 개의 하마 테마 NFT를 보유하고 있는 크리스 CEO 역시 그 미래를 확신하고 있다. 그는 “페이팔에서 암호화폐는 최고경영진 차원에서 우선순위로 다뤄지고 있다”며 “이 분야가 회사 차원에서 반드시 투자해야 할 영역이라는 점을 내가 직접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 글 Ben Weiss & 편집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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