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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관료 “은행들이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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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게티이미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게티이미지]

러시아 금융 시스템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점점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

미 백악관은 이번 주말 평화협상 재개를 시도 중이다. 28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다만 회담을 앞두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공습을 강화하면서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전쟁 장기화는 러시아 경제에도 큰 부담이다.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고위 관료는 최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은행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금 미지급 사태(nonpayments crisis)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 계속되거나 확전되는 상황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경제는 2022년 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강력한 제재에도 ‘예상외로’ 잘 버텼다. 중국과 인도가 할인된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구매하면서 재정 수입이 유지됐고, 이는 군사비 지출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유럽과 미국이 제재를 더욱 강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11개월 동안 러시아의 석유·가스 수익은 전년 대비 22% 감소했으며, 12월 수익은 거의 50% 급감할 수 있다.

에너지 수입 감소를 메우기 위해 러시아 정부는 국부펀드를 활용해 왔지만, 이 역시 고갈 단계에 접어들면서 최근에는 세금 인상으로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노동력 부족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여러 소비 부문에서 지출 감소를 막지 못해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기업들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높은 금리와 소비 둔화로 압박 받으면서, 미지급 임금 규모는 10월 기준 전년 대비 거의 세 배 늘어난 27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워싱턴포스트는 무급 휴직과 단축 근무도 점점 더 일반화하고 있다 전했다. 이 때문에 가계 대출 상환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은행 위기나 미지급 사태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 러시아 은행들은 고금리가 차주의 상환 능력을 압박하면서 부채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달 러시아 산업인연합 회장은 “많은 기업들이 사실상 디폴트 직전 상태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9월에는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의 게르만 그레프 CEO가 “러시아 경제가 기술적 정체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7~8월에도 경제 성장률이 사실상 제로 수준에 가깝다고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 정부 산하 거시경제 분석·단기예측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대출 부실이 심화하고 예금 인출이 이어질 경우, 러시아가 내년 10월까지 은행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싱크탱크의 수장 드미트리 벨로우소프는 파이낸셜타임스에 공개된 메모에서 “러시아 경제 상황은 눈에 띄게 악화됐다”며 “2023년 초 이후 처음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의 문턱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 글 Jason Ma & 편집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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