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쏠만하네’ 모태펀드가 스마일게이트 ESG펀드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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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人사이드]구영권 스마트게이트인베스트먼트 바이오·헬스케어 부문대표

구영권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바이오/헬스케어 부문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는 점에서 책임감을 느낀다. ESG 전용 펀드를 운용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토대로 ESG 투자원칙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

구영권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이하 스마일게이트인베) 바이오·헬스케어 부문대표는 ESG 펀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구 대표는 지난해 12월 말 결성한 ‘IBK스마일게이트 ESG 펀드 1호'(이하 ESG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다. 이 펀드는 모태펀드가 출자한 첫 ESG 펀드다. 결성총액 200억원 중 100억원을 모태펀드가 출자했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이 펀드가 갖는 의미는 크다. 이 펀드의 투자 성과에 따라 향후 국내 벤처투자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모태펀드 1호 ESG 펀드 운용사(GP)라는 중요한 임무를 받은 구 대표가 생각하는 ESG 투자란 무엇일까. 유니콘팩토리가 직접 들어봤다.

최대 60개까지…꼼꼼한 ESG 투자적격심의회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의 ESG 펀드가 다른 벤처펀드와 차별화되는 부분은 ESG 투자적격심의회다. 기업의 재무적인 측면과 비즈니스모델(BM)을 집중 평가하는 일반적인 투자심의위원회와는 다르게 다양한 측면에서 투자 대상 기업의 ESG 역량을 살펴보고, 측정·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구 대표는 “모태펀드에서 ESG 펀드 운용사(GP)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첫 번째 원칙이 바로 ESG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별도의 조직을 갖추는 것이었다”며 “관리본부 인력을 중심으로 ESG 투자적격심의회를 별도로 꾸리게 됐다”고 말했다.

ESG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은 투자 단계에 따라 다르다. 초기 단계 기업은 총 12개, 중기 단계 기업은 30개 정도의 ESG 평가 기준이 적용된다. 기업가치 1000억원이 넘는 기업의 평가 기준은 50~60개에 달한다. 여기에 바이오, IT, 플랫폼 등 업종에 따라 추가 혹은 제외되는 세부 기준이 있다.

평가 기준의 60% 이상을 인정받아야 투자를 결정한다. 이를 넘지 못하면 투자받지 못한다. 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하더라도 ESG 투자적격심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투자 대상에서 제외된다.

구 대표는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다각도로 평가를 진행한다”며 “만약 투자 대상 기업에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이를 메꿀 의지가 있는지 실질적인 계획은 있는지 등을 함께 살펴본다”고 말했다.

ESG ‘환경’만 있나…기업의 사회적 가치 집중


구영권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바이오/헬스케어 부문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SG 평가 기준을 마련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현재까지 △라잇루트 △SDT △보백씨엔에스 등 3개 기업이 ESG 투자적격심의회를 통과했다.

각 기업의 비즈니스모델(BM)을 살펴보면 환경적인 측면에 맞닿아 있다. 라잇루트는 2차전지 분리막을 이용해 섬유 원단을 만드는 기업이다. 연간 1만톤에 달하는 2차전지 분리막 폐기물을 가공해 섬유로 가공한다. 2차전지 분리막을 이용해 섬유를 만든 건 라잇루트가 전 세계 최초다.

구 대표는 “BM이 ESG 펀드의 투자 목적과 너무 잘 맞는 회사다. 크기에 따라 뚫고 지나갈 수 있는 입자가 다른 분리막의 특성을 이용해 기능성 섬유를 만든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친환경 섬유에 대한 의류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017년 설립된 SDT는 당초 IT 부품을 만드는 회사였다. 그러나 2021년 사명을 기존 시그마델타테크놀로지에서 SDT로 바꾸고 전통적인 산업현장의 디지털화(DX)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소각로 운전 최적화’ 시스템이다. 다양한 디바이스를 이용해 소각로 내부 환경을 진단하고, 연료를 덜 쓰면서 더 많은 폐기물을 소각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러나 구 대표가 SDT 투자를 결정한 건 단순히 환경적인 측면 때문만은 아니다. SDT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구 대표는 “투자 전 미팅에서 SDT 창업가는 ‘쇠퇴한 전통산업의 부활’, ‘산업재해 안전 강화’ 등 자신이 가진 사회적 과제에 대해 구체적인 구상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ESG, 테마 아닌 투자원칙…지속성장에 꼭 필요”


구영권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바이오/헬스케어 부문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구 대표는 ESG 펀드가 일반적인 테마펀드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기존에 ESG 펀드하면 주로 환경에만 집중됐지만,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의 ESG펀드는 특정 섹터를 가리지 않는다. 건강한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을지를 살펴보는 투자 원칙으로써 ESG 가이드라인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기업이 환경적인 측면에서 너무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더라도 주주 관리에 소홀하다면 지배구조적인 측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투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구 대표는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ESG 투자원칙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ESG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건 추후 해외 투자유치 혹은 상장을 하는데 있어 연습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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