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은행 텔러 가장 빨리 사라진다”…늘어날 일자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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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리터러시 키우자⑤(종합)


전례 없는 AI 기술의 발전이 우리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사회와 경제 시스템, 나아가 인류의 삶 자체가 뒤바뀔 조짐이다. 우려와 공포감도 크다. 그러나 AI와의 공존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결국 AI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사회적 혼선과 불안을 줄여야 한다. 도구로서 AI를 정의하고 윤리적 활용법, 인간과 AI의 역할을 구분하는 것도 시급하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국민적 AI 이해도와 활용 능력을 높이기 위한 ‘AI 리터러시 키우자’ 연중 캠페인을 시작한다.



“AI시대 일자리, 간호사보다 의사가 위험해…농업의 재발견 기대”



AI시대, 직업의 변화 박경렬 KAIST 교수-이상준 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전문가 대담

이상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박경렬 카이스트 교수 대담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숙제를 대신하고 자료를 찾아주며 기획안을 만드는 AI(인공지능)는 익숙하다. 이제는 창작의 영역까지 파고 들어갔다. 클래식 음악을 작곡하고 풍경화를 그리며 소설을 집필한다. 인간을 대신하는 것을 넘어 경쟁에서 압도한다.

증기기관을 필두로 한 1차 산업혁명, 전기와 석유의 2차 산업혁명, 자동화를 기반으로 한 3차 산업혁명 등 기술의 발달과 진보는 노동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생산성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물질적 풍요를 누릴 수 있었고 새로운 직업의 탄생을 알렸다. 기술 진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사회에서 도태되는 사람이 발생하는 그늘도 만들었다.

AI 혁명이 만든 변화도 비슷한 흐름이다. 대학생 인턴 대신 ‘챗GPT 인턴’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기획안을 만들어낸다. 사람을 채용하고 교육하는 시간이 필요 없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도 재조명받거나 더 중시되는 직업군들도 속속 등장한다.

지난달 22일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이상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과 박경렬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와의 좌담회를 통해 AI에 따른 일자리 변화를 조망해봤다.

-3차 산업혁명을 이끈 자동화와 4차 산업혁명의 AI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박경렬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이하 박경렬) = 자동화는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체했다. 노동 생산성, 효율, 수율 등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다만 자동화는 학습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해 최적화된 공정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자동화가 인간의 손과 발을 대체한다면 AI는 조금 과장하면 뇌를 대체한다고 볼 수 있다.

▶이상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이하 이상준) = 자동화 관련 로보틱스 관련 전문가들은 ‘자동화는 AI처럼 퀀텀 점프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사람처럼 걷는 기계, 계단을 오르는 로봇은 이제 막 구현됐을 뿐인데 AI는 학습을 기반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

◇”AI의 진화, 자동화보다 빠르다”

이상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AI가 ‘지금’ 일자리에 주는 영향은.

▶이상준 = 화이트칼라(사무직 종사자) 직군에서 엑셀을 사용해 기획안을 작성하고 PPT(파워포인트문서)를 만드는 등의 일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 아니다. AI는 근로자가 기획서와 제안서 작성을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작곡과 창작까지 하는 AI가 화이트칼라 직군의 일을 대체할 수 있다. 과장되게 표현하면 광화문 근처에서 일하는 화이트칼라 일자리와 광화문 보도블록을 공사하는 일자리 중에서 후자가 훨씬 안전할 거라고 본다. 로봇 기술은 아직 그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고숙련 직업은 유지되지 않을까.

▶박경렬 = 고숙련이면서 사회적 관계가 많은 직업은 대체되기 어렵다. 한 세계적 석학이 ‘의사가 간호사보다 먼저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술은 로봇이 할 수 있지만 붕대를 감아주고 따뜻하게 이야기해 주는 등의 행동은 인간만이 할 수 있어서다.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규정되는 직업들, 혹은 사회적 관계가 다양하고 풍성한 사람들이 더 주목받는 시대가 올 거라고 본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노동의 가치가 상승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경렬 = 경제적인 수요·공급의 법칙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가치들이 주목받을 것이다. 전통적인 차원에서 1차 산업, 2차 산업, 3차 산업으로 옮겨 가는 것만 생각했다면 기술적인 요소를 접목한 새로운 수요와 가치를 1차 산업에서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해질 수 있다. 농업을 예로 들면 가장 친환경적이며 관광산업과 연결돼 있고 전통문화를 보존을 하는 기능,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측면도 있다. AI는 이런 기능을 대체할 수 없다.

▶이상준 = AI 발달에 따라 오히려 역설적으로 ‘인간이 직접 뭔가를 하는’ 그런 노동의 가치가 부각된다. 농업을 예로 드셨지만 1차 산업과 2차 산업에 속한 노동의 가치가 재발견되고 다시 주목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직업의 탄생 가능성은 어떤가.

▶이상준 =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등장할 것이다. AI는 정치, 경제, 물리, 화학 등 인간이 한평생 학습할 수 없는 분량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이런 AI를 사용하려면 결국 질문하는 능력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를 수 있으며 이는 곧 직업의 영역과 연관될 수 있다.

▶박경렬 = 새로운 기술 혁신을 통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회,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직업군이 생길 수 있다. 사회 갈등을 해결하고 기술 혁신에서 잉여 인력으로 내몰린 사람들을 치유하는 사람들, 또한 윤리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직군이 굉장히 각광을 받을 것이다. 결국은 ‘사람’밖에 할 수 없는 일들이다.

◇완벽한 노동의 종말? 한목소리로 “불가능”

박경렬 카이스트 교수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취업준비생들의 사회 편입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박경렬 = 요즘 학생들을 보면 너무 짠하다. 이들은 AI뿐만 아니라 인간과도 경쟁해야 한다. 특히 노동시장도 개방됐기 때문에 다른 나라 사람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상준 = 1인 자영업을 하는 어떤 분은 기존에는 정기적으로 3개월에서 6개월씩 대학생 인턴을 고용했다고 한다. 기본 자료 찾기 등의 업무를 인턴들이 소화했는데 이제는 챗GPT를 사용한다고 했다. 소위 ‘G-인턴’이라고 부르는데 시장 조사와 각종 자료 검색과 정리를 AI가 훨씬 수월하게 하다는 평가다.

-원론적으로 AI 기술 등에 따른 노동의 종말은 올까.

▶이상준 = ‘화이트 칼라’ 노동의 종말은 5년에서 10년 사이에 볼 수 있을 것 같다. 결국에는 AI 기술 발달에 따라 어떤 노동은 사라졌지만 다른 방식으로 ‘우리는 이 일을 노동이라고 규정할거야’라는 식으로 스스로 답을 만들어 새로운 방식으로 대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경렬 = 개인적으로 노동의 종말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관점에서 기술 변화에 따른 노동의 변화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노동의 정의가 변하고 새로운 직업들이 탄생할 텐데 관련 직업들이 사회적 안전망에 포함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당신의 일자리, 빼앗지 않아요”…AI가 빚어낼 직업 기회는



AI시대, 근로자 핵심 역량…WEF “분석·창의적 사고”

지난 7일(현지시간) 세계 최초의 인간·로봇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주최로 열린 ‘선(善)을 위한 인공지능(AI)’ 포럼 현장이었다.

최신 생성형 AI(인공지능)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들에게 인간들이 건넨 질문 중 하나는 ‘일자리’였다. 이에 의료용 로봇 ‘그레이스’는 “나는 인간과 함께 도움과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며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레이스의 제작자인 벤 고어트젤이 “그레이스, 확실한가”라고 다시 묻자 그레이스는 “확신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처럼 날로 발전하는 AI를 바라보며 인류가 떠올리는 우울한 관측 중 하나는 ‘결국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이란 우려다. 실제로 미국 작가협회는 AI가 쓴 시나리오·대본 제작의 활용 금지를 요구하며 1개월 넘도록 파업을 벌였고, 미국 인적자원 관리업체인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 Inc.)는 5월 보고서에서 AI로 인해 정리해고된 근로자가 3900명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기술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란 걱정은 비단 오늘날만의 우려는 아니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은 신기술에 지배당할 것이라며 끊임없이 불안해했다. 그러나 다양한 연구 및 통계에 따르면 사라지는 일자리만큼, 또는 그 이상의 새롭게 만들어지는 일자리가 많았다. AI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일터에서 AI와의 공존을 상수로 삼고, AI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5월 발표한 ‘일자리의 미래 2023’ 보고서도 이 같은 AI 시대의 고용시장 변화 흐름을 주목했다. 보고서는 “잠재적 알고리즘 대체의 핵심 동력인 AI는 앞으로 5년 내 전체 기업의 75%가 채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이 중 50% 조직은 일자리 증가를, 25%는 일자리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AI 도입은 기업 대부분의 미래지만, 산업 및 직군별로 일자리의 증감은 다를 것이란 평가다.

WEF는 대부분 전통적 제조·상거래 분야 등의 사무직원을 가장 빠르게 감소할 일자리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비서, 은행 텔러, 우편 서비스, 계산원과 매표원, 데이터 입력원 등”을 꼽았고, 이들 일자리 2600만개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신기술 관련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며 ‘AI 및 머신러닝 전문가’를 가장 빠르게 성장할 직업군 1위로 꼽았다.

일자리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근로자들의 핵심 역량으로는 ‘분석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를 1·2위로 꼽았다. AI를 비롯한 혁신 기술이 인간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할 작업을 상당 부분 대체하면서, 오히려 WEF는 “직장 내 복잡한 문제 해결의 중요성이 주목받으며 근로자 ‘인지 능력(Cognitive Skill)’이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직접 AI 등을 다룰 수 있는 ‘기술 사용능력(Technology literacy)은 이보다 낮은 6위였지만, 근로자의 필요 역량 중 그 중요성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능력 중 하나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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