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 땅도 팔고 지분도 팔다[“파티는 끝났다”[허리띠 죄는 기업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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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한계기업의 규모별 재무 특성 추이

#셀트리온은 최근 단기신용등급을 평가 받았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부터 받은 기업어음(CP) 등급은 ‘A1’이다. 탄탄한 실적과 재무구조로 은행에서 ‘큰손님’으로 통하는 셀트리온이 CP 등급평가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셀트리온이 단기 자금시장에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셀트리온은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을 추진하면서 자금 수요가 커졌다.

# 풀무원은 이달 초 30년 만기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CB의 만기 이자율은 8~9.5%로 결정됐다. 풀무원은 이번 조달 자금으로 기존 신종자본대출과 관계사 차입금을 상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알짜 투자지분을 매각하거나 사업 연관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팔아 현금화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까지 기업어음 등 급전 조달 시장이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시장을 찾고 있다.

3일 본지 취재결과, 올해 1~8월 ‘유형자산처분’ 및 ‘유형자산양도’ 공시를 낸 상장사는 모두 26곳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했다. 이 중 대기업이 많은 코스피기업이 9개, 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코스닥기업이 17개였다. 회계적으로 ‘유형자산’은 사업 기반이 되는 사옥, 토지, 공장 등을 일컫는다.

지분 투자했던 기업 주식을 처분하거나 양도한 사례도 71곳(코스피 24개, 코스닥 47개)이나 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늘었다.

시장금리가 치솟고 자금조달 길(회사채 발행시장)이 막히자 기업들이 자산을 처분해 현금확보에 나선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회사채 조달금리(3년 무보증 AA- 기준)는 연 4.640%(9월 25일 기준)다. 연 3% 후반대까지 떨어졌던 금리는 5월 이후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연 5%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회사채(무보증 3년)BBB-’는 11%대에 달하고 있다.

기업들은 ‘큰 손’(기관투자자)에 손을 내밀지만, 이들은 손사래를 친다. 8월 채권 발행 규모는 83조 원이었다. 전월보다 11조6000억 원 증가했다. 그러나 회사채 발행액은 1조3600억 원 감소한 3조9600억 원에 그쳤다.

경제상황도 잿빛이다. 9월로 접어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라는 건 기정사실이다. 기획재정부(1.4%)나 한국은행(1.4%)뿐 아니라 해외 기구에서도 1%대 성장이 ‘컨센서스(전망 평균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업들은 급한 불을 끄려 웃돈을 주고 급전 창구를 찾는다. 9~12월 기업들이 갚아야 할 회사채 만기 도래액은 14조6558억 원에 달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7~9월 현재) CB 발행금액은 1조736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금액 1조2183억 원 대비 43% 증가한 수준이다. CB 발행 건수는 66건에서 89건으로 35% 늘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영구채 성격을 띠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곳도 있다.

풀무원 외에도 효성화학은 지난달 말 700억 원에 이어 이달 3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추가 발행했다. 만기는 30년, 최초 이자율은 연 8.30%에 달한다. 만기 도래하는 기업어음을 상환하기 위한 조달로 알려졌다. 하나마이크론(480억 원), 아이티엠반도체(215억 원) 등 코스닥 기업들까지 이례적으로 영구채를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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