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주주환원책…자사주 소각 늘고 무상증자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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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상장사들이 주주환원 및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내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가 견인 ‘치트키’였던 무상증자는 지난해에 비해 미진한 양상이다. 주식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에 대한 투자자와 당국의 관심이 커진 가운데, 주가 부양 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상장사의 주식소각결정 공시는 87건으로 지난해 65건을 이미 넘어섰다.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은 유통 주식수를 줄이는 효과를 통해 주당순이익(EPS)이 늘어나고, 주당 배당금이 높아지는 등 주주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불러온다. 이에 따른 투자 매력 증가로 주가 상승도 부수적을 누릴 수 있다.

금융지주들의 잇따른 주주환원책이 자사주 소각의 선두주자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메리츠금융지주를 시작으로 미래에셋증권, 신한지주, KB금융 등이 상반기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고, 하반기 들어서는 BNK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도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여기에 네이버, 셀트리온, 현대모비스, KT, SK텔레콤 등 대형 상장사도 주주환원 혹은 주주가치제고 목적 주식소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다. 특히, 네이버는 10월 31일 자사주 소각을 발표하며 향후 2차례 더 자사주 소각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코스닥 상장사도 마찬가지다. 올해 코스닥 상장사의 주식소각 공시는 3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건 대비 크게 늘었다.

주가 부양 기능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달 주식소각을 발표한 네이버, 셀트리온, 그래디언트, SGC이테크건설 등은 공시 이후 2일까지 각각 2.63%, 5.13%, 3.95%, 2.37% 상승했다.

이러한 자사주 소각 증가는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행동주의펀드 활동이 뚜렷해지면서 배당확대와 자수주매입 및 소각확대를 포함한 주주친화정책 강화 등을 요구하면서 기업 대주주 혹은 경영진과 대립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고 짚었다.

주주환원 효과와 더불어 지난해 테마주로 자리매김했던 무상증자의 주가 견인 효과가 줄어든 점도 자사주 소각에 대한 기업 선호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00% 이상 무상증자 결정 공시는 올해 10월 말 기준 3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0건에 비해 15건 감소했다.

주가 부양 효과도 미진하다. 8월 1주당 5주 신주배정 무상증자를 결정한 미래산업 주가는 공시 당일 15.73% 급락했다. 지난달 11일 300% 무상증자를 결정한 지앤비에스 에코는 공시 당일 14.66% 내렸고, 배당락 당일에도 하락 마감했다.

한편, 금융당국 역시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자사주 제도에 눈길을 두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19일 ‘금융투자업계 라운드테이블’에서 공정거래 기반 강화를 위한 자사주 제도 개선 방안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자사주 소각을 주가 저평가를 벗어날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질 때 지배주주의 자사주 남용 가능성을 줄일 수 있으면서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여부가 주주환원정책의 가장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으며 주가 저평가를 탈피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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