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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극장가 달군 화제작, 관객수보다 값진 이유는…

‘서울의 봄’, 1000만 관객보다 훨씬 값진 세 가지

‘범죄도시2’ ‘탑건: 매버릭’ ‘아바타: 물의 길’ ‘한산: 용의 출현’ ‘공조2: 인터내셔날’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지난해 국내 영화 흥행 순위 1~6위 작품들이다. 여기에 9위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과 10위 ‘마녀(魔女) Prat2. The Other One’까지 포함하면 후속편 영화가 2022년 국내 박스오피스를 장악했음을 알 수 있다.

감염병에 확산으로 인해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저어되던 시점, 여기에 영화 관람료가 크게 오르고, OTT 콘텐츠가 강세를 보이면서 극장 관객은 크게 줄었다. 그 사이 이미 흥행성이 검증된 원작을 토대로 한 후속편이 잇따라 관객몰이에 나섰다.

2020년 3월 국내에서 감염병이 크게 번져가던 시기부터 최근까지 흥행 순위를 살펴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범죄도시’ 2편과 3편이 각각 1269만여명과 1068만여명을 불러 모은 데 이어 ‘탑건: 매버릭'(822만여명),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698만여명), ‘한산: 용의 출현'(726만여명), ‘공조2: 인터내서날'(698만여명)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588만여명) 등 이른바 ‘프랜차이즈 영화’ 또는 시리즈 영화가 전편의 인기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설정과 이야기로 또 다시 관객의 낙점을 받았다.

1000만 관객을 향해 내달려가고 있는 ‘서울의 봄’의 흥행이 빛나는 첫 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화 '서울의 봄'의 포스터 컷.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서울의 봄’의 포스터 컷.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14일 현재까지 전국 누적 772만9000여 관객을 불러모은 ‘서울의 봄’은 18일 오전 9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달 22일 개봉해 한 달도 되지 않은 기간 쌓은 성과다. ‘프랜차이즈 영화’가 아닌 단일작품으로 이처럼 큰 흥행 성적을 써가고 있는 것이다. ‘범죄도시’ 2편과 3편을 제외하면 감염병 확산 이후 시리즈물이 아닌 작픔으로 최고 흥행 수치를 기록 중이다.

특히 극장가의 전통적 비수기로 꼽히는 11월에 개봉한 한국영화로서도 혁혁한 흥행 성적이다.

이 작품이 지닌 이야기의 폭발력이 그만큼 큰 것임을 방증한다.

권력의 공백기에 반란에 나선 한 무리의 정치군인들과 이들을 제압하려는 또 다른 군인들이 맞서는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는 이처럼 단순한 설정을 매우 긴박한 이야기로 풀어헤치며 관객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인물들이 순간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서 어떤 결정으로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는지를 영화는 촘촘한 그물망처럼 펼쳐보인다.

사적 이익을 위해 군대라는 공적 무력을 동원한 반란군과 이들의 총기와 술수 앞에서 무력하게 무릎을 꿇고 만 진압군의 대결이라는 단선적인 구도는 이들이 시시각각 변해가는 위태로운 상황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영화의 이야기에 긴장감과 긴박감을 불어넣었다.

관객은 이 같은 설정과 구도, 이야기에 함께 분노하고 좌절한다. 관객 특히 MZ세대라 불리는 20~30대 연령층의 공감은 더욱 컸다.

영화 '서울의 봄'의 한 장면.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서울의 봄’의 한 장면.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개봉 직후 영화에 대한 언론의 호평과 그에 힘입은 입소문은 이른바 이들 세대의 ‘심박수 챌린지’로 증폭됐다.

18일 오전 11시 현재 CJ CGV 분석에 따르면 20~30대 관객은 전체의 55%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하며 영화 흥행을 견인해가고 있다. 전체의 52.9%가 여성이라는 점도 크게 눈에 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허구의 이야기를 덧댄 ‘팩션 드라마’로서 젊은 여성층의 지지가 비교적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멀티플렉스 극장의 게시판에는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 한 구석이 저렸다”(s0*******), “다소 무거운 소재를 신선하게 다뤘다”(시네***), “불편한 역사의 시작 시간. 잊혀진 패자에 대한 존경이 필요한 때”(lo***) 등 호평과 공감의 목소리가 넘쳐난다.

젊은 관객들은 이를 실제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도 표출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에서는 실제 1979년 12·12 군사반란과 이를 전후한 역사적 맥락을 세밀히 들여다보는 다양한 콘텐츠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 편의 영화가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현대사의 굴곡진 한 페이지를 들춰냈고, 젊은 관객은 이에 호응하며 역사를 새롭게 공부하고 있다.

영화 '서울의 봄'의 한 장면.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서울의 봄’의 한 장면.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처럼 영화에 대한 폭넓은 대중적 지지를 이끌어낸 사람, 바로 연출자 김성수 감독이다.

김 감독은 “젊은 관객 특히 여성 관객들에게 이 영화가 얼마나 다가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개봉 전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뚝심 있게 밀고 나간 연출의 추진력과 이에 힘입은 배우들의 열연은 기어코 관객의 지지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자신이 고교 3년생이던 1979년 당시를 떠올리며 ‘서을의 봄’을 연출했다. 그는 그날 서울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울려퍼진 총성에 대한 의구심을 안고 1980년대에 20대를 보냈다. 훗날 사건의 실체를 알게 된 뒤 엄혹했던 20대를 돌아보며 감독은 힘겨운 역사 톺아보기의 길에 나섰다고 돌아본다.

1980년대 말 ‘그들도 우리처럼’과 ‘베를린 리포트’의 연출자 박광수 감독의 연출부와 조감독 시절을 거친 그는 ‘그대 안의 블루’ 등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1995년 ‘런어웨이’로 연출 데뷔한 뒤 ‘청춘영화’의 대표격으로 인식되는 ‘비트’와 ‘태양은 없다’로 당대 관객과 소통했다.

김성수 감독이 지난해 여름 전남 광양에 세운 '서울의 봄' 속 서울 광화문 앞 거리 세트에서 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김성수 감독이 지난해 여름 전남 광양에 세운 ‘서울의 봄’ 속 서울 광화문 앞 거리 세트에서 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후 ‘무사’ ‘감기’ ‘아수라’ 등 주로 선굵은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드러낸 그는 이제 ‘서울의 봄’을 통해 만개한 재량을 과감히 펼쳐놓는 데에 이르렀다.

충무로에서는 “결국 김성수 감독이 해냈다”는 찬사 섞인 축하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나이 60이 넘은 한 연출자의 끈질긴 이야기 탐색이 어떻게 젊은 관객의 감성과도 호응할 수 있는지 김성수 감독은 지금, 그리고 198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걸어온 행보로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그는 이제 ‘명장’이라 불려도 아깝지 않을 빛나는 성취를 안게 됐다고 해도 과찬이 아닐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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