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살다 반려자가 된 두 남녀
첫 만남 그리고 이혼 위기
서로 다른 문화권 출신의 남녀가 결혼하는 경우, 여러 어려움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일반인과 유명인의 만남은 가치관이 달라 더욱 힘든 관계가 지속될 수 있는데, 여기 그 어려움을 극복한 커플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계 캐나다인 강주은은 배우 최민수와 1994년 결혼했다.
강주은이 최민수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우연에 가까운데, 6월 20일 방송된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에서 강주은이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풀어놨다.
이 날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한 강주은은 미스코리아 캐나다 지역대회에 나와 입상해 한국으로 온 사연을 전했다.
강주은은 “원래 치과대학에 진학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교수님이 미스코리아 캐나다 선발 대회에 나가면 사회 활동으로 이점이 될 거라 말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아무런 준비 없이 나갔는데 미스 캐나다 진에 올랐다. 이후 본선 진출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라고 말했다.
이때 강주은은 한국 대회에서 순위권 안에는 들지 못했지만 인생의 반려자를 그곳에서 만나게 된다.
강주은은 “그곳에서 최민수가 멀리 응원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때 처음 그를 만났다”며 첫 만남을 회상했다.
그는 이어 “다들 (탈락해서) 울음바다였다. 저만 웃고 있었더니 (최민수가) 나를 신기하게 봤다. 그래서 (최민수 옆을) 지나가는데 순간 그가 ‘수고하셨어요’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강주은은 이어 “인사 후 갈 길을 갔는데 남편 생각에 (연예인에 대한) 반응이 너무 없는 거다”라며 당시 캐나다에서 온 강주은이 유명인이었던 최민수를 몰라본 상황을 전했다.
일주일 뒤 강주은은 PD가 ‘한국 방송국 구경을 시켜주겠다’라는 제안에 방송국에서 최민수를 다시 한번 만났다. 한 카페에서 둘은 차 한잔을 했는데 장장 3시간 동안 대화했다.
최민수는 그 자리에서 강주은의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치며 ‘제가 주은 씨한테 프러포즈하겠습니다’라며 고백하자 강주은은 ‘이 눈을 보며 평생 살겠구나’란 느낌이 왔다고 전했다.
달콤할 것 같았던 신혼, 하지만 펼쳐진 지옥
그렇게 1993년 만남 이후 이듬해 결혼한 두 사람. 결혼 전 달콤할 것 같았던 신혼과는 달리 이 두 사람에게 결혼 초창기는 지옥이었다.
평탄치 못한 삶을 살아온 최민수와 달리 강주은은 화목한 부모님 밑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다. 이로 인해 생긴 차이는 결혼 초기 이 부부에게 덫이 됐다.
과거 JTBC ‘짠 당포’에 출연한 강주은은 결혼 초 상황에 대해 “결혼 초 매일매일이 위기의 연속이었다”면서 “처음엔 결혼이 지옥이었다”라고 밝혔다.
최민수와 결혼 후 강주은에게 가장 충격적인 점은 40억 원의 빚이었다.
강주은은 이에 대해 “남편이 겉보기와는 다르게 성격이 여린 데다 정이 많다”면서 “주변에 사정이 어려운 분들이 계시면 도와줘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남편 외에도 나 또한 (지인에게) 돈을 빌려주니 두 배로 돈이 나가고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또한 캐나다 교포 2세로 남편과의 문화 차이도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결혼 초창기 서로 문화가 달라 소통이 안 됐었다. 그래서 오해가 많은 상황이었다”면서 “남편이 그냥 정상적인 일반인은 아니지 않으냐”라고 밝혀 주위에 웃음을 줬다.
이렇게 어려운 결혼 초창기 상황을 어떻게 풀었느냐라는 물음에 강주은은 “남편이 좀 특이했다. 일반인인 제가 연예인과 결혼해 너무 서로 달랐다. ‘앞으로 잘 살려면 그 사람이 되어 봐야겠다’라고 생각했다”면서 “완전히 나를 버리고 그 남자가 되어봤다”라고 밝혔다.
강주은은 “술도 마셔보고 담배도 피우는 척했다. 집에도 늦게 들어가 봤다. 그때 남편이 오히려 나를 응원해 줬다”면서 2년 반 동안 어긋난 모습을 보였다.
어긋난 두 사람을 다시 이어주게 만든 것은 말 없는 응원
강주은의 그런 모습은 2년 반 동안이나 계속 됐다. 이때 최민수는 강주은의 달라진 모습에 그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강주은은 당시 상황에 대해 “남편이 너무 응원해 줬다. 그러니 어느 날 울음이 났다”라고 회상했다. 이렇게 서로 어긋난 채 보낸 지옥 같은 신혼 기간이 결국 제자리로 찾아갔다.
가정에는 안정이 깃들었다. 강주은은 “결혼 후 15년까지 배워가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을 양육하며 같이 성장해 왔다. 그렇게 살아갔다”면서 “나 역시 그 남자 입장에서 생각하게 됐고 그 사람이 되어 보려고 했다. 그렇게 하니 전환점이 시작됐다”면서 이때 이후 보낸 15년은 부부가 서로 하나가 된 채 살아왔다고 감동의 이야기를 전했다.
한편, 강주은의 결혼 초창기 상황을 들은 네티즌들은 “90년대 초에 40억이면 지금 돈으로 얼마인 거야”, “최민수 손이 큰 줄은 알았지만, 진짜 상남자다”, “지금은 너무 잘 지내서 이런 일이 있는 줄 몰랐다”, “부부가 서로 닮아간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와 같은 반응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