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효진, 하정우 감독 작품으로 재회 “‘남다른 잔소리’ 많이 했어요”

“남다른 애정을 쏟은 것처럼 보였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남다른 애정이 아니라 남다른 잔소리를 많이 했죠.”
오는 3일 개봉하는 영화 ‘윗집 사람들’은 배우 공효진과 하정우가 2012년 영화 ‘러브 픽션’ ‘577프로젝트’ 이후 13년 만에 다시 만난 작품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감독’ 하정우의 네 번째 작품으로, 그와 친분이 두터운 공효진은 현장에서 프로듀서로 불릴 만큼 작품에 애정을 쏟았다. 이를 언급하자 공효진이 “애정보다 잔소리가 더 많았다”며 웃으며 한 말이다.
공효진은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윗집 사람들'(제작 싸이더스, 워크하우스컴퍼니) 인터뷰에서 “이 작품의 화자가 여성인데 감독님은 남성이라 여성의 심리적 측면에 대해서 많이 얘기해줬던 것 같다”며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많이 해서 그렇게 봐준 것 같다”고 말했다. 공효진은 “잔소리” “다리 역할”로 자신의 현장 활약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잔소리도, 다리 역할도 애정 없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감독님도 그렇지만 이 영화를 만든 제작진이 ‘577프로젝트’와 ‘싱글라이더’를 함께 했던 팀이에요. 그래서 이 영화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을 거예요. 지인들의 작품이라.”

●”하정우 감독 믿고 출연 결정”
‘윗집 사람들’은 매일 밤 윗집에서 들려오는 활기찬 소리 때문에 윗집 부부와 저녁 식사를 함께하게 되는 아랫집 부부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작품이다. 스페인 영화 ‘센티멘탈’이 원작으로, 하정우가 감독과 주연을 겸하고 여기에 공효진 김동욱 이하늬가 합류해 두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하정우는 ‘센티멘탈’의 영화화를 결정하고 아랫집 아내 정아 역에 가장 먼저 공효진을 떠올렸다. 두 사람이 다시 작품 인연을 맺게 된 배경이다.
“처음 받은 시나리오는 감독님이 각색하기 전의 버전이었어요. 하정우 감독님의 색깔이 보이지 않아서 출연을 망설였지만, 원작이 진짜 재밌었고 ‘가다 말겠지’가 아니라 ‘어디로든 가겠지’라는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결정했어요.”
공효진이 연기하는 정아는 남편 현수와의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 속에서 지쳐가는 인물이다. 두 부부가 식사를 하면서 성에 관한 수위 높은 대화가 오가는 가운데 관객은 화자인 정아의 감정에 이입해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영화에서 다뤄지는 이야기가 어디 가서 쉽게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처음 만난 부부들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게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정아는 윗집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계속 당황해하면서 관객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리액션 위주의 연기를 하려고 했어요. 관객이 정아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이끌려갈 수 있도록 중점을 뒀어요.”

●”2년의 공백기, 자신 돌아본 시간”
‘윗집 사람들’은 2019년 ‘가장 보통의 연애’ 이후 공효진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이자, 결혼 후 첫 영화기도 하다. 공효진의 스크린 복귀가 길어진 데에는 ‘가장 보통의 연애’ 이후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도 한몫했다. 이 시기에는 영화뿐 아니라 다른 활동도 자제하면서 오롯이 개인적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보낸 2년간의 휴식은 그에게 재충전의 시간이 됐다. 그러는 사이에 인생의 반려자도 만났다. 공효진은 2년간 교제한 가수 케빈 오와 2022년 10월 미국 뉴욕에서 결혼하고 배우 공효진이 아닌 인간 공효진의 삶을 충실히 채웠다.
“일을 쉬면서 즐거웠어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그 시간이 좋았어요. 이십몇 년간 나름 연기 생활 잘했으니 이제 다른 패턴으로 살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을 만큼이요. 그런 뒤에 ‘별들에게 물어봐’로 복귀했는데 그게 또 너무 즐거운 거예요.”
공효진은 공백기 전후의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이 바뀌었다고 돌아봤다. 연기가 더 좋아지고 자신감도 더 생긴 것 같았다. 현장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임하게 됐다고 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연기라는 게 저한테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어요. 지금 제 몸의 코어로 있는 게 바로 ‘다음 작품’이에요. 코로나 때 쉬면서 즐겁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현장에 돌아와 보니 알겠더라고요. 연기는 저한테 없어서는 안 될 중추 같은 거라는 사실을요.”

●”더 늦기 전해 다양한 경험 해보고 싶다”
그러면서 공효진은 “연기가 재밌다”며 “이제 뭐든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이러한 그의 변화를 차기작인 새 드라마 ‘유부녀 킬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부녀 킬러’는 육아를 마치고 조직에 복귀한 전설적 킬러 유보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공효진과 정준원이 주연으로 출연한다. 공효진의 주특기 분야인 로맨틱 코미디 물이지만 이 작품으로 공효진은 데뷔 이래 처음 액션 연기에 도전한다.
“제가 ‘몸치’, ‘박치’, 몸으로 하는 건 다 ‘치’예요. 그래서 액션은 근처에도 안 갔는데 이번에 도전해요. 결혼하고 나니까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여러 가지를 경험해 봐야겠다 싶어요. 겁이 나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제는 캐릭터 색 ‘찐’한 작품들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