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워너 인수? 봉준호 “극장 관람 경험은 쉽게 안 사라져”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최강자 넷플릭스가 할리우드의 대표적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를 106조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향후 전 세계 영화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두 회사와 손잡고 일한 경험을 지닌 봉준호 감독이 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현지시간으로 6일 막을 내린 모로코 마라케시 국제영화제에서 “스트리밍도 영화를 보고 즐기는 훌륭한 방식이다”면서도 “하지만 극장 (영화)관람 경험이 그렇게 쉽게 사라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인수와 그로 인한 극장 관람의 경험이 사라질 것에 대한 우려를 담은 관객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고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가 전했다.
봉 감독은 이번 영화제에서 배우 안야 테일러 조이·제나 오르테가, 셀린 송 감독 등 경쟁부문 심사위원들을 이끌며 심사위원장으로 활약했다. 그는 심사위원들과 함께 “하루에 두 편씩, 큰 극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영화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험을 “정말 즐겼다”고 밝히며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인수에 관한 생각을 앞선 언급으로 드러냈다.
봉 감독은 2017년 영화 ‘옥자’를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아 만들어 칸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이며 영화의 극장 상영 여부를 둘러싼 세계적 논쟁에 불을 지폈다. 또 올해에는 워너브러더스와 손잡고 로버트 패틴슨 주연 SF영화 ‘미키 17’을 선보였다. 두 회사와 일한 경험을 지닌 만큼 그의 이번 언급이 더욱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해 ‘인셉션’, ‘인터스텔리’ 등을 연출하고 지난해 ‘오펜하이머’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등 할리우드 연출자들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끄는 미국감독조합은 이번 인수와 관련해 논의를 시작하며 넷플릭스와도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의 TV·영화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 부문인 HBO 맥스를 720억 달러(106조원)에 인수하기로 한 뒤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할리우드에서는 스트리밍 수익을 통해 성장해온 넷플릭스가 향후 영화의 극장 개봉과 관련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의 극장 상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우려는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인수 소식이 전해진 직후 AMC와 IMAX 등 미국의 주요 극장 관련 기업 주가가 2% 이상 하락했다고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