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틴탑 출신 가수 방민수가 아이돌 시절 겪었던 고충을 털어놨다.
지난 2일 유튜브 ‘방민수’에 ‘아이돌이 언제부터 유사 연애 직업이 되었나’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방민수는 자신이 아이돌 활동 시절 겪었던 고충을 고백하며 아이돌에 관한 오해를 바로잡았다.
방민수는 “아이돌 문화가 지금 병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말해보겠다”라며 “아이돌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을 거다. 그 친구들은 회사에서 계속 세뇌당한다. ‘연애하면 안 된다. 담배 피우면 안 된다. 술 마시면 안 된다’라고 세뇌당한다. 회사도 투자했으니까 소속 아이돌이 그런 행동을 하면 망할 걸 알아서 계속 세뇌를 시킨다”라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데뷔하면 팬들이 어쨌든 생기지 않느냐. (팬들이) 내가 뭐 조금만 잘못해도 난리를 치는 거다”라며 “아이돌 지금 꿈꾸는 친구들, 그거 이미 다 알고 있다고 해도 현장에서 실제로 자기가 느끼는 거랑 다르다. 완전히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아이돌 준비하는 거는 정신 무장도 어느 정도 하는데 연습생 때까지는 육체노동이다. 그런데 막상 데뷔하고 보면 이게 감정노동이 되는 거다. 내가 생각지도 못한 관리들이 막 이렇게 들어오고,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이 나한테 많은 욕을 하고 돌을 던진다. 내가 걱정돼서 말한다는 식으로. 걱정해서 말해주는 건 좋다. 다만 그거를 몇백 명이 걱정하니까 부담이 된다”라고 털어놨다.
또 “아이돌은 환상을 파는 직업이 아니다. 첫 시작이 있었을 거다. 옛날 80년대 가수들을 보면 진짜 저세상으로 간 콘셉트들 되게 많다. 신화 선배님, H.O.T 선배님들도 그랬다. 세기말 콘셉트. 그러다 어느 순간 누군가 환상을 파는 게 잘 먹힌다는 걸 깨달았을 거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악플러들이 아이돌에게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선생질하는 팬들이 엄청 많다. 그런데 선생질하는 애들 한두 명이 있으면 주위의 다른 사람들까지 영향을 받는다. 만약 나한테 한두 명이 훈장질한다고 하면 그 주위에 있던 다른 팬들이 그걸 따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근데 아이돌은 그거에 대해 말을 못 한다. 그러니까 안에서 계속 병 든다. 공적으로 말을 할 수가 없으니까 속에서 계속 병 드는 거다. 그러니까 애들이 아파서 쉰다는 건 진짜 몸이 아픈 게 아니다. 정신이 아프니까 몸까지 아파지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근본적으로 말하자면 아이돌은 환상을 파는 직업이 아니다. 그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 처음의 취지는 댄스 가수 한 명이 할 수 없는 일을 여러 명이 더 멋지게 무대를 꽉 채우고 화려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환상을 파는 일이 돼버렸다. 그러니까 아이돌이라는 단어 자체도 잘못됐다. 차라리 댄스가수라고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맞는 말 같다. 팬들이 환상 가져놓고 환상 파는 직업이라고 하는 것 같다. 원래 아이돌은 노래랑 춤이 좋아서 시작한 애들이지 않으냐”, “공감된다. 나도 아이돌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무대라고 생각한다”, “무슨 말인지 이해는 간다. 너무 어릴 때부터 진로 결정하고 한 길만 보고 계속 달리니까 아닌 걸 알면서도 발 못 빼고 끌려가는 아이돌도 많을 거다”, “아이돌 감정노동 너무 심하겠더라. 팬 사인회 가서 무례하게 행동하는 사람 정색하고 내쫓지도 못하고 그냥 잘 타이르는 거 보면 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나이에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저게 산업이라는 생각을 처음엔 못하는 듯”라며 공감했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이런 말은 환상 파는 소속사에 뭐라고 해야지. 팬들한테 뭐라고 하는 게 맞느냐”, “뭔 말인지 알겠으나 사고 다 치고 나가신 분이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근데 저 세대랑 지금 데뷔하는 세대랑 다른데…”, “아니 근데 하기 싫으면 그때 그만두지, 왜 지금 와서…”, “그 환상 때문에 아이돌 하고 싶어 하는 애들도 많을 거다. 뭔 또 저런 말을 하고 있느냐”, “댄스 가수라기엔 하기엔 좀 무리다. 실력 안 돼도 아이돌이라 넘어가는 일도 많지 않으냐”, “그때나 지금이나 환상 파는 일 맞는 것 같은데…감정 노동은 예전보다 배로 심해졌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방민수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 중 욕설과 부적절한 행동으로 비판을 받았다. 이후 그는 자신이 활동하던 틴탑에서 탈퇴했다.
당시 그는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중 담배를 피우는가 하면 욕설을 계속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에 팬들이 흡연과 욕설 등을 자제해 달라고 하자 “짜증이 나는 이유가 뭔지 아느냐. 평소엔 날 소비하지도 않던 사람들이 컴백하다니까 갑자기 와서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 게 솔직히 싫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 내가 팀에 소속돼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여러분한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일 수 있는데, 내가 XX 컴백을 안 할까 생각하고 있다. 계약이 7월에 끝난다”고 했다.
이후 소속사 티오피미디어는 급히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방민수는 사과문 발표 3일 만에 탈퇴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