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길을 떠도는 고양이 때문에 경찰까지 나타나자 남편이 나서서 집 안에 데리고 들어온 사연이 눈길을 끈다.
지난달 31일 유튜브에는 “미국 경찰 데리고 온 고양이에게 간택당한 한국인”이라는 제목의 영상 한편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미국에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인 영주 씨가 올린 것이다. 영주 씨는 본지와 연락에서 새해 첫날 집 앞에서 이 고양이를 만났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당시 옆집 이웃 아저씨는 마당 청소를 하다가 영주 씨네 집 앞으로 다가와 무언가를 보고 흠칫 놀랐다.
그를 당황하게 만든 것은 바로 검은 고양이였다. 그는 고양이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고양이를 보고 ‘광견병’에 걸린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
결국 신고를 받은 경찰까지 출동했는데. 하지만 광견병은커녕 고양이는 꼬리를 세우고 경찰관의 다리에 몸을 비비는 모습이다. 경찰도 광견병이 아니라며 고양이가 걷지 못한다거나 어떤 증세가 있어야 동물 보호소에서 출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 고양이는 옆집 아저씨에게도 반갑다며 다가가서 인사를 했는데, 고양이에 대해 잘 모르는 옆집 아저씨가 자신을 공격한다고 오해했던 것이었다.
이때 영주 씨의 남편이 고양이 간식을 들고 등장했다. 이미 영주 씨네 가족은 반려묘 ‘헌터’를 키우고 있었기에 이 고양이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오히려 새로운 고양이의 등장에 남편은 신난 모양인데. “아마 이건 간택인 것 같다”고 중얼거리며 곧바로 켄넬을 가져와 집 안으로 고양이를 데려왔단다.
새해 첫날부터 예기치 못한 손님의 등장에 분주해진 영주 씨네 가족. 일단 헌터와 분리하기 위해 세탁실에서 밥을 먹이며 돌봐주기 시작했다.
그날은 휴일이라 동물 보호소가 열지 않았기 때문에 고양이는 다음 날까지 집 안에 머무르게 됐다. 영주 씨는 “주인을 못 찾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보호소에 보내거나, 고양이를 좋아하는 지인에게 입양을 권하거나, 우리 가족이 입양하는 것까지도 생각해 봤다”고 말했다.
그런데 다음날 영주 씨는 아이들의 등교를 준비시키다 길에서 고양이 사료를 들고 가는 사람을 목격했다. 알고 보니 바로 어제 데리고 온 고양이의 집사였다.
고양이를 잃어버렸다며 추운 날 밖에서 동사하기라도 했을까 봐 걱정했다고. 영주 씨네 집에 들어가자 자기 고양이가 맞다며 울음을 터트리는 집사에게 고양이도 화답하듯 점프해 안겼단다.
그렇게 고양이는 집사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고양이가 추운 겨울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게 된 것은 영주 씨의 남편 공이 컸다.
“사실 남편은 원래 고양이를 무서워했다”는 영주 씨. 하지만 지금 같이 살고 있는 고양이 헌터가 남편을 잘 따르면서 지금은 누구보다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져있단다.
그 뒤로 아직까지 그 고양이의 집사를 만나지 못해 근황을 알지는 못한다고. 대신 짧지만 강렬했던 만남이 기억에 남아 수시로 창밖을 내다보는 습관이 생겼다는 영주 씨.
영주 씨는 “집 밖은 고양이에게 위험하니 집냥이 라이프를 즐겼으면 좋겠다. 그래도 가끔은 창문을 통해 눈인사 나누는 사이로 지내면 좋겠다”라며 훈훈한 한마디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