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은 가장 큰 창으로 해주세요” 했더니.. 상상도 못한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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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전에 30년 된 아파트를 고치고 살면서, 오늘의집에 그 기록들을 여러 번 남겼는데요. 이번엔 이사한 새로운 집을 소개하며 네 번째 온라인 집들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새로 이사한 집은 남향집인데요. 앞이 시원하게 트여 있어 햇빛이 굉장히 잘 드는 곳입니다. 집을 구하면서 조망권을 중요하게 봤어요. 인테리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조망권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요즘 말로 ‘뷰 맛집’이라고 하죠.

예전에 살던 집은 취향에 맞게 잘 고쳤지만, 집에만 있고 싶지는 않거든요. 어디 경치 좋은 곳에 가고 싶고, 이왕이면 멋진 인테리어의 숙소에서 멋진 뷰를 감상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그런 마음들이 모여 모여 집에 대한 가치관을 또 바꾸어놓은 것 같아요.

좋은 호텔이나 리조트를 다녀오면 객실에서 바라보던 시티 뷰나 자연 경관들이 늘 마음에 아른거렸고 좋은 추억이 되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집을 구할 때, 조망권과 남향 이 두 가지를 중점으로 보았습니다. 한 가지 더 욕심내어서 가끔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나 산이 근처에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내 조건에 딱 맞는 그런 집을 찾기는 정말 하늘의 별따기였어요. 한참 집을 알아보러 다닐 때가 여름이었던 것 같은데, 주말마다 남편과 둘이서 땀 흘리며 참 열심히 발품 팔며 다녔던 것 같아요.

그렇게 찾은 지금의 집입니다. 지대가 조금 높은 곳입니다. 거실 앞쪽은 시원하게 뻥 뚫려있고 남향이라 하루 종일 해가 참 밝아요. 날씨가 좋은 날엔 멋진 노을 감상도 가능합니다. 해질 무렵 앞 건물이 조명을 켜면 화려해진 시티 뷰를 볼 수 있어요.

거실의 반대편인 작업실에서는 사계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숲을 창문 가득 볼 수 있어요. 이사 와서 그 숲길을 따라 산책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인테리어처럼 고쳐서 될 수 없는 부분이 조망권이고, 조금은 제한적이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희소가치가 있는 요소로, 인테리어에서 ‘뷰’가 가지는 역할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도면

이 집은 방 3개와 2개의 화장실로 구성된 30평대 집이에요.

Before

집 상태는 연식이 오래되었음에도 관리가 잘 되어 깨끗했어요. 이런 집은 올 수리하기에 아까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죠. 거실과 방들은 공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부분적으로 창고나 주방 쪽 베란다는 리폼을 했어요.

30평대라서 넉넉하게 공사기간을 한 달로 잡았는데, 사실 입주 후에도 추가 시공 및 보완까지 날짜를 계산하면 2-3개월은 넉넉히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전체 컨셉

집을 보러 왔을 때, 아주 잠깐이었지만 해가 드는 방향과 빛의 양을 보고 백색보다는 살짝 톤 다운된 벽지 색을 사용하면 버터 빛의 따뜻한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벽지는 아이보리 톤을 사용했고 도어는 벽지보다 톤 다운된 베이지색을 선택했습니다. 천장은 마이너스 몰딩으로 평 몰딩은 없앴고, 걸레받이는 떠 보이지 않게 도어 색상과 비슷하게 베이지 톤으로 선택했어요. 마이너스 몰딩은 깔끔한 인테리어를 원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려요. 천장 몰딩의 유무로 분위기가 정말 많이 달라집니다.

집 안의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는 컬러라 같은 색처럼 보이는 여러 샘플 칩을 놓고 열흘 정도를 비교하고 고민하며 결정했던 것 같습니다. 해가 잘 드는 벽에 그림을 걸면 그림의 채도가 더욱 선명해지고, 그림 위로 햇빛이 지나갈 때면 그 위로 만들어지는 그림자가 또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재미있는 광경을 매일 볼 수 있어요.

현관

현관부터 차근차근 소개해 볼게요. 기존에는 현관을 열고 들어오면 정면에서 화장실이 바로 보이는 구조였어요. 그래서 그걸 피하기 위해 중문을 설치했어요.

중문은 깔끔한 우드로 제작하고,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나무 창살을 넣었어요. 현관은 좋은 기운이 드나드는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늘 깨끗하고 깔끔하게 유지를 하는 게 좋다고 해요. 그래서 신발장과 우산장을 설치했고, 바닥은 띄워서 간접조명으로 센서 등을 같이 넣었어요.

신발장은 길게 천장까지, 우산장은 짧게 설치해서 그 위에 화분이나 액자, 디퓨저를 두어서 현관과 중문 사이의 공간도 심심하지 않게 꾸며주었습니다.

거실

거실의 경우 뷰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고 싶어서 가정집에서 쓸 수 있는 최대 사이즈로 창을 제작을 했습니다. 채광이 굉장히 좋은 집이라 위에 언급한 대로 벽지 색은 백색을 사용하지 않고 톤 다운된 아이보리 색상을 선택했어요.

거실에는 TV를 두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대화할 시간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주로 남편과 얘기하며 쉽니다. TV가 없으니 창문을 멍하니 보는 일도 좋아합니다. 햇살이 예쁘게 드는 날에는 집 사진도 많이 찍고요, 주말 아침에는 종종 거실 창가 자리에 나란히 앉아 식사해요. 요즘은 빔으로 영화나 해외 드라마를 보는 일도 많아졌어요.

주방

주방은 타일 대신 대리석으로 전체를 통일해 시공했습니다. 블랑코 대리석 느낌을 참 좋아해서 예전부터 수집해온 자료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자료들을 토대로 마음에 드는 문양과 색상을 잘 정하게 된 것 같아요.

대리석 시공은 싱크대 상판에서 벽면까지 높게 올려서 ㄷ자의 형태로 가구와 벽을 감싸듯 이어집니다. 그리고 아일랜드 식탁과 선반까지 모두 감싸듯 동일한 재료로 제작을 했습니다. 블랑코 대리석의 경우 오염에 강해 청소나 관리가 쉽고 멋진 마블 문양이 볼수록 참 마음에 듭니다.

화이트+우드 주방은 이미 해봤으니, 이번에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무광의 마블이 돋보이는 샌드그레이 톤의 주방입니다. 낮에는 베이지 톤이었다가 저녁 무렵이 되면 묘하게 그레이 톤으로 변하는 매력적인 색상이에요.

조명설계를 조금 특별하게 했는데요. 다운라이트는 전체적인 밝기를 담당하고, 간접 등은 선반의 위쪽 벽면으로 비추도록 시공을 했어요. 벽면엔 원형의 귀여운 벽 조명을 설치했는데, 양옆으로 하나씩 있어서 멀리서 보면 주방에 눈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그리고 주방의 하이라이트 조명, 펜던트 등은 덴마크의 Astep model 2065를 설치했습니다. 워낙 모조품이 많아 고민되었던 제품이었는데, 아름다운 비율과 시크한 블랙라인이 계속 눈에 밟혀서 주방에 꼭 걸어야 직성이 풀리겠더라고요.

해외 직구로 북유럽 제품은 처음 구매를 해보는데 포장 수준이 아주 우수했고,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있었음에도 한 달 만에 받게 되어 더욱 감동이었던 제품이에요.

이전 주방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상부 장은 없어지고 아일랜드 식탁은 더 커졌어요. 상부 장이 없어진 만큼 하부 장을 촘촘하게 잘 넣었답니다.

정돈엔 소질이 없어서 가전들은 모두 하부 장 안으로 넣어버리고, 하부 장 안에는 전기공사를 해서 콘센트가 심어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주방가전인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오븐, 커피 머신 등은 모두 하부 장 안으로 딱 맞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침실

침실은 공사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예요. 특히 침실의 발코니 도어는 예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부분이거든요. 격자형 창살이 들어간 도어를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 집에서 어느 방에 넣을지 후보지를 정해보다가 거실처럼 빛이 풍부하게 들어오는 침실을 보고 고민하지 않고 바로 여기구나 싶었습니다.

상상하던 모습대로 공사가 잘 마무리되어 정말 만족스럽고, SNS에서 많은 분들께도 사랑받는 도어가 되었어요.

오후가 되면 빛과 그림자가 정말 예쁘게 들어옵니다. 겨울에도 창문을 다 열어 놓아도 이 방은 유독 따뜻했어요. 그래서 단열은 외부 새시로만 정리를 하고, 안쪽 발코니 도어는 조금 특별하게 제작을 했습니다.

침대 프레임은 헤드가 없는 심플한 타입으로 선택했어요. 침대 위에서 책을 보거나 차를 마실 때 침대 협탁으로는 공간이 애매하게 부족할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헤드가 없는 타입을 고르는 대신 뒷벽에 선반을 만들어서 자주 사용하는 침실용 소품들을 올려두고 지내고 있습니다.

그림의 경우, 편안하지만 컬러로 포인트를 주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풍수 인테리어를 맹신하진 않지만 참고를 많이 하고 있는 편인데요. 노란색 그림이나 호수나 바다와 같은 물 그림이 재물운과 관련이 있다는 내용은 이미 너무나 유명하죠. 침실에는 핑크색,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초록색의 산 그림이 사랑과 화목을 상징한다고 해요.

굳이 풍수 인테리어와 관련을 짓지 않더라도 채도가 선명한 그림을 실내에 걸어두면 공간에 생기가 돌고 주변을 밝혀주는 것과 같은 느낌이 나요.

침실 내 욕실

침실에 있는 욕실은 제가 조금 욕심을 많이 냈던 공간이에요.

세면대와 변기만 있던 곳에 샤워부스를 같이 넣었고, 기존에 잘 안 해봤던 골드 컬러를 사용했던 점 그리고 곳곳에 수납장을 짜서 수납까지 신경 쓴 곳이라 애정이 많습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슬라이딩 도어를 사용한 곳이기도 해요.

마음이 편안해지는 집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는데요. 제가 집에 있을 때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아침에 모든 창문을 다 열고 환기시키며 청소할 때예요. 그 시간이 딱 10분이거든요. 조금 뜬금없긴 하지만 그때는 마음속에 좋은 하루를 바라는 소박한 희망을 가지게 돼요.

집안에 정체된 공기들이 빠져나가고 신선한 공기가 들어올 때의 상쾌함도 좋고, 청소기 다 밀고 나면 성취감도 들고요. 운동하지 않은 날엔 잠깐이지만 청소하면서 몸을 움직였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이 덜해요^^; 하루 중 아침은 시작의 단계잖아요.

좋은 하루를 바라면서 하루의 시작을 깨끗하고 좋은 마음으로 하고 나면 다음 날 또 그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부지런히 환기 타임을 갖습니다.

저는 좋은 집이란 현관을 들어서면서부터 마음이 편안해지는 집이라고 생각해요. 오래된 집이지만 친근하고 좋은 느낌을 주는 집이 분명 있거든요. 저에겐 이 집이 첫인상부터 화목하고 따뜻한 온기가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자석처럼 이끌리는 사람이 있듯, 집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어떠한 성격이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이끌리는 두 번째 보금자리를 만나 참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요즘은 그런 생각들로 집에게 감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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