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이게 뭐야?” 덜컥 계약한 ‘40살 주택’ 실제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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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노후주택 내부 보러가기

언제부터였는진 모르겠습니다. 좋아하는 것과 추구하는 것이 비슷한 남편과 살면서 많은 생각을 공유하고 대화를 하며 저희 부부는 아주 자연스럽게 ‘단독주택에서 살아야겠다’라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집’이라는 것이 사는 곳이 아닌 거래를 위한 것이 되어버린 차가운 현실을 벗어나서 시간이 쌓일수록 우리의 모습과 닮아가는 그런 집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누군가는 생활 인프라가 빵빵한 아파트에 비해 주택 생활은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추구하는 가치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조금 더 부지런해야 하고 조금 더 바쁘게 살겠지만 그만큼 우리의 집에서 얻는 행복과 만족감이 저희가 추구하는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동네로 주택을 보러 다녔어요. 물론 출퇴근 거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했어요. 조금씩 선택의 범위를 넓히니 저희의 조건과 맞아떨어지는 집을 찾게 되었어요. 주택 하면 떠오르는 빨간색 벽돌이 강렬한 첫인상이었던 이 집은 80년대에 지어진 전형적인 양옥집입니다.

조금만 나가면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있어서 조건이 잘 맞아떨어졌어요. 그렇지만 1층과 2층, 지하층까지 있던 이 집을 과연 우리가 잘 관리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과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에요. 나중에 남편과 얘기해 보니 남편도 저와 같은 감정이었더라고요. 그치만 한번 꽂히면 다른 건 눈에도 안 들어오는 거 아시죠..? 이 집을 놓치면 아쉬울 것 같은 마음이 더 커 저희는 덜컥 계약하게 되었습니다.

1. 도면&희망 도면

80년대에 지어진 주택이다 보니 도면이란 건 사실상 없다고 봐야 했어요. 동영상 촬영 후 실측을 통해 현재 상태의 도면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개선해야 하는 부분들을 의논해 가며 수정에 수정을 거쳤어요. 리모델링 업체와 상의를 하기 전 저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야 공사 도중 혼선이 없고 업체와의 오해가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구두로 전달하는 것보다 시각적인 이미지를 보여드리는 것이 명확할 것 같았어요. ‘따뜻한 우드’라는 단어에도 서로 생각하는 이미지가 완전히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저희가 원하는 느낌과 전반적인 분위기를 샘플 이미지를 통해 전달했습니다.

2. 현관 Before

현관 After

현관은 좁은 신발장과 중문을 제거하고 타일을 교체하는 것으로 시공하였습니다. 화이트 톤의 벽타일과 신발장이 있어서 바닥 타일은 포인트가 되는 테라조 타일을 붙여보았어요. 바닥이 조금 더러워져도 크게 티가 안 나는 것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ㅎㅎ

열고 닫을 수 있는 창문은 오래된 손잡이와 나무 간살로 되어있는데요. 이 집이 지나온 세월이 느껴져서 전부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여기는 꼭 남겨두고 싶었어요. 세월에 따라 변형된 모습은 일부러 만들 수 없잖아요. 오리지널 빈티지 무드도 느낄 수 있고 이 집에 대한 저희의 감사한 마음도 표현하고 싶어서 유일하게 리모델링하지 않았습니다. 새롭게 바뀐 집에서도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아 100번은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3. 거실 Before

큰 창이 인상적인 거실이었어요. 공간도 꽤 넓었기 때문에 현재 구조 그대로 유지하되 저희만의 특별한 거실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클래식하지만 조금은 과한(?) 디자인의 우물천장을 철거하고 현관 중문 또한 없애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거실 After

평상이 있는 여유 있는 공간

이 집 거실의 큰 창을 보고 여기가 딱 평상을 만들 위치구나, 확신했습니다! 신혼집에서 생활하는 4년 동안 저희는 소파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저희 집은 티비가 없기 때문에 더더욱 거실에 소파를 둘 필요가 없구요. 대신 단 차이를 둔 평상을 만들어 좌식 생활을 주로 하는 저희에게 특별한 분위기의 거실을 만들고 싶었답니다. 대신 평상의 높이가 올라오는 것을 고려하여 창의 길이는 조금 줄였어요.

거실과 현관을 구분 짓기 위해 간살 가벽을 제작하였고 평상과 함께 내추럴하고 편안한 무드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 공간이 되었어요.

평상에 앉아(대부분 누워 있지만^^;;) 간단한 브런치도 먹고 커피도 마시며 이 공간을 만끽하고 있어요.

식집사 커플이 있는 곳&밤이 되면 우리만의 영화관

해가 잘 드는 넓은 거실을 갖게 된다면 식물을 마음껏 키워보고 싶다는 저의 바람이 이루어진 거실입니다.

tv가 없는 저희 집은 빔을 볼 수 있는 공간이 꽤나 중요한 조건이었어요. 평상에서 보이는 위치에 스크린을 설치하여 영화를 보는 저녁은 저희 부부에게는 정말 힐링되는 시간이랍니다.

4. 중간방 Before

이 방은 정말 일반적인 방이었어요. 거실과 마주보고 있는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여 벽을 트고 거실의 연장선인 것 같은 확장된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중간방 After

방인 듯 거실인 듯

벽을 트면서 거실이 확장된 것 같은 개방감을 주고 또는 분리된 방으로도 활용하고 싶은 욕심이 만들어낸 공간이에요. 컴퓨터도 하고 음악도 듣는 저희의 취미방이기도 합니다.

5. 주방 Before

기존의 주방은 구조나 인테리어를 떠나 너무 작았어요. 냉장고와 식탁까지 넣는다면 정말 작아도 너무 작아서 확장하는 것 밖에는 답이 없겠다 싶었어요. 주방에 창이 있는 건 좋았지만 더 작아도 될 것 같았고, 2인 가구인 저희에게 상부장은 필요하지 않아서 과감히 상부장을 없앤 ㄷ자 구조의 주방으로 변경을 희망했습니다.

주방 After

따뜻한 우드와 깨끗하고 하얀 주방을 갖고 싶었는데 로망이 실현된 것만 같아 주방이 가장 만족스럽답니다. 인덕션과 싱크대, 작은 창문, 아일랜드 식탁과 포인트 조명. 위치 하나하나 도면에 그려 넣으며 상상만 했던 주방이 실현된 모습을 처음 봤을 때 그 가슴 떨림은 잊을 수가 없어요.

타일을 고를 땐 사실 예쁘고 마음에 드는 걸 고르긴 했지만 붙인 모습은 상상만 했어야 했어요. 다행히 차분하게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아 아이보리의 힘을 다시금 느끼게 됐답니다 ㅎㅎ 전반적으로 조명은 밝지 않은 노란빛으로 했지만 요리를 하고 식재료의 상태를 확인하는 주방에서는 밝은 조명이 필요하다고 하셔서 주방 조리대 부분은 밝은 등을 달아주셨습니다.

주방 옆 팬트리 문도 하부장의 우드 톤과 매우 유사한 필름으로 시공했습니다. 외부 발코니로 나갈 수 있는 터닝도어와 팬트리 문 상단의 창을 동일한 모루 유리로 달아 공간의 연속성을 느낄 수 있어요. 또 개방감을 차단하는 용도로도 아주 좋은 것 같아요.

주방에 있는 시간이 더욱 즐거워진 요즘입니다.

6. 작은방 Before

주방 옆에 붙어있는 작은방은 활용을 하기에는 애매하게 작은 사이즈가 아쉬웠어요.

작은방 After

원래도 작았던 방은 주방을 키우면서 더욱 작아진 탓에 미련 없이 용도 변경을 했어요. 팬트리 겸 세탁실로 사용하여 수납의 부족함을 해결하였습니다.

7. 침실&드레스룸 Before

침실&드레스룸 After

과장 조금 보태서 대궐처럼 넓은 안방은 조금 더 실용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었어요. 가벽을 친 곳을 기준으로 침실과 드레스룸으로 분리를 해주었습니다.

잠에 진심인 저희 부부는 침실을 깊숙이 숨기고 싶었어요. 숨어서 쉬고 싶은 아늑한 공간이 나온 것 같아 꿀잠 자는 요즘입니다!

8. 화장실

원래는 조금은 화려한(?) 화장실 타일과 정말 용무ㅎㅎ만 봐야 할 것 같은 좁은 사이즈의 화장실이었어요. 그래서 변기와 세면대를 모두 일반 가정집보다 작은 사이즈로 교체하였고 큰 사이즈 타일을 붙여 공간이 좁아 보이지 않게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주택만의 플러스 공간

2층은 아직 손 길이 닿지 않은 곳이 많아서 저희가 틈틈이 셀프로 손보고 있어요. 옥상이 있는 집인 만큼 잘 활용하고자 하는 마음에 조금씩 바꾸고 배치하는 재미도 한몫한답니다!

몸집보다 더 큰 잔디도 직접 만져보고 구매해 보고, 자갈과 가림막, 데크를 설치하여 점점 더 힐링 옥상이 되어가는 모습에 하루하루 즐거운 요즘입니다! 요즘같이 봄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날이면 저녁을 먹고 맥주 한 캔씩 들고 옥상으로 올라간답니다.

비록 고층 아파트처럼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거나 도시의 반짝이는 야경처럼 멋지지는 않지만 집집마다 따뜻한 조명을 들어오는 조용한 주택단지만의 정겨움과 따듯함이 느껴져요. 그럴 때마다 여기, 주택으로 이사 온 것에 다시 한번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옥상이 있는 주택에서는 무조건 고기를 구워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테이블과 그릴만 있으면 언제든지 저희만의 바베큐장을 오픈할 수 있어요. 주말 저녁은 이틀 내내 고기를 구워 먹을 정도로 ㅎㅎ 저희 부부의 최애 공간이 되었답니다!

옥상에서 편히 먹더라도 약간의 무드를 위해 타프와 전구도 설치했답니다. 요즘 유행하는 구옥 주택을 개조한 카페 못지 않게 빈티지한 정겨운 갬성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ㅎㅎ

조명이 주는 힘은 정말 대단합니다.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옥상 이에요

자주 먹는 것들을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아보고자 미니텃밭을 만들어 보았어요! 첫 번째로는 로메인 모종을 심어보았는데 햇빛이 자주 드는 요즘이니 금방금방 잘 자라겠죠? ^^

예전에 살던 집은 해가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해가 잘 드는 집에서 살면 빨래도 자연광으로 바싹 말려보고 집에 있던 식물들도 내놓고 햇빛멍-을 때리는 그런 삶을 가끔씩 꿈꿨답니다 ㅎㅎ 다행히 해가 잘 들어오는 이곳에서는 자연광으로 빨래를 뽀송히 말리고 식물들과 함께 햇빛멍-을 때리는 소중한 시간도 가질 수 있게 되었어요. 정말 소소하지만 행복한 일상이에요.

주택에서 생활하면 계절의 변화를 조금 더 빨리 느낄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기대가 되면서 또 굉장히 근사한 말이라고 생각해서 외워뒀답니다 ㅎㅎ) 저희도 아직은 주택과 함께 사계절을 보내지 못했기 때문에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해드릴 수 없는 것이 조금은 안타깝고 아쉬워요! 기회가 된다면 다음은 소소한 꿀팁도 함께 전수해 드릴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마치며

리모델링을 하는 동안은 정말 많은 결정을 해야 했고 내 집의 구석구석 알아보지 않은 것이 없었답니다! 집 공사를 한 번 하면 10년은 늙는다는데 저희는 변화하는 모습에 감탄하며 매일매일 찾아가 보고 싶을 정도로 설레는 하루하루였어요.

조금 힘들었던 건 불가피하게 견적 금액이 올라가는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더 좋아지기 위해 하는 리모델링이지만 주머니와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는 것. (원하는 것은 왜 항상 예산을 넘냐고요..) 그치만 정말 원하는 우리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저희는 정말 행복하답니다.

오래된 단독주택에서 산다는 것은 어쩌면 보편적인 선택이 아닐 수도 있지만 저희 부부는 집과 주거에 대한 대화를 많이 했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이 집과 오래 함께하기 위해 부지런히 살피고 또 관리를 하면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변하는 모습들을 아주 가까이서 느낄 거예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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