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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는 왜 면역력을 낮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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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관심을 갖기 전에는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저 비유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모든 병은 저마다의 원인이 있으며, 단 하나의 요인이 모든 병의 원인이 된다는 건 현실적으로 말이 되지 않으니까.

이제는 다르다. 스트레스는 분명 모든 병의 근원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원인’이 아니라 ‘근원’이라는 점이다. 스트레스 자체가 모든 병으로 이어지는 직접적 원인은 아니다. 다만, 병의 원인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는 있다. 바로 ‘면역력’이다. 스트레스가 어떻게 면역력을 낮추는지를 알아보도록 한다.

적응할 것인가, 벗어날 것인가

우선,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는 일상적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마감 시한이 정해져 있는 어떤 일에 쫓기고 있을 때,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는 상황을 들 수 있겠다. 혹은 가족 중 누군가가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 상황일 수도 있다. 

스트레스의 씨앗은 외부 위협이나 심리적 압박, 또는 스스로 떠올리는 어떤 생각이나 감정이다. 자극적인 소음이라든가, 요즘 같은 계절이라면 짜증날 정도의 추위나 세찬 바람도 한 예가 된다. 이처럼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유가 있는가 하면, 비교적 드문 이유, 혹은 개인만의 특별한 이유로 인해 스트레스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핵심은 ‘낯선 정보를 받아들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을 때’다. 인간의 본능은 이러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이해하고 적응할 것인가? 아니면 그로부터 벗어나 익숙함을 되찾을 것인가? 흔히 스트레스 상황에 ‘투쟁-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action)’이 활성화된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어떤 경우든 스트레스가 유발되면, 뇌의 ‘편도체(amygdala)’가 활성화된다. 위협 인식과 감정 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역이다. 편도체가 발산하는 신호는 시상하부(hypothalamus)로 전달되며, 코르티코트로핀 방출 호르몬(CRH)을 분비시켜  뇌하수체(pituitary gland)를 자극하게 된다. 뇌하수체는 다시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ACTH)으로 부신(adrenal glands)을 자극한다.

코르티솔 활성화의 부작용

어쩌면 낯선 용어들로 인해 읽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여기까지 오면 비로소 익숙한 이름이 등장한다. 바로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이다. 

아드레날린은 심장을 자극해 심박수를 높이고,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상승시킨다. 또한, 간에서 포도당 방출을 늘리고 근육이 에너지를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전체적으로 혈류를 증가시키고 에너지를 동원해 어떤 상황에든 즉각 반응이 가능한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코르티솔은 조금 다르다. 간에서 포도당 방출을 증가시킨다는 점은 아드레날린과 같다. 여기에 지방산과 아미노산 분해를 촉진해,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포도당으로 단기 에너지 공급 체계를, 지방산과 아미노산으로 장기 에너지 공급 체계를 만들어 ‘보급선’을 구축하는 셈이다.

코르티솔은 한 가지 역할을 더한다. 바로 면역 반응을 억제하고 염증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은 코르티솔의 작용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

염증을 줄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작용으로 볼 수 있지만, 이는 단편적으로 볼 때만 그렇다. 본래 염증 반응은 몸 안에 생긴 이상이나 손상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반응이다. 일종의 ‘경보 발령’으로, ‘여기에 이상이 생겼으니 면역 세포들은 이쪽으로 와라’라는 신호인 것이다.

이 작용이 억제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면역 세포들을 ‘예비군’으로 동원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모르니, 다른 곳에 힘을 쏟지 말고 비상 대기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비유로 보면 그럴 듯하지만, 현실에서 보면 일시적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는 결과가 된다.

장기적 스트레스, 면역 약화로 이어져

바로 앞에서 이야기했듯, 단편적으로 봤을 때 스트레스는 긍정적인 작용을 하기도 한다. 일시적으로 면역 시스템을 자극하고 염증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신체가 즉각적인 위협이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발현시키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명사다. 왜 그렇게 됐을까? 대부분의 스트레스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면, 면역 세포는 계속 비상 소집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내부 순찰 및 외부 침입 방어 등의 본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억제되는 것이다. 쉽게 말해, 감염이 발생해도 이에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면역력이 약화된다는 것은 단순히 외부 감염에 취약해진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체내에서 발생하는 손상이나 이상에 대해서도 적용되는 개념이다. 특히 염증 반응이 억제되는 것은 내부 면역력이 약해졌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표적 현상이다.

염증 반응이 유발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상이 생기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상이 생겨도 정상화 과정이 시작되지 않고 방치된다는 의미다. 이러한 문제가 신체 내에 누적되면 피로감부터 장기 기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으며, 신경계에 누적되면 우울, 불안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신체·정신의 건강 문제는 다시 스트레스 요인이 돼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게 된다.

스스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

정리하자면,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 체계가 취약해짐으로써 외부 감염은 물론 내부 이상에 대한 대응 능력이 약해진다. 스트레스 상태가 지속될 경우, 자연스럽게 신체는 ‘치안 및 자정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각종 질환 발병의 원인이 활개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다.

따라서 건강과 관련된 주제에는 식단이나 운동 못지 않게 ‘스트레스 관리’가 단골처럼 거론된다.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거듭 강조되곤 한다. 문제가 되는 스트레스란 대부분 정신적인 요인, 특히 ‘감정의 영역’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 느껴지는 자신의 감정을 바르게 이해하고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지, 그것이 얼마나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는지를 제대로 아는 것이야말로 스트레스 관리의 출발점이다. 널리 공유되는 구체적인 스트레스 관리 기법들은 그 다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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