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위해 버티고 싶지만…”
취업자 수 21년 만에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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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다시 일자리 찾아야 한다고?”
‘경제의 허리’라고 불리는 40대가 예상치 못한 위기에 내몰렸다. 지난해 40대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8만1000명 감소하며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구 감소뿐 아니라 건설업·도소매업 등 주요 산업의 부진이 고용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40대 취업자는 617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2003년(605만 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4년 689만6000명까지 증가했던 40대 취업자 수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약 7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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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의 인구 자체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14년 871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40대 인구는 이후 10년 연속 감소해 지난해 781만 명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단순한 인구 감소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건설업과 도소매업, 부동산업 등 내수 기반 산업이 침체되면서 40대의 일자리 감소 폭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50세도 못 채우고 퇴직… 줄줄이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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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은 더 이상 50대 이후의 일이 아니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40대 후반 직원들도 대규모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면서 조기 퇴직이 확산되고 있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카드 등 4대 은행계 카드사는 올해 모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우리카드는 이달 12일부터 15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1970~1971년생 직원들이 포함됐다.
하나카드는 아예 40세 이상이면서 근속 15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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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55~64세 취업 경험자가 가장 오랫동안 근무한 직장에서 퇴직한 평균 연령은 49.4세였다.
50세를 채우지 못하고 직장을 떠나는 현실이 더 이상 예외적인 일이 아닌 것이다.
이제는 정규직 자리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초까지 중소 제조업체에서 15년 넘게 일했던 A 씨는 갑작스럽게 해고를 당한 뒤 재취업이 쉽지 않았다. 결국 그는 주 2~3일만 일하는 초단시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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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한 달에 300만 원씩 벌던 때와 비교하면 수입이 3분의 1로 줄었다”며 “그래도 가족을 위해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자발적 퇴직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비자발적 퇴직자는 137만2954명으로, 전년 대비 10만 명 이상 증가했다.
이는 전체 퇴직자의 42.9%에 달한다. 즉, 퇴직자 10명 중 4명 이상이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일자리를 잃은 것이다.
40대도 고용 취약계층…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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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는 그동안 청년층이나 고령층에 비해 정책적 지원이 부족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기업 구조조정이 심화되면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40대가 새로운 고용 취약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40대 경제활동인구는 2014년 705만 명에서 지난해 616만 명으로 감소했다.
40대 중 “쉬었다”고 응답한 인구도 2018년 19만6000명에서 지난해 26만5000명으로 3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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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40대 퇴직자 중 비자발적 퇴직자의 비율은 2019년 이후 줄곧 4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40대 고용 안정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고령층 지원책과 함께 40대를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40대가 다시 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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