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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곤란, 기침, 가슴 답답함부터 숨을 내쉴 때 불편한 증상을 느끼는 만성 천식 환자들에게 ‘봄’은 야속하기만 한 계절이다. 날씨 변화, 꽃가루 같은 악화 인자가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요양 급여비용 통계를 보면 3~4월과 10~12월 진료 인원이 가장 많다.
전 세계 천식 환자 수는 3억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천식 치료에는 주로 기도 염증을 치료하는 성분과 기도 수축을 막아주는 성분으로 구성된 흡입형 또는 전신 스테로이드제, 기관지 확장제 같은 약물이 쓰인다.
치료법 발전에 따라 천식과 관련한 건강 문제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중증 천식’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중증 천식은 전체 천식 환자의 5~10%로 추산되지만, 누적 사망률은 일반 천식과 비교해 1.5배 이상 높다.
틈나면 증상이 나빠지니 치료받아도 조절되지 않고, 우울증과 불안까지 부른다. 중증 천식 환자는 경증 환자보다 의료비를 5.3배 더 쓰고 작업 중단 비율이 44.4%, 작업중단 기간이 평균 7년에 이를 만큼 사회경제적 부담이 크다. 천식으로 인한 전체 사회적 비용은 약 4조원으로 추산된다.
김소리 전북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천식은 꾸준한 진료와 단계에 맞는 치료제 처방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질환”이라면서도 “중증 천식은 사망 원인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고 21일 설명했다.
(기사내용과 무관한 자료 사진) 2013.11.22/뉴스1 |
중증 천식은 기도 염증 발병 기전에 따라 ‘호산구성 천식’과 ‘알레르기성 천식’ 등으로 나뉜다. 호산구란 주로 기생충 감염과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 중 하나인데, 과도한 호산구는 천식 증상을 유발하고 호흡기 기능 이상 및 천식 중증도에 영향을 준다.
호산구성 천식에 대해 김 교수는 “피검사로 호산구 수치를 참고해 진단한다. 알레르기성 원인뿐만 아니라 비 알레르기성 호산구성 천식 염증 반응을 포괄한다”며 “단계적 치료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의 경우 호산구 수치 같은 유발인자를 파악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권고되는 치료제를 써서, 증상 조절과 급성으로의 악화를 예방해야 한다. 혈중 호산구 수치가 높을수록 악화 위험도 크고 폐 기능이 떨어지며 천식 증상 조절도 어렵다”며 “호산구성 천식은 증상 조절과 관리가 어려운 천식 유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환자는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스테로이드 약제를 흡입 또는 복용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약을 장기간 먹으면 쉽게 멍이 들거나 골다공증, 고혈압, 당뇨,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 억제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복용을 중단하면 부신 부전이 발생할 수 있는 등 위험 부담이 크다.
가능한 장기간 사용을 피하는 게 좋은 스테로이드 약제 대신 ‘생물학적 제제’가 치료 대안으로 꼽힌다. 생물학적 제제는 천식 유형 중 2형 중증 천식의 추가 치료로 투여할 수 있다. 이 약은 환자 특징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달라, 증상 조절을 위해서는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제 선택이 중요하다.
현재 국내에는 오말리주맙(면역글로불린E 억제제), 메폴리주맙과 레슬리주맙(인터루킨-5 억제제), 벤라리주맙(인터루킨-5R 억제제), 두필루맙(인터루킨-4 억제제) 등 5가지 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환자의 특성에 따라 치료효과가 달라, 의료진이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 약제를 택한다.
이 가운데 메폴리주맙은 국내에 중증 호산구성 치료제로 허가됐다. 다만 항 인터루킨-5항체 치료제들은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생물학적 제제 사용이 필요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큰 실정이다.
김 교수는 “천식은 호흡이라는 기본적인 영역에 영향을 주는 만성 질환으로 여러 선진국에서는 이미 생물학적 제제의 급여화까지 모두 이뤄져 중증 천식 환자들도 큰 의료비 부담 없이 치료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도 중증 천식, 특히 중증 호산구성 환자들이 의료 사각지대에서 벗어나 고통 없는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도 최근 환자들의 삶의 질 악화 문제와 의료 미충족 수요가 주목받으며 정책적 개선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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