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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기쁨까지 수확하는 베란다 텃밭 시작하기


수확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은 물론, 싱싱한 유기농 채소를 먹기 위해 집에서 작물을 키우는 이들이 늘고 있다. 1년 내내 싱그러운 채소와 과실이 가득한 베란다 텃밭을 보고만 있어도 그저 배부르다.

초보 농부라면 상추와 부추 등 잎채소부터 청경채, 미나리 등 까다롭지 않은 수경재배 채소로

식탁을 풍성하게 차려보자. 텃밭 만드는 요령을 정리했다.

직접 수확해서 먹는 재미가 쏠쏠

지난봄 대파 값이 금값처럼 폭등하면서 집집마다 ‘파테크’ 열풍이 불었다. 비싼 대파를 사 먹는 것보다 직접 키우는 게 재테크라는 뜻으로, 대파 화분을 두고 필요할 때마다 수확해 먹는 것이다. 요즘엔 치솟는 물가로 경제적 부담이 높아지면서 가계 경제의 부담도 줄이고 재미로 작물을 재배하려는 사람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베란다 텃밭으로 이어지고 있다.

베란다 텃밭의 장점은 셀 수 없이 많다. 스트레스와 무기력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텃밭이 특효약이 되어준다. 식물을 키우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농촌 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2015~17년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텃밭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부모의 경우 스트레스 지표인 코르티솔 농도가 56.5% 줄었고, 자녀는 우울감이 20.9% 감소했다. 쑥쑥 자라나는 식물을 보며 생명력을 느끼고 삶의 활력이 생기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텃밭이 정서적 안정감과 생태 감수성을 선사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쳐 준다.

매일 신선하고 안전한 채소를 먹을 수 있다는 점도 텃밭의 매력이다. 집 안에 미니 텃밭이 있으면 싱싱하고 풍미 가득한 채소를 먹을 수 있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직접 키운 채소를 먹일 수 있다는 점도 더욱 안심. 편식이 있는 아이라면 함께 텃밭을 돌보고 수확하며 채소와 친해져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도 직접 키운 채소는 맛있게 먹는다. 깻잎 한 장, 파 한 줄기 키우는 데도 시간과 정성이 든다는 사실을 경험하며 식재료의 소중함도 일깨울 수 있다.

베란다 텃밭에 적합한 작물은?

베란다 텃밭을 시작하면 대부분 상추를 떠올리지만 실내에서 키우기 까다로운 작물 중 하나가 상추다. 상추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햇빛이 충분해야 하는데, 여름철이 되면 태양고도가 높아지면서 햇빛의 양이 줄고 온도가 올라 키우기 힘들어진다. 고추, 토마토 같은 열매채소도 난도가 높은 작물이다. 빛의 양이 많은 곳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햇빛이 아주 잘 들지 않는 이상 실내에서 키우기 어렵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베란다라면 미나리, 부추, 쪽파, 치커리 등이 적당하다.

냉장고에 대파가 있다면 지금 당장 텃밭러가 될 수 있다. 대파는 뿌리가 있는 밑동을 잘라 심기만 하면 쑥쑥 자란다. 햇빛이 강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면 파란 잎이 자랄 때마다 잘라 먹을 수 있다. 빛이 약한 곳에서도 키울 수 있는 작물도 존재하는 법. 초등학생 시절 한 번쯤 키워봤던 콩나물을 떠올려 보자. 물과 어두운 천만 있으면 금세 쑥쑥 자라나던 모습이 기억날 것이다. 키트도 출시되어 재배기에 불린 콩을 올려두기만 하면 끝. 이 밖에 잎이 나오기 전에 수확하는 새싹 채소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작물이다. 새싹 보리, 새싹 밀, 새싹 귀리 등은 2~3주면 수확이 가능해 텃밭의 재미를 금세 맛볼 수 있다.

요즘에는 버섯도 베란다 텃밭의 인기 작물로 꼽힌다. 온라인에서 재배 키트를 구입하면 쉽게 키울 수 있다. 선선하고 습한 장소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햇빛이 들지 않는 환경이라면 안성맞춤. 단, 자라면서 포자가 발생할 수 있는데 기침과 콧물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니 자주 환기한다.

실전! 우리 집 미니 텃밭 만들기

1단계 키울 장소와 작물 정하기

집 안을 살펴보며 어디에 어떤 작물을 키울지부터 정해보자. 최소한의 햇빛(실외의 20~50%)이 드는 장소로 물을 줄 수 있고 공기가 통해야 한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베란다나 주방이라면 콩나물, 미나리, 부추, 쪽파, 치커리, 바질, 레몬밤 등을 키우면 된다. 햇빛이 보통인 베란다는 쑥갓이나 청경채, 셀러리 등을,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케일이나 시금치, 겨자채, 페퍼민트, 레몬그라스 등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추, 토마토, 가지 등의 열매채소나 감자, 무 등의 뿌리 채소는 실내에서 키우기에는 어려운 편.

2단계 재배 용기와 흙 마련하기

식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재배 용기와 원예용 상토가 필요하다. 재배 용기는 집에 있는 물건을 활용한다. 플라스틱 상자, 일회용 종이컵, 스티로폼으로 된 아이스박스 등 어느 정도 깊이가 있고 작물을 심을 수 있으면 된다. 물이 빠질 수 있도록 바닥에 한두 개의 구멍을 뚫는다. 노지 흙은 병해충이 많고 물 빠짐이 좋지 않아 쓰지 않는다. 식물 생육에 적합한 양분을 갖춘 원예용 상토를 구입해 사용한다.

3단계 심기

씨앗은 대형마트, 원예 상점, 꽃집, 종묘사, 온라인 사이트 등 다양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 재배 환경에 알맞은 작물을 선정해야 싹이 잘 튼다. 씨앗은 흙에 심거나 물에 적신 솜 등에 발아시키는 방법이 있다. 싹이 트는 과정을 보는 재미가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땐 모종을 선택한다. 모종은 수확하기까지의 기간이 짧고 좀 더 튼튼하게 키울 수 있다. 대부분 봄철이나 가을철에 구입할 수 있어 원하는 시기에 구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4단계 키우기

식물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빛과 온도, 습도, 바람이 중요하다. 채소가 잘 자라는 온도는 18~25℃로 봄가을이 적합하다. 따라서 한여름에는 실내 온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적절히 환기하고 겨울에는 직접 찬바람을 쐬지 않게 한다. 부추, 케일, 다채는 더위와 추위에 무난히 잘 견디는 작물로 여름이나 겨울에 텃밭을 시작할 때 키우기 좋다.

2023년 앙쥬 6월호

기획·글 앙쥬 편집부 담당 에디터 류신애 내용·사진출처 앙쥬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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