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 중 집중을 하지 않은 학생에게 딱밤을 때려 법정에 선 교사가 있다.
4일 세계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3단독 이재욱 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지난해 5월 A 씨는 울산 남구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수학 수업을 진행했다. 당시 A 씨는 다른 곳을 쳐다보며 수업에 집중하지 않은 B 양 머리에 딱밤을 때렸다. A 씨는 수학문제 채점을 한 뒤 틀린 문항 개수에 따라 학생들에게 딱밤을 때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씨를 잘 보이지 않게 쓴 학생 등을 포함해 8명 정도가 A 씨에게 딱밤을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 씨는 아이들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했다는 이유에서 아동학대 수사를 받게 됐다. 세계일보는 “학생들을 면담하고 조사한 공무원은 조사결과인 사례개요서에 ‘교사 행위로 아동 필통과 색연필이 부딪혀 떨어져 피해아동이 놀랐는데도 피해아동을 진정시키지 않고, 피해아동 문제만을 지적해 낙인효과 및 놀라움, 수치심을 준 정서적 학대’라고 썼다고 법원은 밝혔다”며 “결국 이 사건으로 A 씨가 맡고 있던 반은 담임까지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 판사는 “아동학대에 해당하거나 학대의 고의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증거도 없다”며 “A 씨는 수업시간에 딴짓을 하는 학생에게 수학 문제를 풀게 하려고, 나머지 학생들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학업 성취를 독려하기 위한 취지로 ‘딱밤’을 때렸다”고 판시했다.
이어 “특별히 위협적이거나 모욕적인 행동, 말을 하지 않았다며 “학생들이 이 ‘딱밤’을 무섭게 받아들였지만 강도는 약해 보이고, 부모와 자식, 친구들 사이에서도 놀이 등을 하면서 벌칙으로 있을 수 있는 행위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A 씨가 B 양 책과 색연필을 던졌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무죄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반 학생들 녹취록에서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없을뿐만 아니라, 교실에는 당시 코로나 예방을 위한 투병 가림막까지 있었던 상태였기 때문이다.
교권침해와 아동학대는 모두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중요한 사회적 이슈다. 이 두 가지 사안은 서로 연관이 있으면서도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 이 이슈들을 사회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동학대 개념을 명확히 한다. 또 이를 바탕으로 교권침해와 아동학대를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교사 교육권과 학생 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