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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보령이 ‘우주’에 주목하는 까닭


보령이 미국의 액시엄 스페이스(이하 액시엄)와 손잡고 우주에서 신약을 개발하려는 국내 제약사를 대상으로 실험실을 대여해주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머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등 글로벌 제약사들처럼 우주에서 신약을 개발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서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이달 중으로 미국의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기업인 액시엄과 손잡고 한국에 합작법인 ‘브랙스 스페이스’를 설립할 계획이다. 브랙스 스페이스는 2030년 해체 예정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해 액시엄이 개발 중인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의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한 사업을 국내에서 독점으로 수행한다.

우주 신약 연구개발은 보령이 브랙스 스페이스를 통해 추진하려 하는 핵심 사업 중 하나다.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ISS에서 신약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데다 제약사인 보령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어서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2021년까지 제약사 등이 ISS에서 시행한 단백질 결정 시험은 약 500회로 이는 ISS에서 진행된 단일 범주의 실험 중 최대 규모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2000년대부터 ISS에서 단백질 결정을 얻는 실험을 해왔다. 분자가 느리게 움직이는 우주의 미세중력 환경에서 고순도의 단백질 결정을 만들기가 더 수월해서다. 단백질 결정화는 신약 개발의 필수 요소인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으로, 특히 순도 높은 단백질 결정을 만드는 작업은 무척 까다롭다. 

일본의 타이호제약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ISS에서 결정화한 단백질을 기반으로 유전자질환인 듀센 근이영양증 치료제 신약(TAS-205)을 개발하고, 현재 임상 3상 단계를 밟고 있다. 듀센 근이영양증은 태어날 때부터 심각한 근력퇴화를 일으키는 희귀병으로 치료제가 거의 없어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이다.

머크와 BMS는 ISS에서 기존 의약품의 제형을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제로 개발하기 위한 실험을 수행했다. 머크는 지난 2017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단백질 결정을 피하주사제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작고 균일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BMS는 지난 3월 항체의약품을 피하주사제형으로 개발하기 위해 연구팀을 ISS에 보냈다. 

보령은 이들처럼 우주환경에서 신약개발 의사가 있는 국내 제약사와 학계를 대상으로 관련 연구개발 컨설팅부터 실험실 대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우선 사업 협상권을 가진 아시아 태평양(APAC) 지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경제 시장은 지난 2021년 4693억달러(약 607조원)로 10년 전과 비교해 40% 증가했다. 이 중 상업용 우주 제품 및 서비스 시장은 2242억달러(290조원)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보령 관계자는 “현재 ISS에서 실험을 수행하려는 제약사와 학계의 수요는 공급을 넘는 상황”이라며 “합작사를 설립해 국내에서도 글로벌 제약사처럼 우주 저궤도에서 연구개발을 하고자 하는 수요를 발굴할 수 있고 이는 보령의 실적에 도움이 되는 수익 사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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