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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3N 모두 수장 교체…위기극복 리더십 시험대

넥슨, 확률형 아이템 이슈로 유저 신뢰 추락

엔씨, 실적 악화에 기대작 ‘TL’ 흥행 부진

7분기 연속 적자 넷마블, 경쟁력 약화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사옥 전경. ⓒ각 사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사옥 전경. ⓒ각 사

국내 게임업계 ‘3N’으로 불리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모두 신임 대표를 선임하며 리더십을 교체했다. 넥슨은 이용자 신뢰 회복,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실적 악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가운데 3사 새 사령탑이 구원투수로 활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코리아가 지난해 11월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를 신임 공동 대표로 승진 내정함에 따라 두 내정자는 올해 3월 이사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정헌 현 넥슨코리아 대표는 약 5년의 재임 기간 회사의 고속성장 견인하며 혁혁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모회사인 일본 대표로 선임되면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교체됐다.

강대현 내정자는 2004년 넥슨에 입사해 ‘크레이지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넥슨 대표 게임들의 개발 디렉터를 거쳐 2014년부터는 넥슨 라이브게임 개발을 총괄하는 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게임 개발 및 운영에 최적화된 인물이다. 2017년에는 넥슨의 인공지능과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신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조직 인텔리전스랩스를 설립해 이끌었다.

김정욱 내정자는 중앙일보에서 재직한 언론인 출신으로 2013년 넥슨에 합류해 기업문화 및 대외업무 담당 전무, 커뮤니케이션 본부장 등을 거치며 넥슨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이끌어 왔다.

‘강대현-김정욱’ 투톱체제 재편은 게임 개발·운영과 커뮤니케이션을 각각 전문 분야로 하는 두 대표를 앞세워 주력 사업인 게임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대외 소통을 보다 강화해 경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가장 코앞에 놓인 과제는 공정거래위원회 제재에 따라 악화된 여론이다. 최근 공정위는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바꾸고도 이를 이용자에게 안내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렸다며 과징금 116억4200만원 부과했다. 이를 통해 확률 변경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이용자들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후 넥슨은 문제가 된 확률형 강화 아이템 ‘큐브’를 없애고 큐브 사용 효과를 인게임 재화를 통해 얻을 수 있게끔 바꾸고 보상 계획을 알렸다. 하지만 깨진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신작 성과는 성공적이다. 지난해 여름 출시된 ‘데이브 더 다이버’는 최근 누적 판매량 300만장을 돌파했다. 국산 싱글 플레이 형식의 패키지 게임으로는 최초 기록이다. 신작 흥행에 라이브 게임 호조세까지 더해져 실적도 크게 늘었다. 넥슨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742억원으로 연 매출 4조 달성이 예고된다. 이에 3N을 깨고 1N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 대표 내정자로 영입했다. 전문 경영인 영입과 공동대표 체제는 창사 이래 처음이다. 엔씨는 1997년 창립 이후 줄곧 창업자인 김택진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돼왔다. 지난해부터 리니지 IP 매출 감소로 실적 악화가 지속돼온 만큼 김택진 대표의 체질 개선 의지가 담긴 인사로 풀이된다.

박 내정자는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시작으로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구 로커스홀딩스)대표, TPG Asia(현 브리지 캐피탈) 한국 대표 및 파트너, 하나로텔레콤 대표, VIG파트너스 대표를 역임했다. 기업 경영, 전략, 투자 관련한 경험과 식견을 갖춘 전문 경영인이다. 2007년부터 엔씨의 경영자문을 맡아와 회사 사정에도 정통하다.


박병무 신임 공동대표 내정 이후 체질개선 작업에는 더욱 탄력이 붙었다. 지난해 12월 신사업인 금융 AI 사업을 성과 부진으로 정리한 데 이어 최근에는 2012년 인수된 이후 단 한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한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법인을 정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박 내정자는 최근 5억원 규모의 엔씨 주식을 매수하며 공식 선임 전부터 책임경영 의지를 보였다.

약 10년간 이어온 가족경영 체제에도 변화를 줬다. 김택진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사장(전 CSO)과 동생인 김택헌 수석부사장(전 CPO)을 C레벨직에서 내리고 사내 핵심 개발자들로 구성된 CBO(최고사업책임자) 3인 체제로 개편했다.

넷마블은 신임 각자 대표에 경영기획 담당 임원인 김병규 부사장을 승진 내정했다. 김병규 각자 대표 내정자는 오는 3월 공식 선임 이후 권영식 사업총괄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김병규 내정자는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나와 삼성물산을 거쳐 지난 2015년 넷마블에 합류해 전략기획, 법무, 정책, 해외 계열사 관리 등 회사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업무를 맡아온 ‘전략기획통(通)’이다.

체질개선이 시급한 현 상황에 적합한 인사라는 평가다. 넷마블은 지난해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신작 ‘세븐나이츠 키우기’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으나, 이에 그치지 않고 바닥까지 떨어진 수익을 끌어올려야 하는 처지다. 김 내정자는 전략기획에 능한 데다, 40대 젊은 경영인인만큼 사내 소통에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구원투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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