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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젠·니시노의 실제 나이는? 위닝포스트로 보는 ‘말딸’ 빨간약

대상의 기원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여러가지 ‘덕질’ 방법 중 하나입니다. ‘페이트’ 시리즈로 세계사와 신화·전설에 관심을 갖거나, ‘걸즈 앤 판처’를 보고 2차 세계대전과 전차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는 식이죠.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의 경우엔 캐릭터들의 원본이 되는 일본 경주마와 그들이 남긴 에피소드에 대해 알아보는 것입니다.

▲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대표 이미지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대표 이미지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덕질’의 일환으로 ‘우마무스메’ 캐릭터의 모티브가 된 일본 경주마, 이른바 ‘원본마’와 만나는 방법에는 게임이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오너 브리더(마주 겸 생산자)가 되어 실존 경주마들을 소유하고 경주에 내보낼 수 있는 코에이테크모의 경마 시뮬레이션 게임 ‘위닝포스트’ 시리즈가 대표적이죠. 시리즈 최신작 ‘위닝포스트 10 2024’가 지난 3월말에 출시됐는데요. 이에 맞춰 우마무스메들의 ‘빨간약’을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지난 3월 28일 발매된 '위닝포스트 10 2024'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 지난 3월 28일 발매된 ‘위닝포스트 10 2024’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슈퍼카’의 실제 나이는?

‘마루젠스키’는 붉은색 스포츠카가 빙의한 듯한 고유기 연출로 수많은 트레이너를 매료시킨 우마무스메입니다. 그런데 30대 후반 트레이너조차 멈칫할 철지난 말투를 구사하죠. 사복 패션 역시 말투와 연식이 비슷한 느낌인데다, ‘타치’라는 애칭의 스포츠카까지 보유하고 있죠. ‘80년대 레트로 감성의 슈퍼카 언니’라는 인게임 프로필상 캐치프레이즈까지 읽고 나면 깍듯이 모셔야 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 '캡짱'이란 말에서 연륜이 묻어 나오는 마루젠스키 누님
▲ ‘캡짱’이란 말에서 연륜이 묻어 나오는 마루젠스키 누님
▲ 어느 우마무스메보다 궁서체가 잘 어울립니다
▲ 어느 우마무스메보다 궁서체가 잘 어울립니다

마루젠스키가 이처럼 연장자 포스를 풍기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우마무스메’ 플레이어블 캐릭터 중 원본마의 출생 연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이지요. 얼마나 나이가 많은지 ‘위닝포스트 10 2024’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위닝포스트 10 2024’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시작할 연도를 직접 고를 수 있습니다. 이때 주어지는 선택지는 1973년, 1984년, 1991년, 1998년, 2005년, 2012년, 2025년 등 총 7개이지요. 여기서 가장 이른 시작연도인 1973년은 ‘제 1차 경마붐’이 일어난 시기입니다. ‘국민적 아이돌 호스’라 불린 ‘하이세이코’와 ‘타케 호프’의 라이벌리를 통해 촉발된 제 1차 경마붐으로 일본에선 경마가 단순 도박을 넘어 대중적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합니다.

▲ 제 1차 경마붐이 일어난 해인 1973년
▲ 제 1차 경마붐이 일어난 해인 1973년
▲ 이번 작품에선 신규 시스템인 '경마붐'이 도입되기도 했습니다
▲ 이번 작품에선 신규 시스템인 ‘경마붐’이 도입되기도 했습니다

마루젠스키는 제 1차 경마붐의 열기가 한창인 1974년에 태어나 1976~1977년에 현역 경주마로 활약했습니다. 무려 50년 전으로, 80년대 레트로 감성 운운한 ‘우마무스메’에서의 마루젠스키는 원본마보다 대략 10년 정도 어리게 묘사(?)된 셈입니다. 또, ‘우마무스메’에서 마루젠스키와 친하게 지내는 심볼리 루돌프, 미스터 시비, 카츠라기 에이스 등의 원본마들은 1984년 스타팅에서나 현역 경주마로 활약합니다.

그나마 미스터 시비와는 원본마 기준으로도 약간의 인연이 있습니다. 미스터 시비 원본마의 부마(父馬) ‘토쇼 보이’가 1973년생으로 마루젠스키보다 한 살 위이지요. ‘천마(天馬)라 불렸던 토쇼 보이는 ‘유성의 귀공자’ 텐 포인트, ‘녹색의 자객’ 그린 그래스 등과 함께 ‘TTG’로 묶이며 1차 경마붐의 최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 경마 히스토리아에서 확인할 수 있는 TTG의 시대. 경마 히스토리아 역시 이번 작품에서 추가됐죠
▲ 경마 히스토리아에서 확인할 수 있는 TTG의 시대. 경마 히스토리아 역시 이번 작품에서 추가됐죠

TTG와 마루젠스키는 1977년 아리마 기념에서 만날 예정이었죠. 하지만 마루젠스키가 부상을 입게 됩니다. 가벼운 부상이었지만 만에 하나라도 있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마루젠스키는 은퇴했고, 그해 아리마 기념은 텐 포인트, 토쇼 보이, 그린 그래스가 나란히 1,2,3위를 기록하는 명장면이 만들어졌는데요. ‘위닝포스트’에선 실제로 실현되지 못한 TTG & 마루젠스키의 드림매치를 실현시킬 수 있습니다.

▲ 마루젠스키 관련 경마 히스토리아 이벤트. '엔진, 풀스로틀!'
▲ 마루젠스키 관련 경마 히스토리아 이벤트. ‘엔진, 풀스로틀!’

뜻밖의 고학번인 ‘천재 소녀’

단거리, 마일 경주에 특화된 우마무스메 ‘니시노 플라워’. 키 135cm로 우마무스메 중 가장 작고, 중등부지만 실제 연령은 초등학생이라는 설정으로 나이 역시 가장 어린 편입니다. 반면, 성격과 행동거지는 꽤 어른스러운데, 주위에 친한 우마무스메들이 땡땡이 마스터(세이운 스카이), 박신! 박신! 박씨이이인! (사쿠라 바쿠신 오) 등이라 한층 더 부각되죠.

▲ 작은 체구의 어린 우마무스메 '니시노 플라워'
▲ 작은 체구의 어린 우마무스메 ‘니시노 플라워’

우마무스메 니시노 플라워의 작은 키는 원본 경주마의 작은 몸집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경주마의 체중은 보통 450~500kg 사이인데, 니시노 플라워 원본마는 가장 무거운 체중으로 경주에 나갔을 때가 436kg이었으니까요. 사진들 몇 개만 살펴봐도 ‘가냘프다’라는 감상이 절로 드는 수준입니다. 

이처럼 작은 몸집에도 불구하고 니시노 플라워 원본마는 혼성 경주 1회 포함 G1 3회 우승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깁니다. ‘우마무스메’에선 모두 소녀로 등장함에 따라 잘 부각되진 않지만, 실제 경마에선 선천적으로 수말이 암말보다 경주 능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데요. 니시노 플라워는 암말인데다 체구조차 작음에도 불구하고 쟁쟁한 수말들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죠.

▲ 니시노 플라워 대표 전적인 1992년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 (자료: 넷케이바 갈무리)
▲ 니시노 플라워 대표 전적인 1992년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 (자료: 넷케이바 갈무리)

‘위닝포스트’ 시리즈에선 이러한 원본마의 활약상이 120% 반영됐습니다. 유저가 소지할 경우 게임 내 시간상 최소 2년간은 전세계 단거리-마일 경주에서 니시노 플라워의 적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 소유하지 않았을 경우엔 단거리-마일 최종 보스로 군림하며 유저의 속을 새까맣게 태워버리죠. 

덧붙여 니시노 플라워의 현역 경주마 시절을 전후로 그간 여유로웠던 단거리-마일 노선에 명마들이 연이어 출현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우마무스메’에도 나오는 사쿠라 바쿠신 오입니다. 우마무스메에서의 웃긴 이미지와는 별개로 실제 경마사에선 ‘역대 최강 스프린터’로 꼽히는데, 이러한 사쿠라 바쿠신 오에게 단거리에서 유일한 패배를 안겨준 경주마가 바로 니시노 플라워입니다. 

▲ 니시노 플라워(위)와 사쿠라 바쿠신 오(아래) 능력치. 거의 비등비등합니다
▲ 니시노 플라워(위)와 사쿠라 바쿠신 오(아래) 능력치. 거의 비등비등합니다

여기서 눈치 채신 분들도 있으실텐데 니시노 플라워 원본마의 출생년도는 우마무스메 등장 원본마 중 꽤 이른 편에 속합니다. 1989년생인 사쿠라 바쿠신 오와는 동갑이고, 1995년생 세이운 스카이보다는 무려 6살 연상입니다. 이밖에 동갑내기로 라이스 샤워, 미호노 부르봉, 마치카네 탄호이저 등이 있으며, 2살 연상인 다이타쿠 헬리오스, 한 살 연상인 야마닌 제퍼 등과도 겨룬 바 있습니다. 

참고로 이 시기를 전후로 ‘위닝포스트’에선 ‘우마무스메’로 접했던 경주마들이 급증하게 됩니다. 직전 시기에 오구리 캡에 의한 제 2차 경마붐이 일었고, 때마침 실력과 서사를 겸비한 경주마들이 연이어 등장했기 때문이죠. 앞서 언급한 이름들 외에도 메지로 맥퀸, 이쿠노 딕터스, 아이네스 후진, 메지로 라이언, 토카이 테이오, 다이이치 루비, 케이에스 미라클, 노스 플라이트, 유키노 비진, 비와 하야히데, 위닝 티켓, 나리타 타이신 등등, 익숙한 이름들이 많아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죠.

▲ 제 2차 경마붐의 시발점이 된 타마모 크로스와 오구리 캡의 회색말 결전
▲ 제 2차 경마붐의 시발점이 된 타마모 크로스와 오구리 캡의 회색말 결전

최애의 아이는 기본, 
조상님도 만난다

‘우마무스메’로 일본 경마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 대개 ‘최애의 아이(?)’를 가장 먼저 찾게 됩니다. 좋아하는 우마무스메 원본마의 피가 섞인 경주마들을 찾아본다는 이야기인데요. 이른바 ‘말딸혈통’이라 부르는 경주마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게임 서비스 이후 자식들이 데뷔하기 시작한 키타산 블랙이나 사토노 다이아몬드와 같은 케이스와 더불어 2000년대 이후 활약한 경주마를 원본으로 한 우마무스메들이 다수 추가됐기 때문이죠.

▲ 에어 그루브, 두라멘테, 몬쥬(NPC) 등의 피가 흐르는 경주마 타이틀홀더 (사진 출처: 넷케이바)
▲ 에어 그루브, 두라멘테, 몬쥬(NPC) 등의 피가 흐르는 경주마 타이틀홀더 (사진 출처: 넷케이바)

‘위닝포스트’에선 말딸혈통의 범위가 한층 더 넓어집니다. 후손뿐 아니라 조상님도 만날 수 있으니까요. 우마무스메 원본마의 아빠, 엄마, 또는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발견할 수 있는 몇가지 재미 요소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가장 먼저 혈연 관계의 발견입니다. ‘우마무스메’에서도 부모자식 관계나 명종마를 시조로 하는 계통 등을 캐릭터간 다양한 관계성으로 반영하곤 하죠. 단, 이러한 부분들은 아는만큼 보이는 것인지라 배경지식 없이 캐치하긴 쉽지 않죠. ‘위닝포스트’를 통해 이같은 부분에 대한 배경지식을 늘릴 수 있으며, 뜻밖의 혈연 관계도 발견할 수 있죠. 

▲ (왼쪽부터) 토카이 테이오, 심볼리 루돌프, 츠루마루 츠요시의 원본마는 부자지간입니다
▲ (왼쪽부터) 토카이 테이오, 심볼리 루돌프, 츠루마루 츠요시의 원본마는 부자지간입니다

예를 들면 ‘우마무스메’ 심볼리 루돌프와 토카이 테이오, 츠루마루 츠요시의 원본마가 부자지간인건 흔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토카이 테이오의 할아버지와 메지로 맥퀸의 증조 할아버지가 같다는 사실은 약간의 심화 과정입니다. 나이스 네이쳐의 아버지와 토카이 테이오의 외할아버지가 같다는 것도 마찬가지지요. 

▲ 대강 이러한 혈연관계
▲ 대강 이러한 혈연관계

다음은 경마사를 새로 쓰는 작업입니다. 앞서 ‘위닝포스트’는 유저가 마주이면서 생산자가 되는 게임이라 했죠. 경주마를 사서 키우고 경주에 내보내는 것은 물론, 경주마 은퇴 후 종마, 번식암말 등으로 전용하기도 하죠. 그런데 ‘우마무스메’에 나온 경주마 중에는 여러 이유로 현실에서 직계 혈통이 단절된 이들도 있습니다. 이처럼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최애의 핏줄을 ‘위닝포스트’에선 직접 이어줄 수 있죠.

예를들어 애니메이션 1기 주역 중 한 명이자 게임 메인스토리 주역으로도 활약한 ‘사일런스 스즈카’의 원본마의 경우 경주 중 골절로 안락사됨에 따라 후손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위닝포스트’에서 이러한 경주마를 유저가 소지하면 실제 역사와 달리 살릴 수 있기에 사일런스 스즈카의 후손이 달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세이운 스카이의 경우 현실에선 비인기 혈통임에 따라 제대로 된 후계를 남기지 못했는데요. ‘위닝포스트’에선 세계 경마계를 지배하는 혈통의 시조 종마가 되기도 합니다.

▲ TTG 중 하나인 텐 포인트. 현실에선 요절했지만 게임에선 유력 종마로 활약
▲ TTG 중 하나인 텐 포인트. 현실에선 요절했지만 게임에선 유력 종마로 활약

좀 더 욕심을 내자면 이들의 조상님부터 납치(?)하는 것입니다. 사일런스 스즈카와 스페셜 위크를 비롯한 수많은 우마무스메 원본마들의 아버지인 선데이 사일런스, 그리고 그 부마인 헤일로 등도 유저가 직접 키우고 경주에 내보낼 수 있죠. 개인적으로 최애 우마무스메는 세이운 스카이인데요. 세이운 스카이와 할아버지 폿세, 아버지 셰리프스 스타 등의 운명이 현실에선 적잖이 비극적입니다. 그래서 3대는 ‘위닝포스트’를 할때마다 반드시 챙기죠. 

▲ 세이운 스카이 원본마의 아버지 셰리프스 스타
▲ 세이운 스카이 원본마의 아버지 셰리프스 스타
▲ 흉악한 성격으로 유명한 헤일로. 수많은 우마무스메 원본마의 할아버지이기도 하죠
▲ 흉악한 성격으로 유명한 헤일로. 수많은 우마무스메 원본마의 할아버지이기도 하죠

지금까지 ‘우마무스메’의 ‘빨간약’을 경마 시뮬레이션 게임 ‘위닝포스트’와 엮어 살펴봤습니다. 누구나 빨간약을 원하고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지점이 분명 존재하며 입맛에 맞다면 헤어나오기 쉽지 않기도 합니다. 

▲ '위닝포스트 10 2024' 경주 장면
▲ ‘위닝포스트 10 2024’ 경주 장면

개인적으로 ‘우마무스메’를 통해 일본 경마를 접하게 된 후 아직까지는 ‘위닝포스트’를 즐기고 아이돌 호스 인형을 모으는 정도에 그치고 있는데요. 언젠간 일본 현지로의 성지순례도 꿈꾸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목장 또는 일본 경마장 후기로 만나볼 수도 있겠네요.

▲ 우마무스메 굿즈만큼 귀여운 아이돌 호스 인형들
▲ 우마무스메 굿즈만큼 귀여운 아이돌 호스 인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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