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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도미노에 사고까지…건설업계에 짙은 ‘먹구름’

신동아·대저·제일 이어 삼부토건도 회생절차

업황 악화로 줄도산 공포 속 대형 안전 사고 발생

겹악재에 신뢰 하락 우려…올해도 쉽지 않은 환경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 뉴시스

건설업이 유례 없는 장기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 시공 현장에서 교각 구조물이 붕괴하는 대형 참사까지 발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마땅한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악재만 쌓여 암울하기만 하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불황과 원가 상승이 겹치면서 중견 건설사의 부도 위기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건설업 면허 1호이자 시공능력평가(시평) 71위인 삼부토건은 지난 24일 회생절차개시(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중견 건설사의 법정관리 신청은 신동아건설, 대저건설에 이어 올해만 3번째다. 삼부토건은 1960년대 경인·경부고속도로와 서울지하철 1호선, 영남화력발전소 등 대규모 토목공사를 수행하며 성장했지만, 2020년부터 매년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경영사정이 악화됐다.

삼부토건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838.5%로 2023년 말(421.9%) 대비 2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통상적으로 건설업계는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면 위험, 300%를 넘으면 고위험으로 판단한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으로는 830억원의 적자를 시현했다. 적자폭(-354억원)은 1년 전 대비 대폭 확대됐다.

이에 지난해 상반기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8월 삼부토건을 관리종목에 지정하기도 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수주에 속력이 붙으며 재기가 기대됐으나 유동성 위기와 부채를 벗어나지 못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주가 조작 의혹으로 구설수에 오른 곳이기도 하다.

앞서 시평 58위인 신동아건설이 워크아웃 졸업 5년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지역에서는 전북지역 건설업체 제일건설이 지난해 12월 부도 처리돼 이달 19일부터 법원의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경남지역 2위 건설사인 대저건설도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견건설사들이 줄도산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올해 건설경기는 상반기 부진하다가 하반기 들어 소폭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이러한 전망치는 건설공사비가 안정되고 금융시장 여건이 개선된다는 가정 하에 도출된 수치인 만큼 공사비 불안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건설 투자 감소 폭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대규모 인명 사고까지 발생하며 건설업계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전날 경기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9공구 천용천교 건설 현장에서 교각에 올려놓았던 거더 4세트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근로자 4명이 숨지는 등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시공사는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지난해 5월 전남 무안군 아파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하자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 지 10개월 만에 또 다시 대형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800여 가구 규모인 해당 단지에선 외벽이 기우는 등 5만여 건의 하자가 파악됐다.

이번 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함에 따라 영업정지 처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행정 소송을 진행 중이다. GS건설의 경우 인명 피해가 없었음에도 최고 처분 수위인 10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업황 악화 속에서 대형 안전 사고까지 일어나며 건설사에 대한 신뢰마저 추락할 위기에 처했다.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 속 업황이 악화되면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대형 안전 사고는 업계 전반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만큼 안전 관리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와 업계가 적정 공사비 반영·안전 규정 준수·기술력 향상 등에 힘써야 하며 정부의 규제 완화와 금융 지원도 건설 투자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올해도 쉽지 않은 환경이 예상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체질 개선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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