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의 ‘매파적’ 메시지…달러 위기론 잠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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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결 같은 인하’…’신중’한 태도에

환율 변동성 예상보다 크지 않지만

산재된 변수에 고환율 우려는 여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매파적(통화정책 긴축 선호)’ 메시지를 던졌다. 올해 2~3회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면서도 그 속도에 관해서는 물가 및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이처럼 ‘동결 같은 인하’가 단행되자, 시장에서는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언제 급변할지 모르는 변수가 산재하고 있는 만큼 환율 변동성에 대한 긴장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0.25%p 내린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속도 조절 하겠다는 매파적 입장을 밝혔다.

‘발등의 불’인 내수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낮췄지만, 연속 인하에 관해서는 경제 상황에 대한 대내외적 변수가 많은 만큼 선을 그은 것이다.

이 총재의 메시지를 비롯해 금통위원들의 향후 3개월 금리 전망도 궤를 같이 했다.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현재 금리 수준 유지에 손을 들었다. 이들은 대내외 경제 여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 추가 인하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는 데 대한 우려 의견을 냈다.

이러한 매파적 금통위에 시장에서는 그간 우려만큼 환율 변동성이 커지진 않을 거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기준금리 인하 다음날인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33.1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하면서 1430원대 초반에 머물렀다.

이 총재가 매파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있단 점이 영향을 끼쳤다. 미 연준이 물가와 고용 상황 점검을 위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금통위 금리 인하로 미국과의 금리 차는 1.50%p에서 1.75%p까지 벌어졌다. 통상 한국의 기준금리가 떨어져 한미 금리차가 커지면 환율이 치솟을 우려가 있다.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 원화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추가경정예산 집행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 총재는 올해 경제 성장률이 1.5% 이하로 떨어질 경우 재정정책의 공조가 필수적이라며 통화정책의 한계를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환율 변동성은 감내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실제로 금리를 동결하면 결국 한국 홀로 금리를 내리게 돼 원화 가치가 절하될 수 밖에 없기 떄문이다.

또 경기 침체를 방어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될 경우 경기 상방 위험이 발생해 환율이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금통위에서 이 총재는 차기 인하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강조했다”며 “추경 실시와 미국의 금리 향방에 따라 한국의 기준금리 수준이나 인하 시점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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