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문화재 7개나 찾아준 외국 게임사…라이엇 게임즈 행보 이유는?

1

‘경복궁 선원전 편액’ 日서 환수 성공…2012년부터 지원…7번째 환수

조혁진 대표 “문화유산 보호, 라이엇 게임즈에도 뜻깊어”

(왼쪽부터)김정희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이사장, 조혁진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대표, 최응천 국가유산청 청장, 이지수 라이엇 게임즈 한국 오피스 본부장, 곽창용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사무총장이 2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외국 게임사가 왜 한국 문화재 환수에 나서는지 묻습니다. 게임도 문화의 일부이며 현대 문화를 만드는 기업으로서 한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것이 플레이어와 라이엇 게임즈에도 뜻깊은 일입니다.”

조혁진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27일 서울 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국외소재문화유산 환수 언론공개회에 참석해 문화유산 보호 사업에 나선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국외에 반출돼 있던 ‘경복궁 선원전 편액’ 환수 성공을 기념하는 자리로 라이엇 게임즈, 국가유산청,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함께했다.

국내에서 PC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서비스하는 라이엇 게임즈는 국내 문화재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2012년부터 12년째 이어오고 있다. 현재까지 약 93억원을 후원해왔다. 해외 민간 기업이 한국 문화유산 환수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사례는 드물며 라이엇 게임즈는 그중에서도 환수를 위해 장기간 후원하고 있는 대표적인 민간 기업이다.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유일하게 문화재 환수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경복궁 선원전 편액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경복궁 선원전 편액은 라이엇 게임즈의 지원으로 환수에 성공한 7번째 국외소재문화유산이다. 앞서 라이엇 게임즈는 ▲석가삼존도(2014년)를 시작으로 ▲문조비 신정왕후 왕세자빈 책봉 죽책(2018년) ▲척암선생문집책판(2019년) ▲백자이동궁명사각호(2019년) ▲중화궁인(2019년) ▲보록(2022년)까지 총 6차례 국외소재문화유산 환수를 지원했다.

조선 왕실 유물인 경복궁 선원전 편액은 역대 왕들의 어진(초상화)을 봉안하고 의례를 진행하던 선원전에 걸리는 현판이다. 선원전은 조선 왕실에서 가장 위계가 높은 ‘전(殿)’으로, 당시 통치 체제의 근본이었던 충과 효를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경복궁 선원전 편액 환수는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주도하고 라이엇 게임즈가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2023년 11월 일본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 당초 경매가 이뤄질 예정이었던 일본 소재의 경복궁 선원전 편액의 유통 정보를 확인했다.

조혁진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대표가 2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이를 확인한 국가유산청은 경매사 측에 경매 중지를 요청했다. 이후 전문가 검토와 관련 문헌 조사, 현장 답사를 진행하며 해당 문화유산의 가치를 확인했다. 민간 소장자와 협상하면서 이 문화유산이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전달했다. 여러 전문가들의 노력 끝에 지난해 2월 국내로 돌아올 수 있었다.

백현민 국가유산청 사무관은 “우리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 발견되면 라이엇 게임즈 측에서 환수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왔었다”며 “이번 경복궁 선원전 편액과 관련된 정보를 입수했을 때도 라이엇 게임즈와 협의하고 진행했다”고 말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2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환수에는 라이엇 게임즈의 지속적인 후원이 큰 역할을 했다”며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부터 사회공헌활동을 이어오며 이번 경복궁 선원전 편액을 포함해 소중한 문화유산 환수에 기여했다. 여기에는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너무 소중한 유산들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국내로 환수된 경복궁 선원전 편액은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도 높다. 서준 문화재 전문위원은 “각 궁의 선원전 건립·이건·소실 관련 정황, 서체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환수 문화유산은 재건 경복궁 선원전에 게시했던 편액으로 추정된다”며 “칠보문, 봉 조각 등 보존 상태가 양호해 향후 학술연구 및 전시에 활용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한편 경복궁 선원전 편액은 왕실 유물로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보존·관리받을 예정으로, 추후에 박물관에서 국민들에게 이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