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MR헤드셋 예상도. /사진=디자이너 이안 젤보 |
오는 6월 첫 공개가 예상되는 애플의 MR(혼합현실)헤드셋 가격이 약 400만원부터 시작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최고위 임원 100여명을 대상으로 MR헤드셋을 시연하는 비공개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는 아이폰 등 주요 제품 발표 행사가 열리는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열렸다. 제품 공개가 임박했다는 의미다.
MR은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의 장점을 혼합한 기술이다. 예를 들어 반투명 렌즈를 통해 현실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물리적 이동도 가능하다. 손을 뻗어 그 안의 가상 요소들과 상호작용도 가능한 기술이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허공에 컴퓨터 화면을 띄워놓고, 특수 장갑을 낀 손으로 화면을 옮기는 기술을 생각하면 된다.
애플은 MR헤드셋을 개발하는데만 무려 7년이 걸렸다. 2019년부터 제품 출시를 준비했지만 최적화 등의 문제로 출시가 지연됐다. 올해 상반기 공개하고 하반기 출시가 유력하다. 애플은 올해 6월 WDC(세계개발자회의)에서 MR헤드셋을 처음 공개한다.
다만 400만원에 이르는 높은 가격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 MR헤드셋 출고가는 3000달러(약 390만원)이다. 지난해 10월 메타가 출시한 VR 헤드셋 ‘퀘스트 프로'(1499달러)보다 2배 비싸다. 아이폰14(시작가 799달러)를 3개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이에 대해 전자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 브랜드의 충성도와 경쟁력 등을 고려했을 대 오히려 저가로 출시하면 마케팅 측면에서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높은 가격을 처음부터 책정해 VR 헤드셋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MR헤드셋이 애플워치와 비슷한 수순을 밟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워치도 8년 전 첫 공개 당시에는 인터페이스, 프로세서, 애플리케이션 등이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고 애플 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 했다. 그러나 지난해 애플워치를 포함한 웨어러블·홈·액세서리 매출은 412억달러(약 53조5600억)로 8년 전에 비해 4배 이상 성장했다. 애플은 MR헤드셋 첫해 판매량을 100만대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